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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뉴노멀' 대세는 온라인공연…플랫폼·시장 선점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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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라이브' 손잡은 SM·JYP…영세한 중소기획사·인디레이블은 '한숨'

연합뉴스

NCT 127 '비욘드 라이브' 공연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어느덧 반년을 넘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대중음악 공연 업계에도 '뉴노멀'을 강제했다.

오프라인 공연을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이 구조화하면서 온라인 유료 공연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피할 수 없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플랫폼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대형 기획사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벌어지는 형국이다.

◇SM-JYP 온라인 공연 회사 설립…'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

9일 열리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 온라인 콘서트는 가요계에서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의 온라인 공연 시리즈 '비욘드 라이브' 사업에 JYP엔터테인먼트가 합류한 뒤 처음으로 JYP 소속 가수가 이 무대에 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와이스는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과 도쿄돔 등 대형 공연을 잇달아 연기·취소해야 했다. 비록 멤버 정연은 건강 상태로 의자에 앉아 참여하게 됐지만 오랜만에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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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비욘드 라이브' 콘서트 예고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보이그룹 몬스타엑스도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정오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라이브 바이 라이브'(LiveXLive)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한다.

다음 달에는 펜타곤과 아이즈원이 각각 온라인 팬미팅과 콘서트를 여는 등 주요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당분간 온라인 공연은 사실상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개선돼 오프라인 콘서트를 재개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공연 수익이 증발하며 매출이 급감한 K팝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

K팝을 대표하는 두 대형 기획사 SM과 JYP가 네이버와 함께하는 '비욘드 라이브'에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것도 이런 고민의 산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비욘드 라이브'를 기획·운영하는 전문 회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Beyond LIVE Corporation·BLC)을 설립한 것은 자체적인 온라인 공연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수익에서 온라인 수익 중심으로 변화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은 사실이고 기획사들의 고민이 상당하다"며 "대형 회사들은 수수료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플랫폼의 주주로 직접 참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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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형기획사 자체 플랫폼 잰걸음…시장 재편 속 양극화도 우려

SM과 JYP는 '비욘드 라이브'를 세계적 온라인 콘서트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실제로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가수가 '비욘드 라이브'에 출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특히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이 SM 일본 현지 법인인 SM엔터테인먼트 저팬 계열사로 설립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현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은 일본 내에서 한류 콘텐츠를 유통하는 SM엔터 저팬 산하 '스트림 미디어 코퍼레이션'(SMC)의 자회사 형태다.

그간 '알짜' 공연시장이었던 일본 내 온라인 콘텐츠 사업 전개와 투자 유치 등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추후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 한국 법인을 설립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JYP의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 출자와 관련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K팝 콘텐츠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강력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 6월 방탄소년단 온라인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 당시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 및 위버스샵에서 결제, 공연 관람, 공식 상품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공연 중계 자체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을 갖춘 미국 기업 '키스위 모바일'과 파트너십을 맺고 외부 URL을 통해 진행했지만, 그 직전 단계까지는 자체 플랫폼을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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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중계 화면
[비엔엑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밖에도 최근 K팝 기획사들에는 온라인 공연과 관련해 여러 제안이 오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여러 가지 실험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대형 기획사처럼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 기획사들의 고민이 그만큼 깊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공연 제작비를 기획사가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연 송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결제 등의 과정에 플랫폼에 물어야 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유료 공연을 구매할 팬덤이 두텁지 않고, 눈으로 보는 퍼포먼스보다는 사운드 위주인 인디 뮤지션들에게도 온라인 공연 수익화는 고민거리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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