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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69세' 임선애 감독 "노인 여성 통해 인간 존엄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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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영화 '69세' 포스터. (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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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노년의 여성이 직면한 사회의 편견을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 '69세'가 이달 관객들을 찾아온다.

11일 오후 성수동 메가박스 성수에서 '69세'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임선애 감독과 배우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이 참석했다.

영화는 29세 간호조무사에 성폭력을 당한 69세 노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 수십 편의 장편 영화에 참여한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의 임선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현장에서 쌓아 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신중하고 사려 깊은 자세로 인권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전하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임 감독은 "2013년 우연히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관련 칼럼을 읽은 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며 "우리 사회가 노인과 여성을 분리하고 그들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편견 때문에 가해자의 타깃이 된다는 내용을 보고 악하다고 생각했다. 노년의 삶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간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여성 노인을 다루거나 주인공인 영화가 거의 없다"며 "누군가는 다뤄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도전과 용기를 가지고 연출했다"고 강조했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성폭력 사건을 자극적이거나 전시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무심코 당연하게 지나쳤을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리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효정의 나이를 69세로 설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중년과 노년의 경계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임 감독은 "예전에는 60대가 할머니라고 생각했는데 60대가 된 어머니를 보니 젊은 중년으로 느껴진다. 오히려 선입견이 작용한 것 같다"며 "나이를 선입견에 의해 구분 지었구나 깨달으면서 노인에 대한 편견과 시선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에 나온 배우 예수정이 주연을 맡았다.

예수정 배우가 연기하는 효정은 사회가 정해놓은 노인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차려입고 늘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노인답지 않다고 듣는다.

예수정은 "사회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노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덤벼든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궁금해서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감독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소재가 낯설었지만 넓은 개념으로 생각했다. 우리 사회가 노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재앙처럼 받아들이는데 (노인을) 집합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와 삶이 다양하게 변화하는데 노인을 개체로 볼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상당히 개인적인 삶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짚었다.

배우 기주봉이 효정의 동반자 동인으로 분했다. 효정과 동거를 하지만 전형적인 부부의 모습은 아니다. 각자의 삶에 대해 존중하고 그들을 소외시키는 세상에 각자의 방식으로 고발문을 띄우는 등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다.

20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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