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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호중의 끊이지 않는 의혹들

[다시, 보기]'불법도박' 인정한 김호중 측 입장에 담긴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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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수·금액·목적 등 하나하나 해명했으나, '불법도박' 해 온 사실 변하지 않아

김호중 스스로 팬들에게 실수 반복 않겠다 약속한 만큼 기대에 보답하는 자세 중요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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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 (사진=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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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나와 출중한 실력과 끼로 최종 4위를 차지한 가수 김호중이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을 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스터트롯' 방송이 이뤄진 올해 2월까지도 불법도박을 지속해 왔고, 이를 직접 인정한 까닭에 현재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김호중의 행보에도 제약이 생기게 됐다.

당장 오늘(21일) 밤 방송되는 TV조선 '미스터트롯 콘서트' 중계방송에서 김호중은 편집될 예정이다.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2020 울산서머페스티벌' 출연도 취소했다. 내일(22일) 방송 예정인 KBS2 '불후의 명곡'에는 김호중 개인 촬영 분량이 없고, 이후 출연분 편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스포츠토토 외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또한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 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2항은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호중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각종 스포츠 경기에 베팅하는 불법 토토를 했다. 옛 매니저 권모씨의 지인 차모씨 소개로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불법 토토를 지속했다. 현행법 위반 행위다.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노출된 유명인의 도박은 사행심 조장 측면에서 엄격하게 취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김호중 측은 입장을 밝히면서 김호중의 과거 행위를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소속사는 △3만~5만 원씩 스포츠 베팅을 해서 액수가 적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차씨의 아이디로 소액 참여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률사무소 역시 공식입장에서 "과거 오락 삼아 관여했던 스포츠 베팅의 경우에도 소액 배팅이 당첨됐을 경우 그 돈을 환전하거나 다시 베팅한 것일 뿐", "당시 베팅 중독 상태는 아니었다", "불법도박의 규모와 기간, 방식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지는 않았다"라는 표현을 썼다.

김호중이 올해 2월까지도 불법도박을 했다는 소식을 보도한 특정 매체와 기자를 향해서는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현재 김호중 측으로부터 민·형사상 피소당한 해당 기자가 면책을 위해 억지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행태로 보인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 자료로 쓴 대화창이 명예훼손죄를 구성하고 헌법상 보장된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남의 소개로 시작했다고 해서, 소액을 베팅했다고 해서, 베팅 중독 상태가 아니라고 해서, 본인의 아이디가 아닌 차명을 썼다고 해서 김호중의 '불법도박'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김호중 측이 강조하는 내용만 보면, 김호중이 저지른 '불법행위' 자체보다, 이를 기사화하거나 비판하는 반응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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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8월 20일 낮 12시 19분 기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모습, 오른쪽은 21일 오후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올라온 시청자 청원 (사진=네이버, KBS 시청자권익센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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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도 19일 팬 카페에 "어떠한 이유에서든 제가 한 행동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는 글을 올려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전에 제가 한 잘못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추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죄송'하고 '사과'한다고 하면서도, 본인이 과거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다. 섣부른 '낙인찍기'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과거 불법도박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처벌받을 수준은 아니었다"라거나 "오락 목적"이라고 과한 변호를 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의문이 든다.

김호중 행위에 대한 판단은 강요할 수 없다. 김호중 팬들은 '김호중 응원해'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리고, KBS에서 김호중을 퇴출해 달라는 청원에 '맞불 청원'을 올려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을 절대적인 '여론'으로 볼 순 없다. 김호중을 좋아하고 지지한 만큼 과거 잘못에 실망하는 이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를 이른바 '김호중 음해 세력'에 의한 것으로만 치부하는 태도는 위험하고 염려스럽다.

김호중은 팬들에게 공표한 것처럼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다시, 보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에 한 걸음 더 다가가 현상 너머 본질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발빠른 미리 보기만큼이나, 놓치고 지나친 것들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간절한 요청입니다. '다시, 보기'에 담긴 쉼표의 가치를 잊지 않겠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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