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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직격Y터뷰] '설리 다큐'PD "최자 향한 악플, 故설리에 한 행동 반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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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고) 설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가 방송 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연출자 이모현 PD가 기획 배경과 의도 그리고 시청자를 향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10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에서는 25살의 꽃다운 나이로 하늘의 별이 된 고 설리의 삶을 조명했다.

이 PD는 이번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리가 사망했을 당시, 방송계 종사자로서 설리에 대한 언론과 매스컴의 행태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젊은 나이에 떠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이 커서, 기회가 되면 설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었다. 당시 '악플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보도됐지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삶을 등졌을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설리만의 어려움과 고민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많은 악플을 받으면서 자신을 노출하는 데 대한 궁금함도 있었다.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관종'이었을까? 어쩌면 편견 속에 생을 마감했는데, 안타까움과 미안함과 궁금함을 바탕으로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MBC에서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자는 시도가 있었고, 9월 '다큐플렉스' 론칭과 맞물려 이 PD는 설리에 대한 바이오그래피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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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큐멘터리는 설리 모친 김수정 씨의 고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김 씨는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해 딸의 어린 시절부터 데뷔 이후 그리고 마지막 모습까지를 추억했다. 초중 시절, 학교와 고된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꾸준히 아역 연기자로 활동한 설리. 엄마는 어린 나이에 홀로서 외로움과 싸워왔을 딸을 더 잘 보살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 PD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결정한 뒤, 제일 먼저 가족 허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은오빠한테 물어보니 어머니한테 연락해 보라고 하더라. 딸을 향한 편견과 비난이 안타까웠던 어머니는 설리가 이런 사람이라고 보여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데 기뻐했다. 다만 딸이 어떤 사람인지 누가 얘기해 줄 수 있느냐고 했을 때 그게 본인밖에 없다는 것을 아셨다. 하지만 비연예인이다 보니 선뜻 출연하겠다고 답을 못하셨다.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에서도 담겼지만, 어머니가 딸을 떠나 있었던 시간에 대해 미안해하셨다. 방송 출연이라는 부담감에도 출연을 결심한 것은, 설리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를 전하는 것이, 딸을 위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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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설리가 가수 최자와의 열애 인정 이후 설리는 각종 악플에 시달렸던 상황에 대해서도 짚었다. 설리 엄마는 설리가 연애를 시작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는 최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이 PD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최자를 찾아가서 악플을 단다면, 설리에게 한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설리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보통의 청춘 남녀가 그러듯이 두 사람도 사귀다 헤어졌다. 그 연애에 대해 어떤 한 사람도 옳다 나쁘다 말할 권리가 없다. 오히려 최자 또한 피해자다. 연애하다가 헤어진 것뿐이고, 오히려 전 연인의 사망으로 충격이 컸을 텐데, 되려 비난을 받은 것 아닌가. 고인을 애도하는 글을 올린 것만으로 욕을 먹어야 했다. 그 또한 피해자"라며 "다만 다큐멘터리에서 그 연애를 언급한 것은, 설리의 생에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구설이 있었지만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 그 시점이었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희롱에 가까운 악플을 받았다. 그 이후에는 그게 일상화됐다. 그렇기 때문에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PD는 방송에서 딸의 연애에 대한 김 씨의 발언은 누군가를 향한 '비난 의도'가 아니며, 엄마로서의 '심정 고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설리의 연애에 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건 엄마뿐일 거다. 엄마의 입장에서 딸의 갑작스러운 연애에 속상한 마음을 보일 수 있지만, 제삼자가 어떤 비판을 할 수 있겠나"라며 "방송 후 최자가 악플에 시달리는데 놀랐고, 그렇게 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 최자에 대한 내용만 부각하는 기사화도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설리는 이후 개인방송과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솔직하게 대중에게 공개했다. 이런 설리의 모습에 대중들의 비난이 뒤따랐다. 하지만 설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을 내보였다.

이 PD는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설리의 어떤 면을 조명하고 싶었냐는 물음에 "우리 사회가 좁게 말하자면 여성 아이돌을 보는 시각이 굉장히 보수적이고 편협하다. 또한 왜곡돼 있다. 사회가 많이 개방됐고 성 인지 감수성을 기준으로 세우고 있지만, 막상 여성 아이돌을 보는 시선은 달라진 것이 없다. 설리에 대한 비난도 그런 데서 비롯된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방송에서 섹시하고 귀여워야 하지만, 사생활은 순진무구하고 깨끗해야 한다. 설리의 자유로움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설리가 굉장히 용기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티파니 인터뷰에서도 보면, SNS는 연예인이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다른 루트는 모두 소속사의 관리를 통하지만, SNS만큼은 자유로운 공간이다. 대부분의 아이돌은 거기서도 자기 이미지를 관리한다. 하지만 설리는 그러지 않았다. SNS에 글과 사진을 안 올리면 그만인데, 설리는 소통하고 싶었던 거 같다. '난 이런 사람'이라고 계속 말을 걸었다. 대중이 아니라고 욕하고 조롱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용기 있는 사람이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PD는 "여성 아이돌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다양하게 자기를 드러낼 수 있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아이돌이 나왔으면 한다"라며, 설리의 삶을 돌아보면서 느낀 바를 전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캡처 = MBC '다큐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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