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인터뷰] ‘보이스트롯’ 하현곤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잔’ 선곡한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클릭비 드러머 출신 하현곤은 21년차의 한과 서러움을 토해내듯 다채로운 무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클릭비 출신 하현곤(38)의 트로트 가수 변신은 신선했다. MBN ‘보이스트롯’에서 보여준 그의 트로트 실력은 매혹적이고도 강렬했다. 인기 보이그룹 출신 드러머다운 리듬감이었다.

하현곤은 경연 내내 데뷔 21년차의 한과 서러움을 토해내듯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다채로운 무대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전매특허인 화려한 드럼 실력을 무대 곳곳에 배치해 화려한 볼거리도 선사했다.

2라운드 팀미션에서 ‘하저씨와 아이들’ 리더를 맡아 올크라운을 이끌어내기도 한 그는 무대에 주저앉아 오열하는가 하면, 어머니를 위한 헌정무대를 선보인 후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보이스트롯’ 출연 후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그는 현재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Q. ‘보이스트롯’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처음엔 심적인 부담이 있었다. 무대에 서는 부담도 있었고, 장르도 트로트라 고민이 되더라. 트로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불러본 적이 거의 없었지 않나. 지난 번 ‘복면가왕’ 나갔을 땐 그래도 얼굴을 가리고 나오니 마음의 짐이 덜했다.(웃음) ‘복면가왕’은 오랜만에 나간 방송이었는데 인상 깊게 봤다는 주변 반응이 좀 있었다. 이번에도 작가님에게 그 얘길 듣고 용기를 냈다. 그동안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큰 히트곡은 없지만 100곡 정도 된다. 어쿠스틱 장르를 고집하며 음악을 해왔지만 새로운 걸 경험해보니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Q.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은 없나

4라운드까지 간 것만 해도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아쉬움은 없었는데 떨어지고 고향 부산에 한 번 내려갔는데 저를 많이 알아보시더라. 왜 그걸 선곡했냐고 혼나기도 했다. 많이들 알아봐주셔서 조금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Q. 트로트 창법은 어떻게 연습했나

일단 트로트를 많이 들었다. 대신 선별해서 들었다. 제가 미성 베이스에 긁는 걸(창법)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런 음악들을 많이 찾아들었다. 어쿠스틱 장르 음악은 힘을 빼고 무덤덤하게 불러야 하는데, 트로트는 아예 다른 느낌이다. 음악을 20년 넘게 해오다 보니 한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남아있었는지 부르면 부를수록 편안함을 느꼈다. 특히 감정 자체를 이입할 수 있어 좋았다. 점점 매력을 느끼고 있다.

Q. 이번 경연에서 영탁이 ‘미스터트롯’에서 부른 대표곡 ‘찐이야’ ‘막걸리 한잔’을 선곡했다. 비교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제가 미성에 쏘는 창법을 좋아하다 보니 딱 영탁 씨더라. 영탁 씨보다는 부족하지만 추구하고 싶은 목소리 느낌이 영탁 씨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더라. 비교되더라도 그냥 가자 싶었다. 산산조각 나더라도 괜찮다는 맘으로 불렀다.(웃음)

스타투데이

하현곤은 “2라운드 ‘하저씨와 아이들’ 무대 후 올크라운을 받고” 오열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3라운드에서 안타깝게 탈락했다가 와일드카드로 부활했다

그때 선율과 붙었는데 사실 이게 마지막 무대구나 생각했다. 선율도 아이돌로 오래 활동했고 고음이 시원시원한 친구라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마음을 놓고 준비했다. 다만, 마지막 무대를 어떻게 진한 이미지로 심어줄까 고민하다 어머니에 대한 노래를 해야겠다 싶었다. 선곡을 위해 트로트 모음집을 듣고 누워 있는데 진성의 ‘울엄마’를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앞부분을 듣자마자 느낌이 왔다.

Q. 그 무대는 어머니를 위한 헌정무대였나

어머니가 한 번도 제 무대를 제대로 보신 적이 없다. 드러머다 보니까 항상 무대 뒤편에 있었고, 카메라에 10초 이상 잡힌 적이 없었다. 이번에 무대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오셨다. 비록 선율에게 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한 무대였다. 점수판을 보는데 900점 넘는 높은 점수가 나왔더라. 대기실에서도 잘했다 얘길 듣긴 했지만, 와일드 카드로 불리던 순간 놀랐다.

Q. 그 무대를 본 어머니의 반응은

대견하다 말씀해주셨다. 전부터 ‘음악을 그만두면 안되냐’고 계속 얘기하셨는데, 무엇보다 이 무대를 기점으로 그런 얘길 안하신다. 그래서 좋다.

Q. 2라운드 ‘하저씨와 아이들’ 무대 후 올크라운을 받고 오열했는데...

눈물이 난 게…다른 팀들도 열심히 했겠지만 클릭비 때는 막내였고 이땐 리더였다.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매일 7~8시간 연습했지만 다들 스케줄이 많아 자주 모이질 못했다. 녹화할 때 (안무를) 못 맞추고 틀리면 어쩌나 걱정하며 무대에 올라갔는데 친구들이 잘해줘서 너무 좋았고, 올크라운을 받는데 한 번에 터졌던 것 같다.

Q.하트 정장, 핑크 정장, 염색 머리 등 의상이나 패션도 화려했다

현직 아이돌 친구들과 팀을 같이 하다 보니 비주얼적으로 뒤떨어지면 안되겠다 싶더라. 그래서 염색도 하고 화려한 의상도 입었다. 팀미션을 할 땐 노래보다 안무 연습에 치중했다. 다이어트도 했다. 1라운드 때는 다이어트를 안했는데, 10일 만에 6-7kg을 뺐다. 하루 한끼만 먹고 하루에 8시간 정도 연습했다. 방송을 보면 갈수록 점점 홀쭉해진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Q. 4라운드 대결에서 ‘막걸리 한잔’ 무대 중간에 바이올린&드럼 컬래버를 삽입했는데

처음엔 춤을 추면서 새로운 안무를 넣을까 생각도 했는데 임펙트가 없더라. 1라운드 때 드럼 솔로를 했기 때문에 또 솔로는 그러니까 듀엣 느낌으로 가고 싶었다. 악기 대 악기로 대결하는 느낌으로 아이디어를 짰다. 탁보늬라는 친구를 알지 못했지만 연락해서 함께 해달라고 제의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드럼을 치고 노래를 부른다는 게 부담이 됐다. ‘찐이야’ 무대 당시 1분 30초 정도 드럼 솔로를 먼저 했다. 열심히 쳤고 분위기도 좋았는데 숨이 너무 가파른 거다. 100미터 달리기 하고 온 사람처럼. 본 무대를 바로 들어가야 하는데 숨이 차 시간을 끌면서 스태프와 본의 아니게 실랑이를 한 적이 있다.

Q. 2008년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해왔다. 10년이 넘었는데 돌아보면 어떤가

12년 됐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창작의 길은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땐 열정 하나로 밀고나가는 게 많았다면 10년 지난 지금은 초반에 있었던 열정이 많이 빠진 것 같다. 현실적으로 오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나이도 곧 마흔을 바라보니까.

Q. 2015년 10월 13년 만에 클릭비가 완전체로 재결합했다. 재결합 계획은

지금은 없다. 작년이 클릭비 데뷔 20주년이어서 긍정적으로 얘기가 한 번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없었다. 나이도 있고 각자 하는 일이 달라서 달라서 뭉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단톡방이 있어 멤버들과는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

Q. ‘보이스트롯’ 출연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가수방 대기실을 썼는데, 클릭비 활동기간 동안 동시대를 함께 했던 (김)창렬이 형. (홍)경민이 형과 다시 만나 좋았다. 파란의 에이스 최성욱, 호란이 누나도 반가웠다. 무엇보다 이건주 형과 속마음을 터놓고 애기하는 사이가 됐다. 그 형이 연예계 생활하면서 경험한 시련들과 비슷한 것 같았다. 마음이 갔다. 여자친구 느낌으로 요즘 통화하고 만난다.

Q. 앞으로 계획은

주변에서 뮤지컬 해보라는 얘길 많이 한다. 예전엔 귓등으로도 안 들었다. 연기도 해야 하니까 그게 되게 민망했고 스스로 용납이 안되기도 했다. 제가 그쪽으로 발을 들이면 뮤지컬계에 계신 분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현재 소속사가 없는데 ‘보이스트롯’ 출연 후 몇 군데 접촉 중이다. 정해지면 신곡을 준비할 것 같다. 그게 어떤 장르가 될지는 모르겠다. 트로트는 확정까진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있다.

happ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