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문채원·장희진과 '악의 꽃' 주역 4인방
"코로나 시국, 7개월 여정 무사히 마쳐 감사"
"'믿보배' 되고파"…영화 '유체이탈자' 개봉 앞둬
[서울=뉴시스] 배우 서현우 (사진 = 풍경엔터테인먼트) 2020.09.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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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악의 꽃'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게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덜 조급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서현우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가진 tvN 수목극 '악의 꽃'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 속 장마도 유독 길었는데 7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사히 여정을 마쳤다"며 소감을 밝혔다.
서현우는 '악의 꽃'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주간지 기자 '김무진'으로 분했다. 이준기(도현수 역)의 친구이자 장희진(도해수 역)과는 러브라인을 형성,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과 기자라는 직업이 비슷한 것 같다. 사람이나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며 "'김무진'이라는 역할을 준비하는 데 이질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김무진'과 비슷한 면이 많다. "집에서 막내 아들이기도 하고 장난기도 많고 까불거리고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걸 좋아한다"며 "이전에는 무거운 느낌의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성격이 맞는 역할"이라고 웃었다.
'악의 꽃' 결말은 흡족하지만 장희진과의 결말은 아쉽다. 그는 "해수가 유학을 가면서 이뤄진 것도 아닌, 안 이뤄진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론 아쉽지만 상상의 여지가 있어 좋은 결말인 것 같다"며 "앞으로 멜로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초반 이준기와의 강렬한 싸움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하실에 갇힌 채 이준기에게 많이 얻어맞았는데 이준기가 잘 리드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서현우는 "지하실 감금신 촬영 당시 이준기가 범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이준기가 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걸 가정해야 했다"며 "케이블타이에 묶이고 하니 실제 공포심이 오더라. 하지만 김무진 캐릭터 상 말을 돌리기도 하고 변명도 했는데 그런 지점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액션 장인' 이준기 덕을 많이 봤다며 극찬했다. 그는 "그간 때리는 연기는 많이 해봤지만 당하는 입장은 처음이었다. 맞는 연기도 어렵더라"며 "준기형이 주짓수를 배워서 그런지 저를 목 조르고 누워서 뒹굴고 하는데, 순간순간 첨예한 기술들이 적용되는데 안전하게 촬영을 잘 마쳤다"고 전했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준기 덕에 여유를 많이 배웠다는 전언이다. "한 살 터울 형인데 정말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 줬다"며 "마음이 편하니 집중도 잘 됐고 나중엔 연기를 즐기게 되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준기 형은 수많은 작품을 이끌어왔고 그만큼 스태프들과 소통도 여유가 있더라. 여유 있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며 "난 과거에는 내 연기, 내 캐릭터만 보여주고 떠났는데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덩달아 시야가 넓어지고 많이 배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배우 서현우 (사진 = 풍경엔터테인먼트) 2020.09.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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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장희진과 자신의 집에서 진지한 회의 도중 장희진에게 "예쁘다"고 말한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애드립은 아니고 작가가 촘촘히 수위 조절을 잘 해서 대사를 써준 것"이라며 "진중하다가도 유머러스한 김무진의 수위를 섬세하게 잘 잡아줬다"고 평했다.
상대역 장희진에 대한 호평도 잊지 않았다. "'도해수'는 평생을 동생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사는 여인으로 참 어려운 역할"이라며 "극중 웃는 신이 거의 없다. 정말 해맑게 웃는 친구인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했다.
그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역할에 잘 빠지더라. 김무진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희진이가 중심을 딱 잡더라"며 "도해수 눈빛을 보면 진지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장희진이라는 배우는 참 노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인기는 '웹상'으로만 실감하고 있다. "리뷰를 찾아봤는데 호평해주는 분들이 많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요즘은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상 생활에서보다는 웹상에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현우가 본 '악의 꽃'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극중 인물들은 극단의 상황까지 간 뒤 진정한 꽃을 피워냈다. 악을 이겨낸 꽃이야말로 진정한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무진 역시 과거 사람을 고라니로 인정했던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 극한을 이겨낸 뒤 평화가 오고 꽃도 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랑'이다. "'악의 꽃'은 스릴러, 추적극의 탈을 쓴 멜로라고 감독도 표현한 적 있다"며 "굉장히 심오한 멜로였다"고 해석했다.
지난 3월 촬영에 들어간 후 7개월 간 작품을 찍으며 사실상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했는데 안전하게 마무리돼서 다행"이라며 "스태프들이 특히 고생이 많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가장 감사한 사람으로는 박성용 촬영감독을 꼽았다.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등을 했던 감독님인데 정말 촬영을 잘 하신다. 배우와 소통도 많이 한다"며 "필요한 앵글을 담아내는 느낌, 같이 호흡하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악의 꽃'의 숨은 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서울=뉴시스] 배우 서현우 (사진 = 풍경엔터테인먼트) 2020.09.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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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10년차 배우다. 그간 드라마 '나의 아저씨', 영화 '남산의 부장들', '백두산', '독전', '침묵', '택시운전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악의 꽃'에서 사실상 첫 주연을 맡았다.
서현우는 "10년 동안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단역 출연도 많이 했다"며 "공허함이 느껴질 땐 연극을 했다. 2시간 동안 미친듯이 연기하면 채워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4,5년 전쯤 한 번은 기분 좋게 공연하고 집으로 운전하며 돌아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차를 세우고 펑펑 울었다"며 "아마 조급해졌던 것 같다. 그런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가족들과 주변의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 배우들 덕"이라고 전했다.
또 "과거 인터뷰할 때는 '배우가 천직'이라고 말했는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던 것 같다"며 "이젠 솔직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고 웃었다.
특히 '악의 꽃' 덕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김무진 이라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야 하니까, 10년 동안 연기했던 것의 중간 결산같은 느낌"이라며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아낌 없이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자신감, 여유가 생겼다"며 "앞으로 방향성도 덜 조급해지자, 선택과 집중을 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서현우는 "믿음을 형성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난이도는 점점 더 올라가는 것 같다.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영화 '유체이탈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아직 개봉을 안 했는데, 액션을 담당하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덩치도 있고, 싸움도 잘하는 역이다. 새로운 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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