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냅시다"(Life goes on. Let's live on)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두 번째 UN 연설서 또 한 번의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로 전 세계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감동을 안겼다.
방탄소년단은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열린 제75차 유엔 보건안보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를 통해 특별연사로 나섰다. 제75차 유엔 총회를 맞아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미래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9월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UN 총회 무대에 올랐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뉴욕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UNICEF(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발표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자"(LOVE MYSELF)라는 주제로 연설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한국 가수가 UN총회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전 녹화된 이번 연설은 리더 RM을 시작으로 지민, 슈가, 뷔, 제이홉, 진, 정국 그리고 RM으로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겪은 본인들의 어려움, 그걸 이겨내고 극복하는 과정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녹여냈다.
RM은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의 얼굴을 잊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때"라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려 노력했으면 한다. 방탄소년단이 함께 하겠다. 언제나 깜깜한 밤이고 혼자인 것 같겠지만,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고 힘을 실었다.
특히 마지막 방탄소년단 멤버가 전부 "삶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함께 살아내자"라는 메시지는 큰 울림을 주기 충분했다.
RM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초대해주신 유엔 관계자들과 유니세프 총재 그리고 함께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75회 유엔 총회를 통해 이렇게 다시 한번 메시지를 전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돼 정말 영광입니다.
저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입니다.
2년 전 저는 당신의 이름을 묻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상상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 일산의 소년이자,
유엔 총회에 참석해 서 있는 한 젊은이,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세계 시민으로,
나와 우리 앞에 놓인 무한한 가능성을 가슴 뛰게 상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상상 속에 코로나19는 없었습니다.
월드 투어가 취소되고,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저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아도 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민
절망했습니다. 모든 게 무너진 것만 같았습니다.
할 수 있는 건 창밖을 내다보는 것뿐이었고,
갈 수 있는 곳은 제 방안뿐이었습니다.
어제는 전 세계의 팬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했었는데,
오늘은 내 세계가 방 하나로 줄어든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 저의 동료들이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함께 토닥이며,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슈가
오랜만에, 어쩌면 데뷔 후 처음으로 '일상'이 찾아왔습니다.
원했던 건 아니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넓었던 세계가 순식간에 좁아지는 건 제게 굉장히 익숙한 경험입니다.
월드 투어를 하면서, 화려한 조명과 팬분들 환호 속에 서 있다가,
그날 밤 방으로 돌아오면 제 세계는 겨우 몇 평짜리 좁은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지요.
좁은 방 안이었지만,
나와 우리의 세계는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악기와 스마트폰, 그리고 팬들이 그 세상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죠.
뷔
그런데 이번엔 예전과 달리 더 외롭고, 좁게 느껴졌습니다.
왜일까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상상하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 많이 답답하고 우울해졌지만,
메모를 하고, 노래를 만들며, 나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지',
'멋진 사람은 이렇게 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요.
제이홉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많은 감정을 끌어안고, 우리 일곱 멤버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음악이기에 모든 것에 솔직할 수 있었고요.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정해진 답도 없습니다.
저 또한 방향만 있고 뚜렷한 방식은 없는 상태에서,
나와 우리를 믿으며 최선을 다하고 순간을 즐기며 이 자리까지 왔으니까요.
진
우리의 음악과 함께,
사랑하는 멤버들과 가족, 친구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 끊임없는 노력,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격려해주고,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일입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일수록,
항상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가 지난 3년간 이야기해온 'LOVE MYSELF' 메시지처럼,
그리고 'I'm diamond, you know I glow up' 이란 저희의 노래 'Dynamite'의 가사처럼 말이죠.
정국
모두 함께 작업하던 어느 밤,
RM 형은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때 제게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이 보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불확실한 오늘을 살고 있지만 사실 변한 건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우린 그러길 원하고 계속 움직일 것입니다.
RM
막막할 때마다 저는,
정국이의 말처럼 유리창에 비친 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2년 전 제가 이 자리에서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의 얼굴을 잊지 않고, 마주해야 하는 때입니다.
필사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상상하려 노력했으면 합니다.
방탄소년단이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의 내일은 어둡고, 괴롭고, 힘들지 모릅니다. 우리는 걷다가 넘어지고 엎어질지도 모릅니다.
밤이 깊을수록 별빛은 더 빛납니다.
같이 가는 이 길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면 달빛에 의지하고,
달빛마저 없다면, 서로의 얼굴을 불빛 삼아 나아가 봅시다.
그리고 다시 상상해 봅시다. 힘들고 지친 우리가 또다시 꿈꿀 수 있기를.
좁아졌던 나의 세상이, 다시 드넓게 펼쳐지는 미래를.
언제나 깜깜한 밤이고 혼자인 것 같겠지만,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습니다.
모두
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냅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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