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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은 청량한 느낌을 콘셉트로 구체화한 최초의 팀이다. ‘아낀다’, ‘만세’, ‘아주 나이스’ 10대의 에너지를 응축해놓은 듯한 댄스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지난해 초 감성적인 분위기의 ‘홈’(Home)으로 변화에 시동을 걸더니, 같은 해 9월 발표한 ‘독: 피어(Fear)’에선 무겁고 어두운 콘셉트로 180° 변신했다. 그룹 아스트로 역시 초창기 발표한 ‘숨바꼭질’, ‘숨가빠’ 등에선 청량한 매력을 앞세웠지만, 지난해 낸 ‘블루프레임’(Blue Frame)이나 올해 발매한 ‘낙’(Knock)에선 몽환적인 느낌을 줬다.
이런 경향은 ‘청량돌’ 후발주자에서도 나타난다. 그룹 골든차일드는 데뷔 초 금동고 3부작 음반(‘담다디’, ‘너라고’ ‘잇츠 유’)에서 10대 소년의 청량함을 강조했지만, 지난해 시작한 자아찾기 3부작(‘워너비’ ‘위드아웃 유’ ‘원’)에선 강렬하고 극적인 이미지로 변신했다. 뉴 잭 스윙 장르의 노래로 차별화를 꾀했던 그룹 베리베리는 올해 ‘페이스 잇’(Face it) 시리즈를 시작하며 딥하우스, 트랩 장르를 흡수했다. 콘셉트를 관통하는 열쇳말도 ‘소년’에서 ‘성숙’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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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이돌 산업의 필승 전략으로 자리잡은 ‘세계관’도 청량돌 실종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룹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기획사들이 더욱 정교하고 거대한 세계관을 설계하면서 청량한 음악에 대한 수요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정 평론가는 “최근 트렌드가 음악적으로는 힙합이 강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 아이돌의 경우, 엑소와 방탄소년단 이후 세계관 전략이 보편화됐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통해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가볍고 청량한 느낌의 콘셉트가 비(非)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 집중한 음악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강렬한 음악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A씨는 “예전보다 강렬한 음악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퍼포먼스’에 집중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라며 “해외 K팝 마켓이 크다보니 해외 팬덤의 확장을 위해서는 퍼포먼스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강렬한 음악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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