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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Y터뷰] '비호감'→'공감여왕'...장영란 "18년의 진심, 결국 통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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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삶이 조금 더 유쾌해지지 않을까? 장영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마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듯한 환한 웃음이 떠오른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따라 올라가게 되는 신비한 마력이 있는 웃음이다.

인터뷰로 만난 장영란 또한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솔직하고 털털하게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녀 앞에서 누구라도 무장해제 될 듯하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 장영란의 긍정 에너지가 귀하다.

데뷔 초부터 자신의 성형 사실을 숨기지 않고, 기쁨이든 슬픔이든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나눠준 그녀. 처음엔 방송을 위해 꾸며낸 가식일 것이라며 거부감을 보이던 이들도 있었다. 한때 '비호감'으로 불릴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도 장연란은 변함없었다. 18년간 한결같이 진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시청자가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밝다는 이유만으로 장영란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아내의 맛'에서 중국 마마의 돌발 행동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안타까운 아이들의 사연에 내 얘기처럼 슬퍼하는 모습이 시청자도 웃기고 울리는 그녀.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공감력이 장영란의 진짜 힘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위로할 '공감여왕'을 꿈꾸는 장영란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장영란' 하면 늘 유쾌하고 밝은 이미지가 떠올라요.
방송에서 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지만, 제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고 밝고 좀 통통 튀어요.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오락부장이나 응원단장을 도맡았죠. 재미있는 얘기로 친구들 웃기는 것도 좋아했고요.

-원래 성격이 방송에서 그대로 캐릭터가 된 거네요?
방송 속 모습이 결국 제 모습이죠. 하하. 조금 과하게 할 때도 있지만, 원래도 남 얘기 듣는 거 좋아하고, 공감 잘하고, 리액션이 커요. 집안 자체가 그래요. 처음에 '튀려고 일부러 저렇게 하나 보다' 이런 반응도 있었지만, 10년 넘게 하다 보니까 이제 진짜 저로 봐주시는 거 같아요. 처음엔 '비호감'이란 말도 들었죠. 그래서 '너무 과했나?', '내가 틀렸나?'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정말 제 모습 그대로 거든요. 저는 단순해요. 계산적으로 '내가 더 말을 많이 해야지', '분량 많이 차지해야지' 이렇게 못 하거든요. 방송에서도 정말 제가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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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반응(비호감)을 접했을 때 어땠나요?
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좀 속상해하셨어요. '연애편지' 할 때도 제 성격대로 '-"성형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는데, 남자들의 선택은 많이 못 받았죠. 부모님이 "우리 딸이 집에서는 공주인데 저기서는 왜 찬밥 취급받나?" 하면서 슬퍼하셨죠. 상처를 받지는 않았지만, 끝나고 나서 '비호감'이라는 반응이 있으니 좀 위축되긴 했어요. 근데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고, 당시 '방송에서 보이지 않는 매력이 많은데 잘 전해지지 않는 거 같아 안타깝다'라며 응원을 많이 해 줬어요. 그게 큰 힘이 됐어요.

-혹시 지치거나 힘들 때는 없나요?
지치는 성격은 아닌 거 같아요. 내성적인 면이 없진 않지만, 태생적으로 밝은 성격이라 크게 지치지는 않아요. 오히려 가끔은 너무 신나서, 표현이 과해서 탈이죠. (웃음)

-천생 방송인인가 봐요.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소극적인 면도 있었는데, 좋은 친구를 만나서 제 잠재된 끼를 끌어낼 수 있었어요. 그 친구를 만나서 같이 노는 것도 즐겁고, 함께 연극도 하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죠. 학창 시절에 고 최진실 씨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탤런트 시험도 보셨다고요?
네. 웬만하면 서류는 통과가 되는데… 저는 1차에서 탈락했어요. 아하하. 저는 프로필을 전문으로 찍어서 제출하는 걸 모르고, 동네 사진관에서 제가 입던 옷들 챙겨 가서 찍어서 냈거든요. 나름 보정도 해 주셨는데 말이죠. 근데 사진 때문이라기보다 제가 예쁜 얼굴도 아니고, 경력도 없고 하니까 당연히 떨어진 거 같아요.

-이후에 연기에 대한 갈망은 없었나요?
계속 꿈을 위해 노력했죠. 국립극단 연수 단원으로 들어가서 대학로에서 연극도 했어요. 1년 정도 연수 과정에 있다가 한 친구가 엠넷 VJ 콘테스트 보는데 "너도 같이하자"라고 하더라고요. 고민이 됐죠. 연극 연습을 하다가 마감 5분 전에 접수했어요. 그런데 거기서 금상을 받게 됐죠.

-가수 도전도 하셨어요.
트로트를 쉽게 봤어요. 또 한창 장윤정 씨가 인기 있을 때 부럽기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뭔가 새로운 것도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죠. 근데 제가 잘못 생각했더라고요. 저는 정말 가수들 존경해요. 차원이 다르다는 걸 느꼈죠. 무대 위 오를 때마다 너무 떨리고, 음감이 없는데 노래를 하려니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때 몸이 안 좋아서 남편한테 침도 많이 맞았죠. 하하. 앞으론 가수 활동은 함부로 안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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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도 있나요?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생겨요. '홈쇼핑 계에서 조금 더 자리를 잡으면 어떨까?', '옷을 잘 입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이런 것들이요. 제가 홈쇼핑을 하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요. 수익을 떠나서 더 잘하고 싶어져요. 요즘 방송에서 의상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 패션 쪽으로도 욕심을 좀 내고 있어요. 또 기회가 되면 방송이든 또 다른 루트를 통해서든, 육아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이 제 남은 생의 가장 젊을 때인데, 꿈을 갖는 건 좋은 거 같아요. 꿈이 생기니까 삶이 더 즐겁더라고요. 그런 도전들이 재밌고 즐겁고, 감사해요.

-방송에 장영란 씨가 있으면 몰입도가 더 높아지는 거 같아요.
제가 '공감 요정', '공감 여왕'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쓰는데, '아내의 맛' 첫 녹화 때 작가님이 "영란 씨는 공감력이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네"라는 말을 해 줬어요. 그게 나름의 장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요즘 시청자들이 좋은 반응 주시는 게, 리액션이 재밌다기보다도 진심으로 공감하는 모습이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얘기를 나누면 푹 빠져요. '아내의 맛'에서는 웃다가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울다가 해요. 저도 제 손으로 아이들을 다 키웠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는 거 같아요. 지금도 워킹맘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보니까, 가족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더 공감력이 발휘되는 거 같고요.

-'종편 요정' 같으세요. '미스터트롯', '아내의 맛',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잘 되는 프로그램에 항상 패널로 계시던데요?
요정이요? 어머~ 감사해요. 하하하. 작가님들이 서로 추천도 많이 해 주시고요. 시청자들이 진짜 제 모습을 점점 알아봐 주시는 덕분 같기도 해요. 요즘 뭐든지 사람들에게 한마디라도 진심 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구나 느껴요. 근데 저는 진짜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거든요. 제 눈에는 꼭 필터가 낀 거처럼 주변 사람들의 장점만 보여요. 다만 단점이 있는데, 너무 좋게만 보다가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거죠. 하하하.

-SNS를 보면 가족 챙기는 일도 소홀하지 않은 듯한데, 방송 일하면서 어떻게 챙기세요?
원래 열심히 살자는 주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뒤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처녀 때는 늦잠 자고 뒹굴뒹굴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아빠가 떠나신 뒤에는 '내가 언제 가도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누굴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말자'라고요. 사람들이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제가 진심으로 내 일처럼 기뻐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결혼과 아버지 장례가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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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을 잘 챙기시는 거 같아요. 가족도 너무 화목해 보여요. SNS에 가끔 올라오는 남편분의 이벤트나 손편지에서 아내를 향한 애정도 느껴지고요.
남편도 제 일을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지지해 줘요. 예전에는 악성 댓글에 속상해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제 매력이 잘 보이는 거 같다고 좋아해 줘요. 어느 날은 제가 식사 준비하고 있는데 곁에 오더니, 사진을 열심히 찍더라고요. SNS 관리를 요즘 통 못한 거 같은데 사진 올리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 정도로 많이 밀어주죠.

-부부애가 화목한 가정의 바탕이 되는 거 같아요. 비결이 있다면요?
기본적으로 남편이 하나하나 노력하는 게 보였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같이 노력하게 되고요. 남편이 효자인데 부모님 반대도 무릅쓰고 저와 결혼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더 잘 사는 모습 보여주자 노력했어요. 그게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 거 같아요. 또 어머님이랑 아버님 사이가 너무 좋아요. 그걸 보고 자라서 저한테도 잘해주는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남편의 외조가 있나요?
포털 사이트 보면 검색어 기록이 나오잖아요. 남편 휴대폰에 '장영란'이 항상 떠요. 제 이름을 하루에 10번씩 검색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이디 3개를 만들어서, 번갈아 가면 제 기사에 '좋아요'를 3번 누른다고. (웃음) 항상 기사를 보면 '좋아요'가 3개는 있더라고요. 저와 관련된 게시물도 다 모니터하고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알려줘요. 하하하.

-아이들의 반응은 어때요?
아이들은 제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정확히 몰라요. 홈쇼핑 나오는 것만 몇 번 봐서, 그냥 물건 파는 사람으로 생각해요. 하하. 제가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좋아서 아이들도 가능한 한 그렇게 보내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나오는 방송을 가급적 안 보여줘요. 가끔 '엄마 학원 언니들이 엄마 좋아한대' 그러면서 좋아하기는 해요.

-데뷔 18년이 됐어요.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방송은 뭐예요?
'연애편지'죠. 그땐 기획사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혼자서 짐 싸 들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어떻게 그렇게 같이했을까 싶어요. 그 프로그램이 정말 많은 스타를 배출했거든요. '연애편지' 덕에 저도 인지도를 얻었죠. 물론 비호감 이미지도 얻었지만. 하하. 그래도 덕분에 이후 방송 활동 기회를 얻었죠.

-혹시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나요?
한 번도 없어요. 다만 연애할 당시 시부모님이 방송 속 제 모습만 보시고 반대하셨을 좀 속상하긴 했어요. 재미를 살리려고 더 과하게 한 것도 있는데 어른들은 그걸 잘 모르시잖아요. 그때 좀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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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도 방송을 할 건가요?
그럴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너무 행복한데,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어요. 방송에서 열심히 리액션했는데 쉬는 시간에 담당 PD님이 불러서 '왜 이렇게 떠드냐', '조용히 하라'고 혼내더라고요. 그때 펑펑 울었어요. 당시에는 제 이미지가 좋게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정말 지름길 없이 한 계단 한 계단 다 밟고 올라온 거 같아요. 방송은 즐겁지만,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다시 하라면… 그건 좀 고민되네요. 하하.

- 요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같은 책을 많이 찾아요. 장영란 씨는 그런 일에 어떻게 대처했어요?
이제는 상대방이 기분 안 나쁘게 웃으면서, 그렇지만 할 말은 하는 노하우가 생긴 거 같아요. 막 화를 내면서 얘기하지 않고 제 기분을 전달하려고 하죠. 앞에서 그냥 다 말하고, 대신 뒤에서 그 얘길 다시 꺼내지 않아요.

-성형 오해에 대한 쿨한 해명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어떻게 그리 의연하게 소통하세요?
저는 중독 수준이 아니면 성형에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봐요. 저 자신도 성형 사실을 숨김없이 얘기하고요. 근데 제가 하지 않은 것까지 오해가 커지니까 한 번 해명해야겠다 싶었고,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썼거든요. 유튜브나 리얼리티가 대세잖아요. 요즘은 진실한 모습이 더 통하는 거죠. 저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죠. 아, 물론 사진 찍을 때 애플리케이션은 쓰지만요. 그건 양해 부탁드려요. 앱 안 쓰면 큰일 나요. 하하하.

-장영란 씨만의 솔직함과 긍정 마인드가 이제야 진가를 드러내는 거 같아요.
저도 40대 돼서 깨달은 게, 거짓은 언제든 탄로 나고 진심은 통하더라고요. 그냥 저는 생긴 대로 살았을 뿐이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니 제 진짜 모습을 알아주시네요. 진심이 통한 거 같아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지금 이미지가 정말 감사해요. '옆집 언니'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만큼 친근하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워너비'라는 말도 요즘 욕심나요. 부부로 잘 지내고 아이도 잘 키우면서, 언니로서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해 주는, 그런 인생의 선배 같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또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웃을 수 있는 '행복 전도사' 이자 '공감 여왕'이 되고 싶네요.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PD(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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