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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Y리뷰] '담보' 신파라는 한계, '보물'처럼 빛나는 아역의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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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무비를 자처하며 추석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민 '담보'는 90년대 전형적인 신파극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뻔한 감정선을 평면적으로 나열한다. 빛나는 건 아역의 열연이다.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는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여자아이를 '담보'로 맡게 된 어리숙한 사채업자들이 아이를 책임지며 또 다른 의미의 가족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담보'가 '보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주요한 줄거리다.

군대에서 연을 쌓은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는 겉만 거칠 뿐 속은 여린, 천상 착한 인물들이다. 채무자들에게 돈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들의 빚을 수차례 대신 떠안았다는 것이 언급될 정도로 이들에게 사채업은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다. 종배의 가짜 금목걸이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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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석과 종배는 빚 75만 원을 받기 위해 명자(김윤진)을 찾지만 돈 대신 담보로 9살 딸 승이(박소이)를 데려오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석과 종배는 승이를 담보로 잡았다 떠나, 이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후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녀로 양육하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영화는 전형적인 '키다리 아저씨' 플롯을 그대로 따라가며 가진 것 없는 두 남자가 연약한 아이를 반듯하게 키워낸다. 성동일은 힘을 빼고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으레 그랬듯 이번에도 제 옷을 입은 듯하다. 김희원 역시 순수하면서도 항상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깨끗하게 소화한다. 그간 맡았던 악역의 이미지가 말끔히 잊힐 정도로 성공적인 변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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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배우의 부족함 없는 연기와 달리 영화는 쉽게 흘러간다. 이야기의 문이 1993년 인천을 배경으로 열리는 것처럼, 작품은 90년대 한국 영화의 감동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다. 감정과 눈물을 터뜨리기 위해 두 시간을 달려오지만 그 과정에서 신선함은 실종됐다.

영화는 작중 인물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책임'과 '인정머리'를 논한다. '동정도 능력이 있어야 한다'라는 대사를 던지지만 결국 진심과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유사 가족'이 실제 가족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가정이 해체되는 요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도 하다. 유의미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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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선 지적처럼 이러한 주제 의식 역시 작위적이고 전형적인 신파에 구속돼 빛이 바랜다. 영화를 지탱하는 이야기와 메시지는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 진행된다.

'담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아역 박소이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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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이는 지난 8월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금 관객을 찾았다. 9살 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승이를 9살 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표현해낸다. 배역과의 이질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감정선을 영리하게 소화해낸다. '담보'가 '보물'이 된 영화의 줄거리처럼 박소이 배우 역시 '담보' 속 보물이라 할 만하다.

9월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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