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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머무르지 않아도 견고한 서영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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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영희 / 사진=TCO 더콘텐츠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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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배우 서영희에겐 주저함이 없다. 매 작품 속 그의 호연에 당참이 느껴지는 이유다.

서영희는 활약은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제작 브라더픽쳐스, 이하 '죽밤')에서도 돋보인다. '죽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 만길(김성오)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이다. 극 중 서영희는 소희(이정현)의 고등학교 동창 세라 역을 맡아 배우 이정현, 이미도와 함께 '여고생 삼총사'로 활약했다.

'죽밤'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외계인 '언브레이커블'을 소재로 한다. 다소 생소한 소재임에도 불구, 그는 의문을 품는 대신 작품을 이해하려 했다. 그는 "SF 장르가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이런 이야기가 어린 친구들에겐 익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문이 가더라도 감독님과 타 출연 배우들이 교정해 줄 부분이라 생각했고, 나만 잘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다 보니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독, 배우들을 향한 강한 신뢰는 작품을 선택하는 큰 계기가 됐다. 그는 "제가 제일 나중에 작품에 투입됐는데, 이미 캐스팅된 배우들이 다 너무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이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우들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이분들과 작품을 이해시키고 싶은 마음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출연 결정 후, 서영희는 '세라'로 완벽 변신했다. 3번의 이혼을 겪은 정육점 사장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섬세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세라라는 인물은 삶에 찌들었지만 그 속에서 잘 살아나가는 여성 이미지가 강했다. 자신의 삶을 짊어지고 가는 당찬 여자라 생각했다"며 "3번의 이혼 경험으로 볼 때, 여자인 걸 포기하지 않는 것 같아서 꾸민 것 같지만 여자인 걸 포기하지 않는 느낌을 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당찬 세라로 분한 서영희는 의리감도 넘쳤다. 특히 '여고생 삼총사' 이정현, 이미도와 함께 할 땐 더욱 빛이 났다. 서영희는 "또래 여성과 호흡 맞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친구들을 선물받은 느낌"이었다며 두 사람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육아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 이미도와는 특급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도는 지금까지도 자주 보는 친구다. 주변에 연관된 지인이 많았어서 원래 알았던 친구처럼 친해졌다"며 "같은 애 엄마라 육아 이야기를 자주 한다. 특히 제가 이미도 인스타그램도 팔로우 중"이라고 팬심을 표하기도 했다.

'삼총사' 중 세라는 유독 진지하며, 카리스마 넘친다. 그러나 강한 여성상을 표현하는 데에 부담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그는 "오히려 여성을 '센 여자' '약한 여자'로 구분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저는 세라가 생활력 강한 여자라 생각돼 좋았다. 지금까지 제가 맡았던 캐릭터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당차지만 무겁지 않은 인물로 다가가려 했다. 그는 "장르가 코미디인데 (제 캐릭터로 인해) 전체 톤이 무거워질까 봐 걱정했다. 장르에 해가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른 배우들이 코미디쪽 요소를 잘 표현해 주셔서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영희, 배우들의 노력이 배여 있기 때문일까. '죽밤'은 유독 "불편한 웃음이 없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영희는 "작품 속에는 감정이 묻어 있는 웃음 포인트가 많다. 대사 하나에도 많은 감정이 담겨 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 피곤한 삶 속 저희 작품을 보시고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 서영희는 용감한 '엄마'이기도 하다. 둘째 출산 후 '죽밤'을 통해 초고속 복귀한 그는 일과 가정, 어느 하나 놓치지 않았다. 그는 "'죽밤' 촬영이 끝나자마자 본의 아니게 임신을 했다. 이어 작품이 후반 작업을 거치는 동안 아이를 잘 출산했다"며 "시간을 아껴쓰고 잘 활용해서 쓴 느낌"이라고 말했다.

둘째 출산으로 워킹맘을 향한 경외심도 생긴 그다. 그는 "둘째를 출산하다 보니 아이 둘을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해서 힘들었다"며 "저는 작품을 하다 쉬는 시간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일반 워킹맘들은 육아를 하며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신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존경심이 든다"고 언급했다.

힘든 육아 속 당당히 본업을 이어가는 여성으로서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개봉된 영화 '디바' 등을 포함해 여성 주연의 영화가 늘어가는 상황 속, 서영희는 "현재 이 상황 속 저도 함께 껴 있다는 것이 좋다. 감사드린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서영희는 일에 만족하는 배우다. 그는 "삶이 변하가면서 일에 대한 중요성,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가정 역시 사랑하고 행복한 곳이만, (밖으로) 나왔을 때의 행복함도 느끼고 있다"며 "일이라는 게 제게 주어지고 제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영희에겐 '당참'이 묻어난다. 힘든 상황 속 주저앉지 않고 오히려 발을 내딛는다. 기존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함을 시도하기도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가죽재킷을 입고, 고기를 썰기 위해 큼지막한 칼을 들지 않아도 서영희로부터 '강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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