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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인이 사건'에 분노한 스타들

'그알' 정인이 양부모, 피꺼솟 학대 정황+CCTV..변호사 "혐의 부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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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소영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시 한번 정인이의 죽음을 다뤘다. 어떻게든 안아주고 싶고 늦게라도 어떻게든 불러주고 싶은 이름이라며 정인이의 이름을 불렀다.

23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김상중은 “연민이 봄볕 같아도 분노가 불볕 같아도 네가 묻힌 땅은 얼음장이다. 세상에 영혼이란 게 있다면 또래의 입김에 섞이어 눈 덮인 놀이터를 선회했겠지만 무슨 수를 써도 넌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일안 자들이 멍든 손을 놓친 이후로 더 이상 재잘거리지 않을 만큼 너에게 침묵은 쉬운 일이 되었지만 작은 점처럼 외로이 웅크린 마지막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제 와 눈이 붓도록 울어준들 이름만이 서러워질 뿐이다. 너의 죽음은 너무 이르고 나쁜 습관처럼 우리는 면목이 없다”고 추모시를 낭독했다.

지난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검찰은 제작진에게 실험 내용을 요청했고 제작진은 이를 공유했다. 덕분에 검찰은 정인이 양모에게 아동학대치사죄에 살인죄를 추가했다. 하지만 양모 측은 이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의 변호인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는데 어떻게 살인을 인정하겠나. 살인 혐의 당연히 부인한다. 아이를 밟은 건 인정하지 않는다. 안 밟았으니 인정하지 않는 거다”라고 장씨를 대변했다.

법원 앞에서 많은 이들은 정인이에게 미안하다며 오열했다. 김상중 역시 정인이의 묘소를 찾아 “지난 방송 이후 꼭 한번 찾아오고 싶었다. 한동안 눈이 많이 내려 더욱 마음이 쓰였다.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주고 있다. 어른으로서 안타깝고 미안하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3주가 흘렀다. 그 사이 양부모 재판 시작됐고 아동학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만큼 정인이의 죽음이 개선돼야 할 우리 사회의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거다. 감당할 수 없으면서 왜 입양했는지, 양부는 정말 몰랐는지, 3번의 학대 신고가 있었는데 외면한 우리 사회가 또 다른 정인이를 구할 수 있을지. 아이의 죽음을 되짚는 이유는 중요한 질문의 답을 함께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만 정인이 양부모가 입양한 건 주택청약 혜택 때문은 아닌 걸로 보인다. 전문가는 “해당 아파트는 청약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투기 과열 지역이라 대출 규제가 심하다. 채권 최고액을 받았으나 다자녀 혜택은 없었다. 다만 우대금리 0.3%를 받았다. 월 48500원 정도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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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정인이를 입양한 걸까? 한 지인은 “장씨는 임신이 싫고 아이가 싫다고 했다. 다만 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 했다. 첫째를 돌보는 걸 본 사람들은 반대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꿈이었다며 무슨 버킷리스트 채워가듯 그랬다”고 귀띔했다. 이를 본 전문가들은 “정인이는 입양을 했다는 찬사를 얻기 위한 소모품이었다.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방임과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역시 문제가 없을 수 없었다. 그는 재판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결혼 전부터 아내가 입양 얘기하고 적극적으로 했다. 저는 포기하자고 했는데 아내가 용기를 북돋아줬다”며 “첫째는 어떡하냐. 주변 사람들이 왜 저한테 그때 증언해 주지 않았을까. 지금은 다 진술하면서"라고 주변인들을 원망했다.

한 지인은 "아빠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강아지하고 지능 지수가 비슷해서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줘야 한다더라. 아이가 울음을 그쳤을 때 안아줬다. 8개월 때인데"라고 회상했다. 다른 이도 "둘째는 차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카페에 왔다. 한 시간 반 동안 아이를 찾지 않더라"고 밝혔고 "갓 돌이 지난 정인에게 양모가 영어로 소리를 질렀고 양부는 첫째를 데리고 자리를 피한 걸로 알고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정인이를 살릴 기회는 많았다. 특히 2020년 9월 23일 3차 학대 의심 신고를 한 소아과 의사는 “그해 7월에도 접종하러 왔는데 입 안에 누가 작정하고 찢은 것처럼 상처가 있더라. 두 달 만에 왔는데 축나서 왔더라. 엄마한테서 분리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복을 입은 경찰들이 와서 엄마에게서 아이를 강력히 분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연락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해당 병원과 어린이집은 강서구 관할이었고 정인이의 집은 양천서 관할이었다. 112 신고를 받은 강서서와 아동학대 수사에 나선 양천서 사이 완벽한 수사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의심할 수 있는 대목. 경찰청 측도 “양부모의 진술을 면밀하게 확인하지 않고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이 있다”고 과실을 인정했다.

경찰과 달리 정인이를 계속 지켜봤을 아동보호전문기관 측도 문제가 있었다. 앞서 3차 신고자인 소아과 전문의가 진술했듯 제대로 된 추가 감시가 없었고 신고 이후 양부와 함께 다른 소아과를 찾아 구내염 진단을 받아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기관 관계자는 “양부모가 분리를 거부해서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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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측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관계자는 “학대를 판단하기에 전문성이 부족한 것 같다. 여청 수사대를 신설할 예정이다. 여청 강력팀을 확대할 예정이다. 교대 근무로 단절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만들었다”고 알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학대 아동의 위기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검증할 아동 학대 전담 공무원을 대폭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끝으로 김상중은 “정인이의 죽음 뒤 애도의 목소리만 높았던 건 아니다. 정인이의 이름은 정인이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 또 다른 정인이를 구하는 데에만 이용돼야 한다. 불가피하게 공개된 아이의 이름과 얼굴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주는 것일 터다. 정인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comet568@osen.co.kr

[사진]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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