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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예계 학폭 논란

학폭의 덫, 왜 학교와 선생님은 모르쇠일까 [손남원의 연예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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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손남원 기자] 연예와 스포츠계의 최근 이슈는 학폭이다. 잘 나가는 스타도 학폭 고발에 걸리면 그날로 끝이다. 예전 미투 파동 때와 다름없다. 보통 은밀한 공간에서 목격자 없이 발생하기 쉬운 미투와 달리 학폭은 주변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여론 파급력과 신빙성은 훨씬 더 세고 강하다.

스포츠계는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유명 운동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연예계 학폭과 맞물리는 추세다. 여자 배구선수 이재영 다영 자매가 중학교 시절의 학폭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는 발단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E채널 '노는 언니', 채널A '아이콘택트' 등의 예능 프로 출연이었다. 운동 잘하는데 팔등신 미녀들이니 더 주목을 받았기에 갑작스레 터진 학폭 의혹은 핵폭탄 위력을 발휘했다. 현재 이들의 출연 프로들은 다시보기 영상까지 거의 삭제한 상태이고 추가 폭로글까지 터졌다.

배우 조병규도 연일 학폭 논란으로 시달리는 중이다. 맨 처음 폭로자의 학폭 제기에 의문부호가 찍히면서 한숨 돌리나 했더니 바로 2차, 3차 폭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병규는 일관되게 학폭 관련을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소속사측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포되는 (조병규 학폭 관련) 모든 게시글과 루머에 대해 본인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OSEN

이재영과 다영 자매, 그리고 조병규는 가장 최근에 여론의 관심을 모은 셀럽 학폭 의혹일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최근 수 년 사이 숱한 연예인들이 학창시절의 학폭으로 인해 강제 또는 자진 하차를 했고 연예계에서 사실상 모습을 감췄다. 아무리 철없던 어린 시절의 잘못이라지만 늦게나마 죄값을 치른다는 점에서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여론의 반응이다.

문제는 이들 사건과 관계돼 어떤 소속 학교나 선생님의 사죄는 커녕 유감 표명, 입장 발표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한 번 스승도 영원한 스승인 줄 알았다. 자기가 잘못 가르쳤는지 아니면 제자들의 악행을 보고도 눈 감은건지, 알고도 모른척 한건지 누구 하나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적어도 드러난 기사들 상으로는 그렇다. '모르쇠' 일관하는 학교측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소수 2%의 세상인 연예계만 뒤져도 이 정도인데, 지금 학폭에 시달리는 초중고 어린 청춘들은 얼마나 많을까. 학교와 선생님이 과연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사건의 근원부터 파헤칠 필요가 분명하다.

1967년작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To sir with love)'는 기자가 70년대 서울 어느 동시상영관에서 보고 감동을 받은 작품이다. 주제가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지만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 이 영화는 진정한 교육이 어떤 가치를 갖는가를 관객들에게 깨우쳤다. 놓치신 분들은 꼭 한 번 접할 기회를 찾으시기를 바란다./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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