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영철./ 사진=텐아시아DB |
개그맨 김영철이 '쇼'의 본고장 미국으로 향한다. 데뷔 22년 만에 '글로벌 개그맨'의 꿈을 이루게 됐다.
김영철은 21일 오전 방송된 SBS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에서 깜짝 미국행 소식을 알렸다.
이날 김영철은 "미국에서 오디션이 아니라 짧은 쇼를 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글로벌한 개그맨이 되겠다고 늘 입방정을 떨었는데 막상 꿈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하고 기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앞서 김영철은 2016년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호주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영철은 데뷔 이후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10년 넘게 영어를 공부한 것도 큰 무대에 서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당시 호주 코미디 페스티벌 측으로부터 정식 초청을 받은 김영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본 연습에 매진했다. 자신이 직접 쓴 대본이었다. 수백 번 고쳐 쓰며 완성한 대본이 공개 돼 감동을 안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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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은 "예전부터 영어 잘 하는, 영어로 웃기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라며 "제 꿈을 위해, 제 사비로 호주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첫 해외 무대 였다. 김영철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떨린다"를 연발했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올라서는 자연스러운 모션과 막힘없는 코멘트로 객석을 움직였다. 특히 '엄마' 라는 친숙한 주제로 관심을 유도했다. 점점 김영철의 개그에 웃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영철은 오랜시간 '성대모사'로 인기를 유지했다. 양희은, 하춘화, 윤복희, 김희애, 보아 등 여성 연예인들을 성대모사 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나 '성대모사' 개그는 진부했다. 비슷한 패턴의 개그에 대중들은 싫증을 느꼈다. 별다른 웃음 포인트가 없던 김영철은 '아는형님'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재미없는 개그맨'으로 굳혀졌다. 한때 '무한도전'을 통해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유행어를 얻어, 인기를 끌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영철은 라디오 DJ로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6년 11월 SBS 파워 FM '김영철의 파워 FM' DJ를 맡아 5년여간 동시간 청취율 1위를 이끌고 있다.
김영철은 아침 시간 높은 텐션을 유지하며 솔직한 매력을 드러내 청취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침 7시 방송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꾸준하게 새벽에 출근하며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성실함이 빛을 발한걸까. 그가 오랜시간 염원하던 미국 진출의 꿈도 눈 앞에 와 있다.
김영철은 2018년 텐아시아가 발행한 뷰티텐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50대, 60대가 돼도 여전히 밝고 유쾌하고 기운 넘치는 사람이고 싶다"라며 "개그맨으로선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다. 이미 현지 에이전시와 미팅도 했고, 프로필도 준비돼 있다. 궁극적으론 미국의 에미상(Emmy Award)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게 목표다.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코미디언 김영철로 거듭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김영철은 "BTS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그리고 얼마 전 매니저가 TV를 보다가 아프리카에서 내 노래 '따르릉'을 듣는 걸 봤다고 알려줬다. 그 얘길 들으니 이제는 정말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겠다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왕성히 활동하면서 영어 공부를 놓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다. 분명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19년 강호동은 JTBC '아는형님'에서 "김영철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내년에 반드시 해외에 진출시키겠다"고 예고 했다.
2년이 지난 2021년, 데뷔 22주년에 김영철은 미국으로 향하게 됐다. 그의 오랜 꿈, 그 열정이 편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김영철은 오는 23일 자신의 생일 날 미국으로 출국한다. '철파엠'은 스페셜 DJ가 대신한다. 김영철은 2주 자가격리를 포함해 약 3주 동안 DJ 자리를 비운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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