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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나혼자산다' PD "'초심 잃었다?' 더 민감하게 느껴요"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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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MBC 제공]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는 허항 PD


[OSEN=연휘선 기자] 8년째 인기 있는 방송사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 PD가 어깨에 얹힌 짐을 고백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고 있는 허항 PD는 2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언론들과 만났다. 2013년 3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방송인 전현무, 박나래와 샤이니 키, 배우 성훈과 이장우, 웹툰작가 기안84, 가수 박재정 등이 무지개 회원으로 출연 중이다.

올해 2월부터 연출을 맡은 허항 PD는 "기존에 많이 사랑해주셨던 색깔은 유지하되 실험적인 시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은 항상 갖고 있었고, 워낙에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었고, 연예 대상 수상자도 많이 받고, 올해의 프로그램도 있고, 화려한 커리어가 있는 프로그램에 제가 들어가서 어느 정도까지 프로그램을 잘 만들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있었다. 스코어에 대한 부담 보다는 당연히 사랑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해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고의 프로그램을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옛날부터 봐오시던 시청자 분들이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는 피드백을 주셨고, 기존에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도 의지가 컸다. 연출적으로는 올해 사회 초년생이나 독립을 갓한 분들의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담으려고 노력을 했다. 스튜디오 멤버들의 변화도 조금씩 있었다. 조금씩 방향키를 천천히 돌려서 '나 혼자 산다'가 어느 시점에 가면 이 때와 달라졌고 새로워졌다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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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누팜 트리파티, 박재정, 표예진, 남윤수 그런 분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시청자 분들이 보셨을 때 모두가 아는 연예인이 지금은 아닐지라도 성장해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고, '저 친구 이름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열심히 사네' 하는 인상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나 혼자 산다' 이후 다양한 관찰 예능이 많아진 가운데 현재 '나 혼자 산다' 만의 차별점에 대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1인 가구를 조명한다'라는 말이 예능적인 윤색이나 연출자의 가감이 없이 그 사람을 오롯이 보여주는 포맷인 것 같다. 그 순수성을 지켜온 게 8년 장수 비법인 것 같다. 한 사람 이야기를 양념 없이 보여주는 힘이 강력하다. 그런 부분이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다만 허항 PD는 최근 '나만 잘 산다', '나 혼자 잘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 혼자 산다'의 초심이 희석됐다는 지적에 대해 "의견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사실 모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마찬가지인데 어떤 프로그램들을 만났을 때 이 사람이 예능적으로나 스토리 적으로 좋은 경우에 섭외를 하고 촬영을 하는데 좋은 집, 동네가 포인트가 아니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시청자 분들이 봤을 때 좋은 집이 나오고 위화감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부분을 저희가 감안을 하고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 부분을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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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는 "저희는 멤버십 기반이 아니라 싱글라이프를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드리는 프로그램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모였을 대 공감대도 얻고 도움도 받으려고 정모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패널 형태로 정착이 됐는데 우정도 싹텄다. 그런데 멤버들끼리 친해지고 하다 보니 거기서 뽑아내는 재미가 있고 그런 재미가 부각되다 보니 시청자 분들 중에는 싱글 라이프가 주가되는 프로그램에서 멤버들끼리가 왜 주가 되냐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스토리가 주가 된다. 멤버십은 거기서 파생되는 거다. 더 예민하게 반응해서 이 부분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엄밀히 말해서 고정 출연자라는 개념은 없다. 홈페이지에 자주 출연하는 멤버 분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지금 현재 많이 출연하는 분들이 있는데 고정출연자, 반고정, 고정이 아닌 분들이 있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튜디오 형태에서 메인, 서브, 패널 나눈 적이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서 각자 일상을 한번씩 모여서 보는 모임 같은 느낌인데 그 부분이 '이 분은 고정'이라고 나눠지는 것 같았다. 애초에 이 프로그램은 고정 출연자 없이 혼자 사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예전에 나온 김광규처럼 다시 돌아오거나 때로는 스케줄 때문에 못 나오거나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허항 PD는 "섭외는 쉽지는 않다. 예나 지금이나. 사적인 영역인 집을 공개해야 하고 본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고 출연하는 순간 시청자 사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기 대문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섭외 과정에서도 저희가 조심스럽게 요청을 드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1순위는 지금 현재 제일 궁금한 분이 누구일까 생각한다. 올림픽 끝난 직후에 김연경, 오상욱 선수를 섭외한 것처럼 저희끼리 궁금한 분들을 리스트업을 하고 혼자 사시는데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라고 섭외 비화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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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시청자 피드백은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앞으로도 반영할 것"이라며 "다만, 시청자 반응이 출연자 일상에 200%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안하고 고맙게도 네티즌 악플을 받으면 인간으로는 위축되는데 방송으로 녹화할 때는 최대한 텐션을 올려서 무지개 회원들로는 본인들끼리 즐겁게 하려고 한다. 그런데 '나 혼자 산다’가 예민한 프로인 게, 방송상 있던 일들이 제작진한테 비판이 오는 것 이상으로 개인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많이 돌아간다. 이번에도 저희 제작진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자면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얼마든지 저희가 받아들일 수 있다. 항상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출연자나 개인을 향한 글이나 악플, 커뮤니티 반응은 자제해달라. 출연자에 대한 상처를 가늠할 수 없다. 개인에 대한 비난은 자제 해주셨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달라. 지적해주고 비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허항 PD는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새로움을 찾아내는 게 어려운 과제다. '나 혼자 산다’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은 신선하다고 계속 끊임 없이 찾아내고 기존 회원도 발굴하는 게 저희 하는 일의 90% 이상이다. 강력한 포맷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게 저희의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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