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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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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아 짝퉁 착용→피부색 논란, 흥행에 가려진 넷플릭스의 허술한 민낯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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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신기록 쓴 '솔로지옥', 천덕꾸러기 신세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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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출연자/ 사진=넷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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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이 국내 예능 최초로 TV쇼 부문 월드 10위에 올랐으나 프로그램 안팎으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출연자의 가품 착용부터 피부색 차별까지 각종 논란이 전세계로 확산되며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국가 망신'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지난달 18일 처음 공개된 '솔로지옥'은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아홉 남녀의 솔직하고 화끈한 연애 리얼리티쇼다. 비연예인들의 커플 매칭을 그리지만 유튜버, 헬스 트레이너, 의류브랜드 대표, 댄서 등 화려한 직업을 가진 출연진으로 구성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예인 버금가는 출중한 외모의 남녀들을 한데모아 자극적이고 높은 수위의 데이트를 그린 만큼 과감한 노출도 꺼리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솔로지옥'은 총 8부작을 공개하는 동안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TV쇼 스트리밍 1위에 올랐다. 홍콩에서는 2위, 대만·말레이시아에서는 3위, 인도네시아·모로코에서는 4위, 캐나다에서 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 예능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솔로지옥'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 출연자들을 둘러싼 의혹이 쏟아졌다.

탤런트 출신 의류사업가 최시훈은 유흥업소 접대부 출신이라는 루머로 곤혹을 치뤘다. 이에 최시훈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저는 호스트바선수(오리)가 아니다"며 "살면서 나쁜 일 한번 안 하고 착실하게 살아왔다. 이 루머에 대해서는 제 목숨을 걸 수 있다"고 즉각 해명했다.

출연자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솔로지옥'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가 가품 착용 논란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송지아가 착용했던 의상과 액세서리가 가품이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그의 본업이 패션, 뷰티 제품을 소개하던 유튜버였기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심지어 송지아가 '솔로지옥' 출연 당시 입었던 일부 의상도 가품 의혹을 받았다.

이에 송지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적해 주신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디자이너분들의 착장물 침해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브랜드 론칭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으면서 가품을 착용했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품을 진품으로 속여 수익을 창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송지아의 가품 논란은 해외 매체에서도 집중조명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솔로지옥'에 출연한 송지아가 패션 브랜드 모조품을 착용하다 발각돼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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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출연자/ 사진=넷플릭스 캡처



이에 더해 해외 시청자들은 '솔로지옥' 출연자들의 일부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방송 초반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의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두고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몇몇 출연자들이 첫 인상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너무 하얗다", "피부가 하얀 톤인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각종 논란이 터지자 프로그램의 글로벌 인기는 국내 콘텐츠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았다. '솔로지옥'이 국내 예능 최초의 성적을 달성했음에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솔로지옥'의 세계적인 흥행은 도리어 독이 된 셈이다. 갖은 논란이 실시간으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재생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로벌 및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 넷플릭스의 미흡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19일 넷플릭스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 간담회에서 '솔로지옥' 논란에 대해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놨다.

이날 그는 "넷플릭스가 전세계에 스트리밍한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매일 새로운 배움이 있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저희가 번역이나 더빙 같은 부분은 제3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그 부분들에 대해서는 케이스가 쌓일 때마다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서 겸허한 자세로 계속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불거진 프로그램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는 쏙 빼놓은 채 앞으로의 변화만 약속했다. 실망한 시청자들을 달래기보다는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다"는 뻔한 입장 뿐이었다. 토종 OTT 플랫폼에서 불거진 논란이라면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었을까란 의문이 고개를 든다.

세계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넷플릭스의 해명은 터무니 없었고 실망감만 더했다. 지난해 4·4분기 매출만 77억1000만달러(약 9조 1980억원)를 거둬들였던 넷플릭스가 "아직 배우고 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글로벌 OTT 기업으로 선망받던 넷플릭스에 거품이 끼었던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을 선점했으나 후발주자들에게 추월을 허용하는 등 부진한 실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쟁업체의 성장으로 치열해진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도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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