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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오징어게임·봉준호·아미…책으로 보는 K콘텐츠와 팬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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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봉준호 코드'·'페미돌로지'

연합뉴스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K콘텐츠'의 성공비결과 팬덤문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책들이 나왔다.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은 방송사 PD 출신인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원장 등 대중문화 전문가 일곱 명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한국 콘텐츠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홍경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정작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평범하고 지긋지긋한 무언가를 세계인이 흥미롭게 소비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K스러움'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무언가 이상하고 기이한데 진심이 담긴 한국적인 혼종'을 K스러움으로 정의한다면 '오징어 게임'이야말로 "K스러움의 혼합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여혐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여성 묘사나 중년 남성을 향한 연민 가득한 서사 역시 이상하고 한국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

'오징어 게임'을 변곡점으로 한국 드라마 산업의 성격이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조교수는 "한국의 영상 콘텐츠 산업 전반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이제 한국의 드라마 산업도 오히려 한국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다양한 나라의 새로운 취향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확장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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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코드'를 쓴 영화평론가 세 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일곱 편을 하나의 전집으로 보고 엄마·소녀·노인·계단 등 열두 가지 코드를 추출한다.

봉준호 영화에서 엄마는 표면적으로 모성애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사건의 기원에 있는 존재다. 끝내 살아남거나 사라지는 소녀는 봉준호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인의 역할은 항상 실패로 끝나며, 미끄러지는 의미로서의 계단은 사회의 단단한 계급구조와 위계질서를 위반하는 전환의 메타포라고 저자들은 해석한다.

봉 감독은 인터뷰에서 단편 '지리멸렬'부터 '기생충'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계단 혹은 지하공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계단이란 것 자체가 수직, 수평면이 맞물려져 있기 때문에 거기에 빛을 떨어트릴 때의 느낌이 좋다. 계단을 위에서 내려다볼 때와 밑에서 올려다볼 때 달라지는 느낌 등, 계단 자체에 드라마틱한 힘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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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페미돌로지'는 K팝 아이돌과 팬덤문화, 이들이 형성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본 책이다. 페미돌로지(Femi-dology)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아이돌로지(Idology)라는 뜻으로, 책 기획자들이 만든 말이다.

미디어문화 연구자 이지행은 BTS 팬덤인 아미가 서구 전통 미디어의 왜곡된 담론에 저항하는 사례에 주목한다. 연구자이자 동시에 팬인 '아카-팬'들은 칼 구스타브 융의 정신분석학과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연설, 양자역학과 그리스 신화를 가져와 'BTS는 진지한 예술가가 아니다'라는 시각을 반박한다. 아미는 '어린 여성으로만 이뤄진 팬들'이라는 미디어의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적 팬들을 대상으로 인구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전세계 아미는 BTS를 둘러싼 담론 투쟁의 장에 참여하면서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일종의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인식을 획득한다. 그리고 이런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편협한 인종주의와 영어 중심주의로 구성된 서구 음반 산업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노출하는 초국적 팬덤으로서의 담론 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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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 인물과사상사. 정길화 등 지음. 304쪽. 1만7천원.

▲ 봉준호 코드 = 미다스북스. 이용철 등 지음. 304쪽. 1만6천500원.

▲ 페미돌로지 = 빨간소금. 류진희·백문임·허윤 기획. 348쪽. 1만8천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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