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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극장에서라도 BTS 콘서트 보자"…객석 수놓은 '아미밤'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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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서울콘서트 '아미밤 상영회'…시시각각 색 바뀌며 팬들 응원

"함께 춤 춰달라" RM 말에 포인트 안무로 호흡

연합뉴스

'아미밤 상영회' 열린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G관
[롯데컬처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G관. 평소라면 대작 영화를 보려는 일반 관객들이 모여들었을 장소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차림새는 사뭇 달랐다.

오후 6시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2회차 공연 '라이브 뷰잉'이 펼쳐지는 상영관이기 때문이다. 생중계 시작 1시간 전부터 로비는 BTS 팬들인 '아미'(ARMY)들로 북적였다.

보라색 옷과 액세서리로 멋을 낸 이들은 BTS 응원 도구인 '아미밤'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상영관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BTS 콘서트 라이브 뷰잉은 국내를 비롯해 총 60개국의 극장에서 진행됐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팬들이 아미밤을 흔들며 응원하는 '아미밤 상영회'가 열린 서울 소재 유일한 극장이다.

공연장과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BTS와 최대한 가까이 있고 싶은 팬들 사이에서 예매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달 24일 예매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440여 석이 매진됐다.

1층에 마련된 BTS 굿즈 판매점을 둘러보던 직장인 이모(34)씨는 "현장 콘서트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케팅)에 실패해서 아쉬웠는데, 극장에서나마 BTS를 보게 돼 다행"이라며 "공연장에서 함께 호흡한다는 생각으로 즐기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온 정모(27)씨는 "광명 지역에도 라이브 뷰잉을 하는 곳이 있지만, 아미밤 상영회에 꼭 오고 싶어 일부러 잠실까지 운전해서 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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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밤 상영회' 열린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G관
[촬영 오보람]


상영관 내 불이 꺼지고 세계 최대 규모에 버금가는 가로 34m, 세로 13.8m 초대형 스크린에 BTS의 모습이 나오자 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미들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함성과 '떼창' 대신 아미밤과 박수로 응원을 이어나갔다.

440여 개의 아미밤은 별도의 페어링 과정 없이 중앙 컨트롤 방식으로 시시각각 색이 바뀌며 극장 안을 밝혔다. BTS가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으로 포문을 열자 아미밤에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불빛이 들어왔다. '불타오르네'와 '버터' 공연 때는 곡명과 어울리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밝혀졌다.

팬들은 2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 동안 지칠 줄 모르고 힘차게 아미밤을 흔들었다. 제자리에서 작게 춤을 추거나 리듬을 타는 사람도 많았다.

비록 콘서트 현장은 아니지만, 관객들은 BTS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함께 호흡했다. 리더 RM과 제이홉이 박수를 유도하자 객석에서는 손뼉 소리가 터져 나왔다. 멤버들의 농담과 장난 하나하나에도 반응하며 크게 웃었다. 슈가는 "전 세계 극장에서 100만명 정도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쩔어' 무대 때는 영상 플랫폼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이 돋보였다. 멤버 한 명씩 카메라를 잡고 얼굴을 가까이 댄 채 노래를 불러 스크린에는 BTS의 모습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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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밤 상영회' 열린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G관
[롯데컬처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미는 공연 후반부였다. 앙코르곡인 '에필로그: 영 포에버' 무대 때 스크린에는 손뼉을 쳐야 하는 부분을 표시한 응원법이 나왔고, 관객들은 다 같이 '칼박자'로 손뼉을 쳤다. "극장에 있는 분들도 함께 파도를 타자"는 멤버들의 말에 객석 우측부터 차례로 아미밤이 움직이며 물결쳤다. 마지막 곡 '퍼미션 투 댄스'가 흐르고 RM이 "함께 춤추자"고 말하자 객석에 앉아 있던 팬들은 신나게 포인트 안무를 췄다.

공연이 끝난 뒤 아미들은 아쉬우면서도 여전히 들뜬 표정으로 극장을 나섰다.

대학생 이모(23)씨는 "2019년 직접 갔던 콘서트와 비교할 수는 없어도 큰 화면과 사운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해 좋았다"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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