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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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어봤죠. 자유를 빼앗겼으니. 오히려 좋아요. 이제 무슨 일이 생겨도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반 만에 국내 팬들과 '무함성' '무기립'으로 만난 허심탄회한 속내를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13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의 마지막 공연을 열고 팬들을 만났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은 2년 반 만에 서울에서 개최되는 대면 콘서트로 지난 10일 막을 올렸다.
공연은 '무함성' '무기립'이었지만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3회차인 이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온', '불타오르네', '쩔어', 'DNA', '블루 앤 그레이', '블랙스완',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 '라이프 고즈 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다이너마이트', '버터', '잠시', '윙즈', '스테이', '쏘 왓', '아이돌' 등 히트곡 레퍼토리를 쏟아냈다.
앙코르로 '봄날', '위 아 블렛프루프:디 이터널'을 선보인 뒤 마이크를 잡은 정국은 "아미 여러분들 보면서 노래를 부르니 정말로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뭉클한 표정을 지었다.
지민은 "앵콜 무대 시작 전 백스테이지에서 여러분의 박수 응원을 들었는데, 박수 응원도 좋지만 함성이 너무 듣고 싶다. 너무 감동적이고 좋았지만 언젠가 목소리로 응원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RM 역시 "아미는 아름다운 미성의 약자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미성을 들을 날이 머지 않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 마무리에 앞서 이들은 "사상 초유의 박수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제이홉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 공연이 끝나서 기분이 좋은 건지, 아니면 아직도 뭔지 모를 이 감정이 남아있는 건지. 아직도 좀 헷갈린다"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이홉은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생각지도 못한 팬데믹 상황이 와서 여러분도 못 보고, 아둥바둥 뭐라도 해보자고 많은 것들을 해봤는데, 막 심장을 울리는 건 없었다. 그래서 사실 여러분을 언제 볼 수 있으려나 생각을 많이 하고 깊은 슬럼프에도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회차 공연을 하고 나니 안도감이 들더라. 숨을 쉬고, 뱉을 때 뭔가 그 안도감이 나를 지탱해주더라. 여러분을 봤다는 것. 비록 완벽하게 다 채워지지 않은 공연장, 함성을 지를 수 없는 공연이라도 여러분을 봤다는 데 안도감이 나를 잡아주더라"면서 "굉장히 뜻깊은 서울 3회차 공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마무리는 조금 오그라들 수도 있지만, 이 기운을, 온도를 잊고 싶지 않아서 숨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마무리하겠다. 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정국은 "여러분 많이 힘들었죠? 저희도 많이 힘들었다. 아미 여러분을 못 봐서. 저희는 그래도 유대감이라 해야 할까. 데뷔 때부터 잘 형성되어 있어서 멀리 있어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드리고, 결국 2년 반 지나서 이렇게 또 만나서, 함성은 못 지르지만 결국엔 또 웃고 있지 않나. 앞으로 저희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여러분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웃을 날은 많이 있을 거라고 감히 예상해보니, 함께 친구처럼 가족처럼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오늘 와주신 아미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지민은 "이번 3회 동안 여러분을 만나는 동안 마구마구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서로 묻고 싶고 얘기하고 나누고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첫날 공연 끝나고 멤버들끼리 너무 속상했다. 다시는 이런 식으로 공연하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도 방황도 해보고 울고 술마시고 풀고 또 단단해지면서 이렇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예전처럼 편하게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3일 동안 여러분이 주시는 에너지는 그대로 받았다. 너무 고맙다. 예전부터 늘 '다음에는' 이랬는데, 어쨌든 만났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만났고, 만났다는 이 자체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고, 다음에는 꼭 같이 노래 부르고 대화하는 시간이 오면 좋겠다. 진심을 다해 너무 감사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2년 반 만에 공연을 하면서, 아직까지도 우리를 이렇게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데 대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 좋은 노래 좋은 무대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진은 "저도 아미 여러분들이 다 만들어서 해주시길래, 저도 이번에 스텝들의 도움을 받아 머리띠를 제작해봤다.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나는 우리 아미 여러분들의 팬이다, 사랑한다는 게 있는 것 같다. 아미도 써 있지만 하트도 있다. 아미 사랑한다"고 말했다.
뷔는 "머리 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 안 되는 것 있지 않나. 그래서 생각해보다가, 어제 반신욕을 하면서 책 한 권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찾아보자 하다가 사실 잠들었다. 책 제목 이름을 이야기하고 싶다. '한 번도 사랑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다"고 아미에 대한 깊은 사랑을 전했다.
슈가는 "코비드 시작되고 초반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어느 정도 약간의 희망이 있었다. 몇 달 뒤면 공연할 수 있겠지, 였는데 그게 2년 반이 된 것이다. 우리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여러분 위해 시도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이번에도 주경기장을 빌려서 만오천 분 들어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나는 이곳이 야외인 줄 알았는데 실내인가 보더라. 3층을 열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다들 함성 지르고 탈진할 때 까지 놀아보자"고 말했다
RM은 "사실 다 이심전심, 일심동체다. 나는 15살 때부터 앞에 관객이 2~3명일 때부터 함성이 없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준비하면서도, 잠을 잘 못 잤다. 두려움이 컸다. 간만에 보여드리는 모습에서 100% 200%를 보여드려도 모자란데 50% 혹은 그보다도 못 보여드릴까봐 공포스럽고 두려웠다. 친구들에게서 프로답고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배웠다. 나는 부정적인 편인데 친구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우리는 바닥을 찍어봤다. 자유를 빼앗겨 봤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좋다. 무슨 일이 생겨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공연도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전한 경험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3일 동안 큰 사고 없이 공연이 완성될 수 있었던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런 제한된 상황에서도 여러분을 보겠다는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너무 보고 싶었고 너무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RM은 "3일간의 기적 같은 콘서트가 끝나간다. 5개월 전에 온라인 콘서트 할 때 이 주경기장에서 여러분 기다리겠다고 한 것 처럼, 더 먼 미래에서 언제나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다. 그 때도 오늘처럼 열심히 할테니 꼭 찾아와주시길 바란다"면서 마지막 곡 '퍼미션 투 댄스'를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각 회차별 1만5천 명이 현장을 찾아 3회차까지 총 4만5천 명의 팬들이 함께 했다. 2일차 공연은 라이브 뷰잉으로 전 세계 75개국 국가, 지역의 3711개 영화관에서 실황 중계됐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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