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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키운 방시혁… 이건희·반기문과 같은 서울대 명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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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방시혁(오른쪽)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서 학위서를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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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키운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서울대 명예박사(경영학)가 됐다. 대중문화계 인사로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사례는 방 의장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방 의장에게 경영학 분야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방 의장이 하이브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대한민국문화예술 산업 확장과 혁신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최해천 대학원장은 추천사에서 “방시혁 의장은 우리나라 K-팝을 세계 최고의 대중문화로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우리나라 대중문화 및 세계 음악 발전에 공헌하고 전 세계적인 음악 산업 시스템을 창출한 그의 공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방 의장은 경영자이기 이전에 유능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며 “명실상부한 인터내셔널 뮤직 리더로서 전 세계 대중음악 문화를 한 차원 발전시키는 세계적인 경영인으로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방 의장처럼 한국 문화 고유성을 기반으로 기술과 시장 결합을 이해하며 산업 이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후학들이 나와야 하는 시대라고 주문했다.

방 의장은 답사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기에 경영 현장 일선에서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지식과 교훈들을 체득하면서 기업의 본질이 장기 비전을 가지고 생존하고, 성장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스스로 진단과 처방을 내렸던 것이 돌아보면 지금까지 회사를 살아남게 한 결정적 이유였다”며 “기업의 제1 목표는 생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생존해야 질적, 양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고용 창출 등 궁극적 사회가 부여한 과제로서 문제를 개선하면서 고객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다만 “그저 살아남기만을 위한 1차원적 생존이 아니라 기업 고유의 목적에 연동되는 장기 비전을 가지고 이를 실현하며 지속 성장해나가는 생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시기 BTS 투어가 무기한 연기되고 코스피 상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언급하면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시장이 거스르기 힘든 변화의 흐름 정도가 아니라 몇 가지 특수한 산업군을 제외한 모든 산업군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인 재앙이었다”고 했다. 이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본질을 믿고 지키려 하다 보니 어느새 팬데믹이란 긴 터널의 끝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에 이른 것 같다”며 “다행스럽게도 하이브는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생존과 함께 경계 없는 확장을 이루는 것까지도 성공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방 의장은 “예측할 수 없는 위협은 언제든 또 예고 없이 찾아올 것”이라며 “리오프닝(일상 회복) 국면에 들뜨기보다는 기술과 문화의 융합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미래 세대의 음악 산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지속해서 연구하면서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애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기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키며 궁극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가, 경영인이 되려 한다”고 했다.

서울대는 학술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하였거나 인류문화의 향상에 공적이 큰 사람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고 있다.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자는 1948년 더글라스 맥아더 미국 원수 이후로 112명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등이 있으며, 한국인 중에는 2000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006년 소설가 박완서, 2008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12명이 학위를 받았다.

한편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인 방시혁은 1994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동갑내기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눈에 띄어 1997년부터 JYP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2005년 JYP를 나와 자신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리고 2013년 첫 남성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다. 방탄소년단이 명실상부 글로벌 수퍼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방 의장 역시 세계적인 제작자가 됐다.

지난해 사명을 빅히트에서 하이브로 변경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미국 경제 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서 발표한 ‘2022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에 뽑혔고,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이강은 기자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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