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복 라이프플라자 대표 "예선에 현지 학생 대거 몰려 한류 열풍 확인"
한국어 웅변대회도 10년째 개최…"사명감으로 한국문화 보급"
안치복 베트남 라이프플라자 대표 |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베트남에서 한류는 K-팝·드라마·영화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 중이라 이참에 K-트로트 행사를 마련했는데 참가자가 몰려 깜짝 놀랐습니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7월 16일 'K-트로트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안치복(57) 라이프플라자(Life Plaza) 대표는 3일 "트로트는 베트남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발라드인 볼레로(Bolero)와 감성과 음 꺾기에서 닮은 게 많아 K-팝처럼 사랑받은 음악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세계한인언론인협회가 주최한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2004년부터 베트남 주요 도시인 호찌민과 하노이 등에 배포하는 격주간지인 '라이프플라자'를 발행하고 있다.
라이프플라자가 주최하는 이번 트로트 경연 대회는 호찌민 재정경제대학(UEF) 대강당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이 얼마나 될까 염려했지만, 80여 팀이 몰려 별도 예선을 마련했다. 영상 심사를 거쳐 16일 최종전에는 30팀이 무대에 오른다. 입상자에게는 부상으로 1억동(약 560만원)의 상금도 주어진다.
안 대표는 "대학생 대상인데 트로트를 맛깔스레 부르는 이들도 많고 참가 열기도 뜨거워 놀랐다"며 "한국에서 트로트가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라이프플라자는 지난 5월 14일 '한국어 웅변 스피치 대회'도 열었다. 호찌민외국어정보대(HUFLIT)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행사에는 베트남 남부 지역 12개 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2개 팀이 경연을 펼쳤는데, 이날 행사장에는 500여 객석이 모자라 통로까지 사람들이 몰렸다.
10년째 웅변대회를 열어온 그는 "한류의 영향뿐만 아니라 한국 유학이나 한국 기업 취업 수요도 많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웅변대회 대상 수상자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한국어웅변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데, 라이프플라자가 항공편과 숙박 등을 지원한다.
그는 "매년 자유 주제로 여는데, 한국과 베트남의 화장실 문화, 한국 사투리의 구수함, 양국 동화의 닮은 점 등 이야기 소재가 다양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베트남 'K-트로트 경연대회'와 '한국어 웅변 스피치 대회' |
안 대표는 베트남 국적항공사인 베트남항공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기내지 '헤리티지 코리아(HERITAGE KOREA)를 제작해 몇 년간 납품하기도 했다.
한국을 알리는 일에 왜 이렇게 열심이냐고 묻자 그는 "처음에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소소한 이벤트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1년씩 준비해 진지하게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며 사명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라이프플라자는 편집국장, 디자인 담당, 기자, 대학생 인턴기자 등 16명이 모두 한국어를 전공한 베트남인이다.
격주간지이지만 인터넷으로는 매일 기사를 업데이트한다며 "한국과 베트남 양쪽을 잘 알면 균형 잡힌 시각으로 기사를 쓰면서 현지 중요 소식도 발 빠르게 전할 수 있겠다 싶어 채용했는데, 덕분에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 독자도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에서 식당 등 요식업도 하는 그는 "늘어나는 한인 이주자들의 초기 정착을 도우려는 소박한 생각에 잡지를 창간했는데, 이제는 한인의 권익도 보호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매체가 되려고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월에는 호찌민을 비롯한 남부지역 12개 대학 관계자들과 한국을 방문해 지방대학과 자매결연, 교환 유학생 파견 등 대학 간 교류 행사를 연다.
안 대표는 "베트남은 한국과 정서적으로 비슷해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K-트로트 경연이나 웅변대회처럼 즐겁고 신나는 일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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