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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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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박해수 "넷플릭스만 나온다오해..'식사는 잡쉈어?' 유행어 될지 몰라"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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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하수정 기자] '수리남' 박해수가 드라마 속 유행어 '식사는 잡쉈어?'를 비롯해 에미상 후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수리남'에 출연한 배우 박해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수리남'(각본감독 윤종빈, 제작 (주)영화사 월광·(주)퍼펙트스톰필름)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한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6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 분)으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 강인구(하정우 분)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수리남'은 OTT 콘텐츠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457 포인트를 얻어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4위를 기록하는 등 공개 3주 차에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박해수는 극중 오랫동안 마약왕 전요환의 뒤를 추적해 온 국정원 팀장 최창호로 분해 열연했다. 최창호는 전요환을 잡기 위해 강인구와 협업하는 국정원 요원이자, 인구에게 국정원 비밀 작전을 제안한다. 동시에 사업 파트너 구상만으로 신분을 위장해 전요환에게 접근하는 캐릭터다. 극과 극의 인물을 소화해 1인 2역을 연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박해수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종이의 집' '수리남', 영화 '사냥의 시간' '야차' 등 최근 작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여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현재 촬영 중인 차기작 '대홍수'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리남'이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는 것에 대해 "딱 오픈하는 날 비행기 안에 있었고, 공개 하루 이틀부터 관계자 분들이 '수리남'에 대해 물어봤다. 그래서 '자신있게 만들었다, 한국의 최고 배우들'이라고 하면서 감사하게 말씀드렸다. '식사는 잘 잡쉈어?'가 더 유행어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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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잡쉈어?'라는 인사말이 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구상만의 시그니처가 됐고,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유행어로 번지고 있는 상황.

박해수는 "유행어가 될지 예상 못했다. 그렇게 좋아해 주실지, 그 정도로 유행어가 될지 몰랐다"며 "사실 '식사를 잡쉈어?'가 어려운 얘기는 아니고,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다. 감독님께서 내 캐릭터를 살리려고 만들어 주셨는데,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면 '밥 먹었어?' 묻지 않나. 이상하게 대사를 할 때부터 입에 잘 붙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최창호와 구상만을 오가면서 연기한 박해수는 "두 캐릭터를 굳이 구분 지으려고 하지 않았다. 무역상의 양(아치)스러운 느낌만 있을 뿐, 더 격렬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구상만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안에서 장난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의상 콘셉트 회의를 많이 했다"며 "덕분에 최창호의 대사들은 더 국정원 요원스럽게 만들었다. 구상만 대사는 감독님이 쓰셨던 대로 유지하면서 최창호는 더 딱딱하게 문어체적인 대사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해수는 최창호도 실존 인물이 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며 "그 분을 만날 수도 없고 만나서도 안 됐다"며 "개인적으로 국정원 요원의 미주 팀장으로 있으면서 전요환만 쫓았는데, 그게 국가에 대한 헌신인지, 사명감인지, 욕심인지 헷갈렸다. 난 집착이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광범위한 느낌이라서 캐릭터를 만들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 등 현지에서 우리의 안전을 보호해주기 위해 국정원 분들이 오셨는데, 실제로 최창호의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유명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며 "다만 그 이상은 말해주지 않았다. 하정우 선배가 연기한 인물인 강인구의 실존 인물 K씨와 사모님도 현장에 오셨는데, '저분이라면 수리남에서 살아남았겠다' 싶을 정도의 포스가 있으셨다. 피부톤도 검으시고, 강하게 생기셨더라"며 직접 만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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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은 '오징어 게임'의 주역인 박해수 덕분에 '수리남' 촬영 당시 도움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박해수는 "공항에 도착하니까 호텔 직원들이 내 싸인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서비스를 좀 더 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박해수는 "근데 그곳에서는 나보다 (유)연석이 인기가 더 많았다"며 "그래도 거기까지 '오징어 게임'의 반응이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날 기다리면서 손을 흔들어 주시는 것도 신기했다"고 답했다.

박해수는 연달아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하면서 글로벌 OTT의 영향력을 제대로 느끼고 있지만, 항간에 일부러 그런 작품만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는다고.

그는 "급변하는 시대인데 우리는 굉장히 빠르게 접근하고 적응하는 느낌이 든다. K콘텐츠가 아시아 콘텐츠의 하나가 아니다. 외국 관계자 분들은 아시아 배우가 아니라 한국 배우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굉장히 자부심을 갖게 된다"며 "나는 한 관객을 위해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배우다. 가장 작가주의적인 무대에서 공연하던 사람인데 어떻게 넷플릭스에서 일하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일부러 넷플릭스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런 오해를 많이 받나보다"라는 질문에 "사실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물어봐주신다. 난 자연스럽게 내가 한 작품들이 넷플릭스였고, 그중에는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로 넘어온 것도 있다. '사냥의 시간' '야차'가 그런 경우"라며 "나도 신기했다. '어떻게 이렇게 되지?' 싶었다. 해명할 건 아닌데 그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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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지난 13일 오전(현지시간 12일)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오징어게임'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은 실패했다. 그럼에도 '오징어게임'은 아시아 최초로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받아 총 6관왕에 등극해 새 역사를 썼다.

"갈 때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박해수는 "우리 팀이 1년 동안 엄청 열심히 달려왔고, '오징어 게임' 덕분에 에미상을 가는 게 뜻 깊었다"며 "비행기에서 잠을 많이 자야 되는데 한 숨도 못자고 미국에 도착했다. 기대. 아닌 기대와 함께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곳에 가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 미국 현지에서 에이전시도 만나고, 여러 에미 관련 행사와 파티도 많았다. 지금까지 갔었던 행사 중 규모 면에서도 그렇고, 준비도 그렇고, 모든 스타과 배우들을 다 만났다. 사진만 엄청 찍어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해수는 남우조연상을 놓쳤지만, "원래 수상에 기대를 크게 하진 않았다"며 "정말 좋은 배우들과 노미네이트가 돼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 어머니한테 전화가 와서 '그래도 수상소감을 준비하라'고 하시더라. 내가 따로 적을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손편지를 적어주셨다. 직접 쓰신 손편지를 찍어서 보내주셨고, 내가 복사해서 썼다. '만약 무대에 올라가면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 종이를 턱시도 안에 넣어놨었고, 내 이름을 부르면 꺼낼려고 했었다"며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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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의 6관왕이 가장 기쁘다는 박해수는 "나야 안 됐어도 상관없는데, 정재 선배님과 감독님의 이름 불렸을 땐 노미네이트된 모든 배우들이 박수를 쳐주더라. 유난히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환호를 많이 해주셨다. 그게 너무 신기했다. 다만 작품상을 못 받은 건 아쉽다"며 "개인의 영광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다. 에미상이 끝난 뒤에는 파티에 가서 오영수 선생님이 꺾기 춤을 추셨다. 난 맥주를 들이 부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에 미국에 가서 현지 에이전시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창문은 열어놨는데,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건 언어적인 부분이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미국에서 영어를 완벽하게 하는 한국인을 원하는 건 아니다. 영어를 쓸 수 있는 한국인 캐릭터를 원한다"며 "예전에 여러 작품들이 들어왔는데 언어를 해석해주셔도 뉘앙스를 모르니까 어려워서 고사한 것도 있다. 지금 작품이 하나 있긴 한데 외국 감독, 외국 여배우, 한국 배우인 내가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상하고 계신 것 같다. 문을 열려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잘 해보고 싶다"며 글로벌 진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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