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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만기 '동네 한 바퀴' 경기도 이천 이웃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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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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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 남부의 풍요로운 고장, 경기도 이천. 땅이 드넓고 기름져 임금에게 진상미를 올렸던 쌀의 명산지이자,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도공들로 자연스럽게 도자기 마을이 형성된 대한민국 도자기의 메카이다. 오랜 전통을 자부심으로 지켜가고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빚어가는 소박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동네, 경기도 이천으로 198번째 동네한바퀴 여정을 떠나본다.

▶ 도자기의 메카, 이천 도자기예술마을

우리나라 도자 문화의 중심 도시인 이천. 지난 2008년, 도예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간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410,000m² 규모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藝's 파크)'를 조성했다. 도자기를 중심으로 회화, 규방, 목공예, 한지공예 등 300여 개의 다양한 공방들이 입주해 있다. 예스파크의 명물인 빨간 미니열차를 타고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며 도자예술의 향취를 느껴본다.

▶ 빨간 보석이 가득한 산수유 마을, 할머니의 달콤한 산수유 엿

산수유하면 전남 구례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천에도 산수유 마을이 있다. 마을 돌담길 담장 너머 가마솥에 산수유 엿을 만드는 할머니를 발견한다. 고단한 삶이었지만, 매년 11월이 되면 빨간 산수유 열매가 지천이라 산수유 덕분에 자식들 먹이고 가르치며 그 세월을 건너올 수 있었다. 이제 동네 이웃들과 콩 한 쪽도 나눠 먹으며 걱정없이 편안한 노년을 보낸다는 이난향 할머니의 달콤한 산수유 엿을 맛본다.

▶ 친정엄마의 마음이 담긴 '건강 발효 밥상'

신둔면 지석리 원적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시골 마을 마당에 장독이 가득한 집을 발견한다. 항아리 안에 든 것들은 간장이나 고추장이 아닌, 전부 각종 발효액이란다. 간호사 출신인 안옥화 씨는 총 150가지가 넘는 이 발효액들을 활용해 몸에 좋은 발효 약선 음식을 만들고 있다. 따로 다른 직원의 손을 빌리지 않고 남편과 단둘이서 정성을 다해 차려내는 건강 발효 밥상을 맛본다.

▶ 부부 도예가의 아기자기 미니어처 도자기

도자기 마을 거리를 걷다가, 한 가게 앞에서 작은 미니어처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는 김이경 씨를 발견한다. 벌써 20년째 손톱만 한 초미니 항아리와 커피잔 등 아기자기, 사랑스러운 작은 도자기들을 만들어오고 있다. 작게 만드는 것이 큰 도자기보다 훨씬 힘들고 손이 많이 가지만, 도자기를 좀 더 친숙하게 접하고 부담 없는 가격에 소유할 수 있게 되니 그 자체로 보람을 느낀단다. 이만기도 공방 안에 있는 물레 앞에 앉아 커다란 손으로 작은 미니어처 도자기 만들기에 도전해 본다.

▶ 90년 역사의 관고 전통시장 & 정 깊은 모자의 '닭발편육'

이천 시민들의 핫플레이스라는 90년 전통의 관고 전통시장을 방문해본다. 오일장 날 구수한 냄새가 반겨주는 한 족발집을 발견한다.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하는 모자(母子)의 족발집. 그런데 이 집엔 족발보다 더 눈에 띄는 이색적인 먹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닭발 편육! 닭발을 12시간 푹 고아낸 다음 매콤한 소스에 비벼 꾹꾹 굳혀서 만드는 닭발 편육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먹거리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닭발 편육은 이제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됐다. 모자(母子)의 사이처럼 쫀득쫀득 끈끈하고 매콤한 닭발 편육을 맛본다.

▶ 이천 명물, '게걸무' 김치와 수확 현장

이천의 명물 '게걸무'를 아시는지? 게걸무는 강화도 순무와 비슷하게 생겼고 뿌리가 마치 인삼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도 이천 지역의 토종 무로, 일반 무보다 수분량에 적어 더 단단하고 매운맛이 강한 것이 특징으로 게걸스럽게 먹을 만큼 맛이 좋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백사면 시골 동네를 걷다가 마당에서 김장을 담그는 이복순 할머니 가족을 만난다. 갓 담근 알싸한 게걸무 김치 한 조각을 맛보고, 수확이 한창인 마을 주민의 게걸무밭에 가본다. 평생 게걸무 농사를 지어온 주민에게 씨앗부터 잎까지 버릴 것 없다는 게걸무 자랑을 듣고, 게걸무 수확을 잠시 거든다.

▶ 손발척척 노부부의 게걸무 시래기 국밥 한상

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의 메인 메뉴는 '게걸무 시래기 국밥'과 '게걸무 시래기 비빔밥'이다. 4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순 씨는 이천에 오는 손님들에게 이천의 맛을 선사하고 싶어 게걸무 음식을 연구했다. 뜨끈한 게걸무 시래기 국밥에 열 가지 넘는 밑반찬이 따라오는, 손발척척 노부부의 푸짐한 밥상 한 상을 맛본다.

▶ 쇠뿔에 혼을 담는다, 세계 유일 전통화각장

마을 길을 걷다 마당에서 가마솥에 무언가를 끓이고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솥 안에 든 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쇠뿔. 쇠뿔은 전통공예의 재료로 쓰인다는데, 바로 푹 삶은 쇠뿔을 얇게 저며 평평하고 투명하게 만든 뒤, 안쪽에 그림을 그려 채색하는 전통 공예인 화각(華角)이다. 화각공예는 고려시대의 나전칠기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공예로 여성용 가구와 소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많은 이들이 모르는 희귀공예라서 거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화각의 전통을 2대째 잇고 있는 경기 제29호 무형문화재 화각장인 故 한춘섭 선생의 둘째 아들인 한기호 씨. 아버지 故 한춘섭 선생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화각 작품은 국빈들의 주요 방한 선물이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화각의 아름다움과 그 희소한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한기호 씨는 오늘도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198회는 10일 저녁 7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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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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