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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다음 소희' 배두나가 눈물로 전한 진심 "'버티고 있는 소희들에게 위로되길" [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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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배두나가 눈물과 함께 영화 '다음 소희'의 주제 의식에 대한 깊은 공감을 내비쳤다.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을 앞두고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배두나는 "코로나 기간 줌으로 몇 번 인터뷰를 했는데 직접 눈을 보고 이야기를 못 해서 아쉬웠다. 오랜만에 만나 봬서 반갑다"라며 들뜬 소감을 밝혔다.

배두나는 '도희야' 정주리 감독과 7년 만에 '다음 소희'에서 재회했다. 배두나는 "'도희야' 이후 연락이 없다가 7년 만에 연락이 와서 정말 깜짝 놀랐다. 진짜 이민 가셨나 했다. 나를 잊고 다른 인생을 살고 계시나보다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날 생각하고 불러주셔서 매일 하는 연락들보다 오히려 더 고맙고 감동이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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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는 두 주연 인물이 배턴터치 하듯 극을 이끌어가는 구조. 배두나는 소희(김시은)의 죽음 이후 등장해 후반부 극을 이끈다. 배두나는 "처음에 매니저가 나보다 먼저 보고 놀라서 '절반까지 봤는데 누나가 한 장면 나온다. 근데 누나가 춤을 춘다'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오히려 많이 안 나오는 게 좋다"라며 "춤을 추며 등장하는 장면은 연습을 많이 했다. '나는 힙합 천사야'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전개 방식에 대해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걱정이 됐다. 일단 관객들이 소희를 쫓아서 그녀의 마지막을 봤고 내가 하는 얘기는 거기에서 더 파헤치는 내용이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그간의 부담을 드러냈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이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나라면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관객분들이 내가 나온 지점부터는 감정적으로 따라가다 보니 격해질 수 있어서 나는 날 것의 연기로 내가 느끼는 그대로를 관객과 함께 호흡하면서 너무 오버하지도, 절제하지도 않고 연기해야겠다 생각했다. 연기적으로는 부담스러웠지만 구조적으로는 참신하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플래쉬백으로 왔다 갔다 하거나 유진이 처음부터 나오는 것보다 이런 전개 방식이 영화에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배두나는 2번째로 작품을 함께한 정주리 감독과 깊은 동지애가 생겼다고 밝히며 "영화를 한 편 찍을 때 배우는 촬영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 소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지처럼 지켜봤다. 정주리 감독 영화가 몇 백만씩 관객을 모을 기대작은 아닌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꺾이지 않는 마음'이 멋있더라"라고 했다.

이어 "'도희야' 때보다 리더쉽이 더 강해졌다. 그때는 쑥스러워했는데 이번에는 시간 지체하지 않고 디렉션도 시원하게 주더라. 나는 고지식한 사람이 좋다. 취향도, 친구도 비슷한 사람끼리 가는데 나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고, 착하고, 고지식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정주리 감독은 크리에이터로서는 고집이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날카롭고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일단 영화를 너무 잘 만든다. 제가 그분의 영화를 좋아한다"라며 애정을 표하면서도 "정주리 감독이 한 살 어린데 언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보스고 고용주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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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도희야'에 이어 '다음 소희'에서도 다시 형사로 분해 어린 소녀를 지키기 위한 분투를 이어간다. '도희야' 세계관 확장이라는 말에 배두나는 "'또 형사 역을 한다는 게 괜찮을까 생각했다. 마블 시리즈처럼 느껴지면 어쩌지 고민하면서 감독님에게 세계관 이어갈 거면 도희야 이영남 형사로 그대로 가든가 아니면 이일남 이이남으로 가자고 말했는데 감독님이 이런 농담에 넘어가지 않는 자기의 확신이 있더라"며 재치 있는 대답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둘은 완전 다른 사람이 생각한다. 감독님은 '도희야' 이영남보다 '다음 소희' 오유진이 더 지치고 어두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오유진은 사회 속에 잘 속하지는 못하고 이영남보다 더 철저하게 외로웠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도희야'와 '다음 소희' 뿐만 아니라 '비밀의 숲', '브로커'까지 최근 다수의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감독이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역할을 내가 맡는 것 같다. 형사는 사건을 보고 파헤치고 알아가는 역할이다. 예전에도 감독의 시선, 관찰자의 역할을 많이 했는데 나이도 있고 하니 형사가 많아지는 거 아닐까 한다. 또,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서 고르다 보니 많아진 것 같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어 배두나는 "형사라고 해서 피하거나 차별화를 두어야한다고 생각은 안 한다. 형사는 그냥 직업일 뿐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서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사람, 이상향을 그리려고 했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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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것에 이어 아미앵국제영화제, 판타지아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그는 "영화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좋은 평을 받으니까 감독님이 얼마나 잘 만든 건지, 떨리기도하고 설레기도 한다. 내 자식은 아니고 감독님 자식이겠지만 내 자식이 나가서 칭찬받고 있는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히면서도 "근데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어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어떤 평을 받을지 더 떨린다"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아직도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소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배두나는 "제목 자체가 너무 씁쓸하다. '다음 소희'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제목이겠지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리의 소희와 같은 처지에 있거나 같은 걸 느끼는데 그 선택을 안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친구들이 버텨주는 것에 대해서 고맙더라. 나는 이 영화가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때보단 나아졌으면 좋겠고, 고통을 겪고 있는 그 아이들, 사람들이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다. 약하고 어린 존재들을 보호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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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는 기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두나. 그는 "배우는 굳이 내 입을 통해서 얘기하지 않아도 영화,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인 얘기를 할 수 있고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고,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직업이라 생각한다"라며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한다. 아직도 세트에 걸어 들어갈 때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도 여기서 일하고 있다는 게 뿌듯하고 기특하다"라고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나는 영화를 볼 때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한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동료의 영화고 해야 하는 이야기지만 만약에 내가 대중분들이 좋아하고 기다리는 그런 영화를 또 해야 한다면 그런 걸 하려고 한다. 외국 나가서 하는 일은 예쁜 블록버스터, 재밌는 영화가 많다. 드라마도 많이 한다. 의도적으로 하고 싶다고 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만 한다거나 내 박스오피스를 위해서 큰 영화만 한다 이런 생각은 없다. 어떤 시나리오를 보내도 재밌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배두나 주연의 영화 '다음 소희'는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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