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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Y터뷰] '최연소 살리에리' 문유강의 패기…"A4 100장 분량 대사, 치기 어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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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마데우스'를 관람했는데, 막연하게 '살리에리'를 하고 싶다는 동경을 가졌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에 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했죠. 이번 공연을 하며 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계속 배워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인터뷰 中 문유강)

연극 '아마데우스'에 살리에리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문유강(27) 씨는 이 역할을 맡아온 배우들 중 최연소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리드와 폭발적인 에너지, 압도적인 대사량을 소화하는 모습으로 매 회차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대에서 쏟아내는 기량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청년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하고 평범함에 괴로워했던 살리에리의 좌절과 고뇌를 중저음의 목소리와 호소력 짙은 연기력으로 소화해 내며 실제 나이를 잊게 할 만큼 몰입도 높은 열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문유강 씨의 소속사 워크하우스컴퍼니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YTN Star는 앞서 18일 저녁 진행된 문유강 씨의 출연분을 관람한 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무대 위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을 재미있게 봤다는 기자의 말에 문유강 씨는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쑥스러워하며 연신 커피를 들이켰다. 다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고민하고 의도했던 방향성, 연기에 대한 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다.

그가 살리에리 역으로 출연하는 연극 '아마데우스'는 방탕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의 예술적 재능을 질투했던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음악사에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리가 주인공이며, 살리에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그려진다.

살리에리 역에는 4명의 배우가 캐스팅됐다. 문유강 씨와 더불어 김재범 씨, 김종구 씨, 차지연 씨가 연기했다. 문유강 씨는 지난해 차지연 씨가 출연했던 '아마데우스'를 관람했는데, 이번 시즌에 함께 캐스팅된 것에 기쁨을 표현하며 연습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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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tar: 지난해 '꽃피면 달 생각하고', '오피스에서 뭐하share?', '멘탈코치 제갈길'까지 3작품을 연속으로 선보인 뒤 연극 무대로 다시 돌아왔어요.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소감이 어떤가요?

문유강: 연극으로 데뷔했지만,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된 거였고 자연스럽게 방송매체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주어진 대로 하다 보니 드라마를 연속해서 하게 됐는데, 연극이 끝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아마데우스'는 지난해에 봤는데 막연하게 '살리에리'를 하고 싶다는 동경이 있었고, 역할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시기가 잘 맞아서 이번 시즌에 할 수 있었습니다.

YTN Star: 지난해 '아마데우스'를 봤을 때 '살리에리' 역은 어떤 배우가 맡았었나요?

문유강: 차지연 누나였어요. 누나가 가진 힘과 에너지는 어마어마하고, 이 역할을 먼저 경험한 선배이기 때문에 제가 많이 여쭤보기도 했어요. 연습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연기를 라이브로 보다 보니 숨이 막혀 기절할 것 같았어요. 그다음 순서로 제가 나가야 했을 때 연출부에 장난 삼아 '제가 어떻게 해요~' 했었죠(웃음). 배우고 싶은 지점이 많았고, 솔직하게 내던지는 느낌으로 연습을 했어요.

YTN Star: 대사량이 방대해요. 어떻게 다 소화했는지 궁금해요.

문유강: 대사량이 A4용지 100장 정도 되는데요. 다 외우는 비결이라고 하면 데드라인이죠(웃음). 연출부의 재촉과 공연이 다가온다는 공포요. 한 달 정도 연습했는데,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끝나고도 배우들 각자 따로 남아서 연습했어요. 다른 인물들과 동선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백도 잘 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작은 개인 연습실을 빌려 연습했어요. 하지만 방대한 분량이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저는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키워나가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잖아요. 지금 나이에 그만큼의 감정과 분량을 2시간 반 가까이 이끌어 나가는 힘이 제게 있을까 처음엔 걱정도 됐지만,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평생 이 일을 하고 싶고 계속 배워 나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더 크게 생겼어요.

YTN Star: '살리에리 증후군'이란 말이 생겼을 만큼 살리에리가 느꼈던 감정이 이인자의 열등감과 질투심을 대표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연기를 해내려면 캐릭터의 서사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였을 것 같은데,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밟아온 입장에서 바로 이해되진 않았을 것 같기도 해요.

문유강: 저는 너무 이해가 됐어요.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연기를 잘해도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오디션에서 낙방할 수 있고, 너무 많은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계속 저를 들여다보면서 객관적이려고 노력하고, 타인이 가진 장점과 재능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과정 중에 있어요. 그래도 인정하려는 마음 내면에 부러움은 있죠. 재능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살리에리의 마음을 저 역시 계속 느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살리에리를 준비하면서 그가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위대한 음악가가 되고 싶어 했다고 느껴져 그게 슬픔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모차르트를 망가트려서 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 하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황홀해하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관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보고 분노하거든요. 그런 양가감정이 부딪치는 게 극적으로는 재미있게 보이기도 하고요.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이제부터 우린 영원한 적입니다"라는 대사는 살리에리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대사인데,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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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tar: '아마데우스'는 오페라처럼 느껴질 만큼 모차르트의 명곡과 가창이 많이 나와 풍성했어요.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도 있었고, 천천히 미는 등 피아노를 많이 활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문유강: 피아노를 연주하는 신은 음악에 맞춰 치는 연기를 한 거고요(웃음). 피아노를 미는 건 미장센이에요. '아마데우스'는 10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2막부터는 살리에리가 감정적으로 급변하고, 망가져 가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거든요. 서사를 단축하기 위해 이미지적으로 보여준 부분인데, 살리에리가 승리감에 취해 금색 재킷을 입고 황금빛 가구들을 사들이는 등 사치를 부리지만, 모차르트의 신곡이 다시 자신을 막아 세우거든요. 그 음악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YTN Star: '아마데우스'에서 초반과 후반에는 살리에리의 노인 시절도 직접 연기했어요.

문유강: 고충이 많았어요. 이미지나 대사톤으로 노인을 표현하려니 고민이 많았어요. 이 연극에서 저만 가발을 쓰는데요. 비니를 써봤더니 더 어려 보여서 얼굴을 가릴 수 있도록 가발로 바꾸고, 작위적이거나 과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지점을 지킬 수 있는 톤을 계속 맞추려 노력했어요. 노인에서 다시 젊은 시절로 회귀할 때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줘야 했기에 좀 더 건강한 소리, 건장한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YTN Star: '아마데우스'를 찾은 관객들이 어떤 메시지를 얻어 갔으면 하나요?

문유강: 위로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평범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고요. 내가 생각하는 평범함이 특별함일 수도 있고, 소중함 일수도 있잖아요.

YTN Star: 유강 씨에게 '아마데우스'는 어떤 작품인가요?

문유강: 오랜만에 하는 연극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은 다 느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며 함께 고민하고, 무대에서는 최선을 다해 쏟아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제가 가진 재료들은 최대한 다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 떳떳할 수 있었어요. 제가 배운 것들을 다음 작품에서 사용할 수 있길 바라고, 무대 위에서의 시간이 행복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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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극 '아마데우스'는 4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유강 씨는 4월 1일 오후 7시 30분, 5일 오후 3시, 9일 오후 2시와 6시 30분 공연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 = PAGE1]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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