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소음 공해·사진 금지" 민폐 촬영 또? [Oh!쎈 초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연휘선 기자] "아이유 말고 청보리 꽃 찍으러 왔다고요!". 최근 촬영 중인 방송들이 스튜디오나 세트가 아닌 외부 촬영 시 잇따라 '민폐' 논란에 휩싸이며 반발심을 사고 있다.

지난 달 26일 새벽 3시께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모처에서 40대 남성 A씨가 새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장에 벽돌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있던 여성 스태프 B씨가 다쳤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B씨의 부상이 심하진 않았으나, A씨는 서울 혜화경찰서에 입건됐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경찰 측에 "촬영 중 발생한 빛과 소음에 짜증이 났다", "잠을 못 자겠더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도의 디바'는 제 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배우 박은빈의 차기작이다. '빅마우스', '호텔 델루나' 등을 연출한 오충환 감독과 '피노키오', '스타트업' 등을 쓴 박혜련 작가가 함께 하는 작품이다. 이 같은 드라마 팬들의 기대작이 촬영 초기 단계부터 '민폐 촬영'으로 인한 경찰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추정되자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야외 촬영에서의 소란으로 '민폐 촬영' 소리를 들은 작품은 '무인도의 디바' 뿐만이 아니다. 같은 달 27일에는 넷플릭스 새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제작사 팬에너테인먼트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진행된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진행된 청보리 축제에서 '폭싹 속았수다'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통제했고, 이로 인해 지역 축제 방문객들이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는 불편을 겪은 일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폭로한 네티즌은 강압적인 스태프의 태도 등을 지적하며 '폭싹 속았수다' 촬영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달 11일에는 채널A가 또 사과했다. 채널A 신규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4'가 촬영되는 서울시 은평구 진광동의 단독주택가에서 늦은 시간까지 촬영으로 인한 소음, 드론 촬영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의 민원이 잇따랐던 여파다. 상대적으로 드라마에 비해 흔치 않은 예능 촬영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있던 점이 이목을 끌며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민폐 촬영' 사례들의 경우 작품은 물론 방송 환경 전반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적개심과 반발심을 자극한다. 나아가 연예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해당 작품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치명적이다. 주로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강압적인 통제로 인한 통행 및 기존 이용자나 거주민들의 불편이 거세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사과나 보상은 없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tvN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경우 촬영지인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협조 속에 작품을 마쳤다. 작품의 인기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광객이나 팬들 같은 외부인들의 출입 자제를 자체적으로 공지하기도. 이로 인해 외부 일반인 출입 통제로 인한 갑질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오히려 일부 방문객들의 지속적인 진입 시 였음이 드러나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기도 했다.

ENA 인기 드라마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극 중 마을의 상징처럼 등장했던 일명 '소덕동 팽나무'가 작품의 인기와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자 실제 천연기념물 지정이 논의되는가 하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하기도 했다. '무인도의 디바'와 같은 배우 박은빈이 주연인 작품이지만 제작진의 대처 차이로 인해 촬영지 주민들에게 환영받은 점이 유독 비교를 부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좋은 예'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독 방송 촬영을 두고 '민폐' 지적이 잇따르는 것은 왜일까. 방송 관계자들은 결국 빠듯한 촬영 일정 탓에 현장 통제가 중요해지는 분위기와 업계 관행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제작 기일에 맞추기 위해 강압적이거나 경직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어떤 촬영지이든 세트나 스튜디오가 아니고서는 방송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주민이나 축제 이용객들에게는 잠시 촬영을 위해 방문한 제작진이 외부인일 뿐. 애초에 촬영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은 세트장 외엔 없다는 걸 망각하는 일부 현장들의 논란이 아쉬움을 남긴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각 방송사 제공.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