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억 김용화 감독 2029년 달탐사 한국형 우주영화 '더 문'
350억 김성훈 감독 1987년 레바논 구출·생존 버디무비 '비공식작전'
빅4 제작비 원·투톱 2일 동시 개봉…업계 "무리수지만 윈윈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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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칼도 없지만 양보도 없다. 한 날 동시 개봉을 기어이 확정 지은 두 편의 대작이 벼랑 끝에서 맞붙는다.
침체되지 않은 관객 발걸음으로 여름 스크린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2일 개봉하는 CJ ENM 영화 '더 문(김용화 감독)'과 쇼박스 '비공식작전(김성훈 감독)' 등판이 극장가에 어떤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과장을 보태 1년 영화 산업의 사활이 걸렸다 봐도 무방한 텐트폴 블록버스터는 도의적 차원에서 한 주 차 텀을 두고 개봉하기 마련이고, 그럼에도 치열한 흥행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는 두 작품이 나란히 맞붙는다. 누가 먼저 웃을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올해 여름 시장에서 대작으로 묶인 빅4 작품 중 가장 높은 제작비를 자랑한다. 다만 '더 문'은 약 280억으로 할리우드가 기본 1000억 대를 쏟아 붓는 우주를 구현해 아이러니하게도 알짜배기 제작을 성공시켰고, '비공식작전'은 제목대로 비공식 제작비가 약 350억으로 암암리에 알려져 최고 수준의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 촬영 자체에 소요된 제작비는 200억 대로 전해지지만, 팬데믹에 의해 프로젝트가 잠시 보류됐던 기간과 해외 촬영 등으로 총제작비가 천정 부지 치솟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일찍이 개봉 날짜를 잡았던 '더 문' 입장에서는 예고 없이 같은 날 개봉일을 잡은 '비공식작전'의 움직임이 당혹스러웠을 수도 있을 터. 영화 관계자들도 개봉일이 막 확정됐던 초반에는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는 강한 워딩을 사용하며 "누구라도 개봉일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끝내 버텨낸 개봉 직전에는 "무리수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왕 결정된 것 미국의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처럼 윈윈 효과를 봤으면 좋겠다"며 응원 중이다.
텐트폴 영화의 성패가 중요한 이유는 산업적 측면에서 이른바 '돈의 흐름'을 어느 정도 좌지우지하기 때문. 팬데믹 후폭풍과 함께 지난해 여름 시장이 사실상 폭망 성적표를 받으면서 그 충격까지 고스란히 떠안은 영화계는 연말 '올빼미' 이후 올해 '범죄도시3'가 다시 1000만 축포를 터뜨리기 전까지 약 6개월 간 흥행작을 단 한편도 배출해내지 못해 역대급 위기론에 꾸준히 휩싸였다. 당시 제일 많이 흘러 나왔던 말은 "투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 물론 만들어지는 작품은 만들어지겠지만 투자 검열의 조건이 월등히 높아졌고 장르는 단순화 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에 올해 여름 시장은 여러모로 꽤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관객이 그 사정을 알아줄 필요는 전혀 없고, 결과적으로 '영화가 재미있으면 관객은 있다'는 단순 명제를 영화가 증명해야 하는 셈. 올해 빅4는 명확한 기획 의도 아래 이미 명성 있는 감독들의 장기와 색깔이 특화된 결과물로 완성도 면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아쉬움을 자아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영화는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때문에 관객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 지에 따라 향후 영화계의 방향성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있다.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가 중심을 잡은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과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의 사투를 그린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과 현지 택시기사의 버디 액션 영화로 하정우 주지훈이 함께 달렸다. 장르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만큼 골라보는 재미는 따 놓은 당상이다. 키워드는 구출. 2029년 광활한 우주와 달 탐사의 묘미 대 1987년 레바논의 추격이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더 문'과 '비공식작전'은 남다른 인연으로 얽힌 경쟁 관계가 돼 더욱 흥미롭다. '더 문'의 김용화 감독과 '비공식작전'의 하정우·주지훈은 5년 전 '신과 함께' 시리즈로 국내 최초 시리즈 쌍천만의 대기록을 세운 주역들이다. 김용화 감독은 "동시 개봉이 조금 당황스러웠고, 여전히 걱정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감독 혹은 배우의 재량으로 피할 수는 없는 문제다. 지금은 영화 존폐 위기에서 서로 '좋은 성취를 얻어 보자'는 마음을 주고 받고 있다"는 대인배의 면보를 내비쳤다. 희망이 현실이 될 지, 업계 안팎의 눈이 매섭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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