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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일본 남편 둔 멕시코 인플루언서의 '한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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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연수 중 반려자 만나"…110만 팔로워에 한국문화 소개 인기몰이

'사랑은 서울에 있네' 저서 출간…"한국은 제게 많은 영감을 줬다"

연합뉴스

자신의 저서 '사랑은 서울에 있네'를 들고 있는 타니아 나바레테
[타니아 나바레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제 사랑은 멕시코가 아닌 한국에 있었어요. 하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110만명의 구독자와 팔로워를 둔 타니아 나바레테는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멕시코의 인플루언서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영상에 담기도 하지만, 그가 주로 택하는 주제는 '한국'이다. K팝부터 한국 드라마와 화장품, 한식, 한국에서의 생활상까지 다양한 내용을 자신만의 입담으로 풀어낸다.

예컨대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훌륭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10편을 소개하겠다"라는 식이다.

때론 '한국에서 가장 어렵고 이해 안 되는 점' 같은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외국인으로서의 시각을 담아 자신만의 고충을 풀어내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가 한국의 다채로운 면모를 흥미롭게 소개할 수 있는 건 과거 서울에서 어학연수를 한 경험이 있어서다. 더 특별한 건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신의 반려자를 만났다는 점이다.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듬뿍 가진 나바레테는 아예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펴냈다.

'사랑은 서울에 있네'의 저자 나바레테는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간 제 자전적 이야기를 독자와 나누고 싶었다"며 "한 명의 꿈나무이자 한류 드라마 팬인 제 인생을 또 다른 많은 중남미 친구에게 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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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아 태극기 색깔 조명을 켠 멕시코시티 도심 건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그의 책 안에는 '서울에 사는 라틴아메리카 사람'으로서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도전과 극복기가 정갈하게 담겼다.

여기에 더해 '전혀 다른 문화권의 일본인 남성'과 '또 다른 세계인 한국 문화'를 공유하며 쌓아 올린 '러브 스토리'도 풀어냈다. 2019년에 결혼한 나바레테는 결혼식은 멕시코에서 올렸지만, 웨딩 촬영만큼은 서울에서 했다고 한다.

그는 특히 한국을 '근면하고 책임감 있는 사회'로 기억했다. "한국에서의 삶은 모든 면에서 제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켰다"며 "제 인생에서 인간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곳"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나바레테는 인터뷰 도중 몇 차례나 "한국은 제게 많은 영감을 줬다", "에너지와 열망으로 가득 차게 했다", "한국에서 지낼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라며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소위 '국뽕 분위기'로 흐르지 않기 위해 질문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고 싶은 듯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즐기는 스페인어권 팬들에 대해 "저만큼, 혹은 저보다 한국 문화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라틴 팬들의 사랑을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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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어린이 '가야금 체험'
(쿠에르나바카[멕시코]=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멕시코 쿠에르나바카에서 열린 한국문화제에서 '서의철 가단'의 오은수 씨가 난시 카스트로와 멕시코 어린이에게 가야금 뜯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2023.7.24 walden@yna.co.kr



인터뷰를 마치면서 중남미와 관련해 '마약과 폭력으로 얼룩진 곳'이라는 식의 편견이 여전히 적지 않은 한국 사회에 "서울엔 사랑이 있어요"라는 멕시코 인플루언서의 고백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해졌다.

최근 한국의 다양한 예능·교양 프로그램이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과 세계인을 사로잡은 음식들을 화면에 담아, 고국의 시청자에게 전하는 빈도가 부쩍 잦아졌다. 유명 유튜버들도 구석구석을 다니며 개별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방인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하며 우정을 나누려 하는 경우가 많은 '보통의 중남미 이웃'만큼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완전히 마음을 놔선 안 될 일이지만, 적어도 중남미 곳곳의 주민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예전 같지 않게 높아진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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