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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경찰보다 낫다던 '그알' 어디로?..어설펐던 피프티피프티 편파 방송 '역풍' (종합)[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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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안일하게 다뤘다가 제대로 역풍을 맞고 말았다. 사태를 꿰뚫고 있던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알’의 편파 방송에 들고 일어섰고 시청자들도 철저하게 등을 돌리고 있다.

‘그알’은 1992년 3월 첫 방송돼 지금까지 가장 인기 많은 시사 교양 프로그램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는 굳건한 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의혹을 담은 ‘대통령의 시크릿’ 편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알’이 미제사건까지 해결하며 범인 범거에 혁혁한 공을 세우자 경찰보다 낫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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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열린 제28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PD상은 ‘그알’ 제작진이 가져갔다. 한국PD연합회 측은 당시 “‘그알’은 시사 교양 프로그램 중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며 “정치권도 비판하고 재벌에 대해 집요하게 취재하고 범죄의 진실도 파헤치면서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PD들의 자존심이 많이 지켜져서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2018년에는 YWCA가 뽑은 좋은 TV프로그램상 대상에 ‘그알’의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웹하드 불법동영상의 진실' 편이 선정됐다. 이는 권력형 갑질과 폭행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디지털성범죄 사업과 웹하드 카르텔의 핵심임을 밝혀내 사법당국의 본격적인 수사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던 작품. “역시 그알”이라며 많은 이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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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PD들 사이 ‘그알’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알’이 낳은 대표적인 연출가 배정훈 PD는 추적 노하우를 토대로 웨이브에서 ‘국가수사본부’를 론칭했다. 제주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범인 검거에 보탬이 됐던 이동원 PD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로 변주를 꾀했다. 이들 모두 ‘그알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높였고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제 ‘그알’의 명성은 사라진 걸까. 22일 오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약칭 방심위) 관계자는 OSEN에 "최근 방송된 ‘그알’과 관련해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집계된 민원은 435건이다"라고 밝혔다. 전날 오전 9시 30분까지 집계된 관련 민원 건수는 115건이었는데 불과 하루 만에 300건이 넘는 관련 민원이 폭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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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9일 방송분 때문이다. ‘그알’ 1365회는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라는 제목 아래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다뤘다. 피프티 피프티는 데뷔 1년도 안 돼 신곡 '큐피드'로 빌보드 차트에까지 오르며 이른 바 ‘중소돌의 기적’을 쓴 걸그룹.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소속사 어트랙트와 프로듀서 더기버스 사이 분쟁이 벌어졌다.

어트랙트 대표 vs 더기버스 대표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편을 갈라 싸우고 있다. ‘그알’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다각도의 취재를 시작했고 관련 종사자들의 증언과 제보도 받았다. 야심차게 시작한 방송 오프닝에서 김상중은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간절히 원한 데뷔를 한 이 시점에 누군가의 가스라이팅으로 소속사와의 소송을 시작했을까 의문이 든다”며 해당 사건을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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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을 본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더기버스에 대한 의혹은 접어둔 채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피해자, 어트랙트는 나쁜 어른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게 치우친 편파 방송을 했다며 ‘그알’ 제작진에 대한 비난과 실망이 쏟아졌고 반대 효과로 어트랙트 대표에게는 응원과 지지가 집중됐다.

급기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측은 22일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상실하고, 현재 분쟁 중인 사건의 본질을 왜곡, 편파, 허위사실을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공분 여론을 조장했다. 기획사의 자금조달 및 수익분배 과정을 도박판으로 재연하여 선량한 제작자들의 기업 활동을 폄하하고 그 종사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책임자 징계 및 공식 사과와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과거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업계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는 ‘그알’이다. 지금까지 선배 PD들이 쌓아 놓은 명성과 신뢰를 ‘피프티 피프티 편’으로 다 깎아먹었다는 조롱도 들린다. 방송 이후 아직까지 ‘그알’ 측의 공식입장은 없는 상황. 시간이 흐를수록 여론은 악화될 터라 ‘그알’ 측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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