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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룹 연습생 품귀 현상이 빚어진 이유는 10대 남성들 사이에서 '아이돌'에 대한 이미지가 이전과는 크게 바뀐 탓이다. 2010년대에는 동방신기, 빅뱅부터 인피니트, 투피엠, 비원에이포 등 K-팝 아이돌의 가요가 '유행가'로 자리했고, 이에 따라 유명세를 동경하는 아이돌 지망생도 넘쳐났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화된 알고리즘으로 리스너의 저변이 파편화되고 넓어졌다. '유행가'라고 부를 만한 장르가 없다. 이에 더해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끼를 드러낼 창구가 많아졌다. 아이돌은 회사에 들어가 혹독한 훈련과 통제 하에 활동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결국 아이돌이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창구 중 아이돌이 가장 까다로운 직업이 된 것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현재 자사가 보유한 연습생이 2010년대에 비해서는 확연히 줄었다. 출산율 저하가 느껴질 수준"이라며 "그나마 끼 많은 아이들은 아이돌이 되기에는 이미지 소비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이미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를 하고 있어 컨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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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여자 아이돌이 가요계를 주도하는 반면 보이 그룹의 성장세는 주춤한 시장 상황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가요계에서 최근 수년간 보이 그룹의 약진은 보기 어려웠다. 보이그룹은 앨범을 100만 장 이상 파는 것보다, '빌보드 200' 차트에 드는 것보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하는 게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 새로이 유입되는 팬도 많지 않을뿐더러 팬층도 10~30대 여성으로 한정돼 있다.
보이그룹 지망생 숫자 뿐 아니라 '폼'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오디션을 봐도 여자아이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 노래·외모·춤·스타성 모두 되어야 뽑힐까 말까인데, 남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수도 적고 폼도 떨어져서 귀해진 상황이다. 노래·외모·춤·스타성 중 하나만 해도 모셔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이그룹은 일찌감치 해외로 노선을 틀기도 한다. 일부 보이그룹은 데뷔한 지 1년도 채우지 않고 해외 투어길에 오른다.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금의환향'하는 전략은 이미 왕왕 쓰이고 있다. 앨범 판매량과 공연 수입은 국내 활동만 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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