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김정현 / 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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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일련의 시간을 겪고 성장한 사람의 내면은 견고하다. 연기에 대한 즐거움, 열정만으로 나아가는 배우 김정현의 이야기다.
'비밀'(감독 임경호,소준범·제작 스튜디오고트)은 잔혹하게 살해된 사체에서 10년 전 자살한 영훈의 일기가 발견되고, 그 이면을 파헤치던 강력반 형사 동근(김정현)이 잊고 있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추적 스릴러다.
해당 작품은 김정현이 '초인'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장편 영화다. 설레는 마음과 우려되는 마음이 동시에 공존할 터. 그는 "2년 정도 전에 찍었다. 고민했던 것들보다 잘 만들어주셨더라. 총 23회 차 정도로 타이트하게 촬영했다. 소스가 많이 없는 상황인데도 (감독님들이) 완성도 있게 노력하셨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 속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대사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김정현이다. 그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문장이다. 좌우명까지는 아니지만, 팬들과 진행한 수첩 이벤트에서도 해당 문구를 적어서 선물한 적도 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생각했다. 대본을 몰입도 있게 봤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얘기했다.
김정현은 극 중 강력반 에이스 형사 동근 역을 맡았다. 수염, 주근깨 분장으로 외적인 변신을 보여줬고, 양가감정을 가지는 형사의 깊은 내면을 열연했다. 그는 "동근은 사명감도 있지만 과거의 일들을 망각하고, 지나왔다는 서사가 있다. 과거가 있기에 너무 투철하지도 않을 것이고, 형사여도 몇 년 동안 일을 하며 타성에 젖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과거의 동근의 말 한마디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이로 인해 동근의 망각이 더 큰 죄책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이 군 가혹행위, 학교 폭력 소재를 다루지만 오로지 연기로서만 대했다고 한다. 김정현은 "사명감을 가진 동근을 연기했으면 이상한 동근이가 됐을 거다. 해당 문제가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지만 동근은 정의의 사자가 아닌 가해자다. 시사하는 메시지를 고민해 보라고 던져주는 인물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감정적인 사명감은 없었다. 그랬다면 방향이 다르게 갔을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비밀' 속 폭력적인 장면들이다. 실제 영화에선 가혹행위, 학교폭력에 대한 묘사가 등장한다. 김정현은 "여러 OTT, 지상파 방송에서도 폭력성을 띠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레벨을 많이 올려놨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니 개인적으로 폭력적이더라. 감독님들도 그 지점에 공감했다. 동시에 괜찮다는 평이 있어 아직까진 물음표로 다가온다"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선택한 건 이 시나리오다. 그러한 잔혹한 일이 일어나게끔 만드는 것들,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다. 분명한 건 잔혹성을 위한 잔혹성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정현은 인터뷰 내내 '비밀'에 대한 애정, 스태프들과의 끈끈함을 보여줬다. 그는 "두 감독님들이 2015년부터 이 작품을 준비해 오셨다. 영화를 찍기로 하고 대본 작업은 1~2개월 정도하고 들어갔다. 대본 작업을 오래 한다고 좋은 것 같지 않더라. 얼마나 소통하는지, 얼마나 서로가 공유가 됐고, 현장에서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던 것 같다"며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낸다"고 웃었다.
'비밀2', 프리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고. 김정현은 "마지막 엔딩을 여러 버전으로 찍었다. 동근의 이후 삶에 대한 고민을 가져가야 되는 게 물음표더라. 감독님도 이 점이 좋으셨던 것 같다. 어느 날 저한테 '비밀2'를 찍자고 하길래 저는 프리퀄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김정현은 "'비밀'을 품앗이로 만들다 보니 분위기도 좋고, 개인적으로 또 다른 새로운 작업을 하면 즐거울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건 없다. 감독님이 자꾸 물어보길래 여러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김정현은 '비밀'을 통해 필모그래피 첫 추적 스릴러, 형사 캐릭터를 보여줬다. 동시에 진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또 다른 김정현이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김정현은 "여러모로 감사한 작품"이라면서도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말 없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는 "연기하는 건 즐겁다. 제 연기를 사랑해 주고 스스로를 아끼는 시간이 와야겠지만 아직까진 먼 것 같다. 또 어느 순간 '내 연기를 보고 내가 칭찬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데 내가 만족했다?' 정말 별로일 것 같다"며 "연기하는 인물은 항상 새롭지 않나. 잘했다 싶은 것도 평생 가지는 않는 것 같다. 이게 딜레마다. 오히려 평생 만족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아마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김정현이다. 원동력을 묻자 "주변에서 작품이 좋았다고 칭찬하는 평이 유일한 원동력이다. 연기는 정말 즐겁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내 연기에 스스로가 만족을 안 했으면 좋겠다. 작품을 보고 '인생이 바뀌었다' '당신 덕분에 즐거웠다'고 해주는 게 더욱 기쁘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일련의 논란을 겪고 '꼭두의 계절' '비밀' 등 드라마, 영화로 다시금 일어선 그다. "살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지금을 사는데 많은 과거로 남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저의 새로운 모습을 찾는 것 같다"며 "김정현의 새로운 발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 이런 모습이 있는 배우구나, 또 다른 모습이 있구나란 정도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가 어떤 연기를 하겠다 보다는 그 안에서 어떤 포맷을 수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애절하고 처절한 것도 해보고 싶고, 피도 눈물도 없는 연기를 하며 필모 수집을 해보고 싶어요. 저를 봐주시고 지켜봐 주는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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