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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마약 수사계도 아닌데…‘이선균 문건 유출’이 부른 안타까운 죽음[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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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이선균 비극 반복되지 않길…검찰이 직접 수사하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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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영정사진. 사진ㅣ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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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이른바 ‘이선균 문건 유출’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1일 오전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선균 마약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마약 수사와 관련 없는 부서에서 근무하던 A씨가 어떻게 수사 보고서를 확보하고 유출했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가담한 이들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 22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 여러 곳과 이선균 수사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던 언론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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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배우 이선균이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 ㅣ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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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선균은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직후 변호인을 통해 “너무 억울한 상황이어서 A씨(유흥업소 실장)도 함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아 누구 진술이 맞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또 언론에 노출되는 공개 소환 방식에 응했으나 “앞으로는 원칙에 따라 경찰이 비공개로 소환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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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봉준호 감독, 윤종신, 이원태 감독(왼쪽부터) 등이 이선균 사망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ㅣ스타투데이DB


이선균 사망 뒤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와 경찰의 공개 소환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었다.

올해 1월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 내용 유출 뿐 아니라 이선균 마약 투약 의혹 보도에서 심각하게 제기된 부분은 사생활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보도였다.

개인 문자나 통화 녹취를 공개한 MBC·KBS에 대한 민원이 제기됐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19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MBC ‘실화탐사대’(2023년 11월23일)와 KBS ‘뉴스9’(2023년 11월24일)에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9일 이선균 사건에 대해 자체 조사단을 꾸려 3개월간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수사 진행 보고서 원본이 찍힌 사진이 공유되는 등 내부자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정보가 유출된 점 ▲이선균에 대한 경찰 내사보고서가 작성돼 상부에 보고되자마자 언론에 내사 혐의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점 ▲실제 수사 상황이나 사실과는 다른 보도들이 ‘경찰 관계자’를 출처로 보도된 점 등을 정보 유출 예로 들었다.

변협은 내부 정보를 유출한 경찰 관계자에게 공무상기밀누설죄와 피의사실공표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불법적 수사 관행을 타파하고 무분별한 유출을 근절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형법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도 수사 관행에 의해 피의사실뿐 아니라 내부 수사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돼 왔다”며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뤄져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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