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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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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메릴 스트립' 전도연, '세계 최고 배우' 박해수...왜 '벚꽃동산'이었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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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무대로 한 연극 '벚꽃동산'. 27년 만에 무대에 오른 전도연이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쏠린다.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와 사이먼 스톤 연출, 사울 킴 무대 디자이너, 이단비 드라마투르기,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이 참석했다.

이번 공연은 안톤 체포흐의 대표작이자 유작 '벚꽃동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024년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모든 배우들에게는 원작의 캐릭터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이름이 부여됐다.

원작은 전통과 현대, 희망과 절망 등이 뒤엉킨 시대를 조명한 작품이다. 그러나 2024년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톤 연출 역시 "체호프는 1905년에 이 작품을 썼는데 당시 러시아는 전통과 현대의 변화 속에 있던 시기다. 지금의 한국도 비슷하다고 봤다"라며 "멜랑콜리한 정서, 희망, 절망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은 적합하다고 봤다"라고 말하며 배경이 한국으로 바뀌었어도 충분히 원작의 의미를 담아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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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보고 한국 작품의 팬이 됐다는 사이먼 스톤 연출은 특히 한국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컸다. 그는 "다른 나라 배우들과 다르다. 희극과 비극 오가는 게 쉽지 않은데 비극적 상황에서도 웃음을 보이고, 희극적 상황으로 잘 넘어가는 재능이 있다"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원작의 주인공 류바를 재해석한 송도영 역을 맡는다. 박해수는 원작의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 역을 맡는다. 손상규는 원작 가예프 역으로, 송도영의 오빠 송재영을 연기한다.

수많은 한국 배우 중 전도연과 박해수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스톤 연출은 전도연에 대해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필요했다"라며 "'벚꽃동산' 여주인공은 어떤 모습이든지 관객에게 사랑스럽게 보여야 한다. 전도연은 나쁜 역을 맡아도 매력적이었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박해수에 대해서는 "전 세계 배우 중 제일 좋아하는 배우"라며 격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다양한 모습 갖고 있다. 강렬하면서 연약함도 있다. 빠르게 두 가지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파힌은 초반 초조한 노동자에서 말미 강렬한 인물로 변한다. 누구보다도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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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무려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 전도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당시 연극 무대에 대해 "가물가물하다. 영화, 연극 방송 경계를 생각 못하고 무모한 결정했었던 것 같다"라며 "후에 돌이켜 봤을 때 힘들었지만 무대에서 뭔가를 느끼고 즐겼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뭘까. 전도연은 "늘 연극이라는 것에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온전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여줘야 하니까 자신이 없었다"라고 두려움에 제안을 거절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이먼 스톤 연출가에 대한 호기심과 믿음이 배우로서의 갈망도 끓어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2022년도에 연출님의 영화 '더 디그'라는 작품 봤는데, 이후 잊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작품 제안이 들어왔다. 온전히 나를 관객에게 드러낼 수 있을까 두려움 있었다"라며 "어떻게 하면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에 연출님의 '메디아'라는 작품을 국립극장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이 정도면 거절할 성의는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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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극이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배우로 일하면서 사람들은 제가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저로서는 해온 작품보다 해보지 못한 작품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연극이기는 하지만 도전이라기보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작업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극 배우로서 듣고 싶은 반응은 없을까. 전도연은 "어떤 평가 받아야지 생각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거다"라며 단호히 말했다.

그는 "아마 실수도 할거다. 그러나 그게 두려웠다면 선택하지 않았을거다. 그걸 통해 배우고 성장할거다. 온전한 역량이나 연기력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다기 보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하다. 실수해도 예쁘게 봐주실거라 생각한다"라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으로 글로벌 스타 자리에 오른 그는 지난해 '파우스트'로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바 있다. 이어 '벚꽃동산'으로 또 한번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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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연극 무대에 서는 이유가 있을까. 박해수는 "드라마나 영화나 공연이나 전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작품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이먼 스톤이라는 연출가의 연습이 어떤 과정이 있어서 그런 작품 나오는지도 궁금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작업하는데 전도연 선배님과 한번도 작품 해보지 못했다. 무대에서 하신다는 것에 더 참여하고 싶었다"라며 배우, 스태프들과의 작업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작품과 역할에 대한 애정이 컸다. 박해수는 "'벚꽃동산' 로파힌이라는 배역은 남자배우로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라도 후회하지 않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자유연기 때 많이 했던 대본이다. 당시에는 내용도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서 체호프 작품을 다시 했었다. 근데 '벚꽃동산' 만큼은 접근을 잘 못했다"라며 "저에겐 로파힌이라는 로망이 있었다. 어떻게 변화하는지 과정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좋은 연출가와 배우들이 함께 한다면 '제가 샀습니다'라는 마지막 대사를 멋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대사 멋지게 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배우들이 약 한달간 진행되는 30회의 공연을 원캐스트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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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해수는 "배우들의 얘기를 다 꺼내서 캐릭터를 만들었기에 원캐스트가 아니면 안 됐다"라며 "지금은 배우들의 하모니가 너무 아름답게 이루고 있다. 그래서 매일 같이 술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전도연 역시 "연출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 달라지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시는 분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 보게될 것"이라며 연극만의 생생한 매력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끝으로 전도연은 이번 작품에 대해 "사회변화라는 건 건물이 갑자기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것보다 사람에 대한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바뀌어야 사회가 바뀐다. 한국적인 정서로 바꾼 이야기지만, 한국적이라기보다 글로벌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정체된 인간들에 대해, 변화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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