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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인터뷰] 이진주 PD "'환연'이 불닭볶음면이라면 '연애남매'는 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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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남매' 이진주 PD,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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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PD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간판이다. 티빙 '환승연애' 시즌1과 시즌2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JTBC 이적 후 JTBCX웨이브 '연애남매'를 론칭해 시청자들의 설렘 지수를 높이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연애'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만 빼면 정말 다른 프로그램이다.

'환승연애'는 전 연인인 X가 있는 곳에서 합숙생활을 하며 X에게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인연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다뤘다면, '연애남매'는 내 혈육이 보는 앞에서 연애를 한다. 룰에 따라 데이트 상대를 혈육이 정해줄 때도 있고 혈육 중 한 명만 데이트를 할 때도 있다. 혈육 즉 가족이 중심 뿌리를 내리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가족애와 동시에 다채로운 남매의 모습, 양념처럼 작용하는 연애의 설렘 포인트까지 모두 느낄 수 있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품고 있는 '연애남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진주 PD는 "어느새 8회까지 방송됐다. 남매 공개를 기점으로 전반부, 후반부의 느낌인데 큰 사고 없이 후반부로 접어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모가 등장한다는 점이 '연애남매'의 가장 특별한 점인 것 같다.



"첫 확장은 부모를 만나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일단 남매들과 만나 얘기를 해보니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함께 '어떤 분들이 이들의 부모일까?' '남매끼리도 닮았는데 부모랑도 닮았을까?'가 궁금했다. 그리고 자녀가 연애 프로그램에 나간다고 하면 걱정도 되지 않나. 그래서 우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자 남매들의 부모를 만났다. 그런데 막상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남매의 이야기와 연관이 되더라. 우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순간은 가족끼리 비슷하지 않나. 중요한 사건과 이슈는 공통된 것들이 있어 그걸 엮다 보니 자연스럽게 확장이 됐다. 만나면서 다시금 유전자라는 게 정말 무섭다고도 느꼈던 것 같다."

-직업 소개 때 활용했던 어린 시절 비디오테이프 등 가족애가 곳곳에 묻어나는 소재들이 많다.

"우리네 평범한 가족들의 이야기다. 재형, 세승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는 얘길 들었다. 지금 세대의 연애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이러한 포인트는 젊은 사람들도 공감할 만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플레이어는 남매지만 이들을 통해 90년대, 2000년대 유년기를 보낸 자녀가 있었던 가족들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이 보내준 홈비디오를 보는데 TV 화면에 클린턴 대통령 스캔들 이야기가 나오더라. 어떤 개인의 작은 역사인데 큰 그 시대 이슈가 담겨 있어 시대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서 숙소에도 유년 시절 겪을 수 있었던 소품들로 세팅한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출연자 섭외를 두고 '역시 고퀄'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썼나.

"출연자 섭외가 정말 어려웠다. 마땅한 사람이 없어 '망했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도 있었다.(웃음) 제작진의 기획을 실행할 출연자들이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힘들고 지친다. 학교 폭력 이슈가 많으니 그 부분도 세밀하게 체크했다."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남매를 꼽는다면.

"윤재 씨는 긴장도도 높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좀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다. 거리도 있다 보니 윤재, 지원 남매를 조율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지원 씨는 기획사 매니저로 일을 시작해 현재 소속사 AR 팀장이지 않나. 연예계에 가까이 있다 보니 '연예인 하려고 매니저 한 것 아니냐?'란 오해를 받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다. 제작진이 오래 설득했고 부모님한테 좋은 추억 남겨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한 것이다."

-최강 메기는 윤재 씨인 것 같다. 특히 윤재 씨가 윤하 씨를 택할 때 묘하게 '환승연애2' 해은, 현규 씨가 떠올랐다.

"사전 미팅할 때보다 촬영하면서 진짜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전 미팅할 때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확실히 오랜 시간 타지에서 유학 생활 하면서 습득한 '인싸력'이 대단하더라. 어느 순간 관계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리더십, 사회성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런 얘길(해은, 현규) 들었는데 진짜 우연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윤재 씨가 윤하 씨를 택해 신기했다. 윤재 씨는 연애 프로그램에서 처음 보는 캐릭터다. 보석 같은 사람이다. 윤재 씨 성격을 고려해서 단계별로 등장했는데 재밌게 의도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고유의 매력을 점점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매가 사랑의 큐피드가 된다는 설정, 남매가 직접 데이트 상대를 결정한다는 점, 남매 중 한 사람만 데이트 나간다는 설정 등 구성은 어떻게 설정된 것인가.



"회의실에서 그런 회의를 열심히 했다. 공간 섭외, 캐스팅, 구성 등 한꺼번에 돌아가는데 '매일 내가 저기 나간다면?' 이런 생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이게 말이 되는 룰인지, 출연자들이 어떤 기분을 느낄지 상상해야 하지 않나. 이름표를 붙이고 다 해본다. 남매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촬영해야 할지, 동선 어떻게 짤지 등 실제로 출연자인 척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결정한다. 어떤 감정들이 나올까 시뮬레이션을 하며 느껴보고 여기서 이런 감정이 나오겠다, 갈등이나 섭섭함도 나올 수 있겠다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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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남매' 포스터, JTBCX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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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남매' 이진주 PD,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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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과 다른 예외가 있었나.



"용우 씨가 ARS 데이트 선택을 두고 오해를 했다. 조합 자체에서 어떤 한 가능성이 차단됐다. 아직 얘기를 할 수 없지만 나중에 나올 에피소드에도 제작진의 예상과 전혀 다른 선택이 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의도를 가지고 다른 선택을 하는데 출연자들이 확실히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그 감정에 빠지면 제작진보다 훨씬 더 깊은 생각을 하는구나 다시금 느꼈다."

-'연애남매'를 진행하며 연출자로서도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다.

"윤재, 지원 씨 어머니 인터뷰를 하러 갔을 때 너무 감동받아 다 울고 그랬다. 이들의 연애에 있어 제작진이 언급되는 게 몰입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빼는데 어머니의 '내가 보석 같이 생각했던 애들을 제작진이 알아봐 줘 엄마는 그 자체로 자랑스럽다'라고 했는데 진심 그 자체였다. 이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내보낼 때 결과와 상관없이 어머니의 행복했던 기분이 담겨 있었다. 진짜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편집하지 않고 넣었다."

-리얼 연애 예능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중요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되고 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보람 있고 재밌는 일인 것 같다. 효능감을 느낀다. 연예인을 불러서 하는 것도 재밌지만 이 세상에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 사람들을 초대해 그들의 각자 이야기를 엮어가는 게 재밌게 느껴진다. 너무 힘들지만 재밌다."



-스튜디오 MC들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조나단 씨는 연애라는 이슈에 관심이 많다. '이런 장면에선 이렇게 하면 여성분들이 좋아하나요?' 호기심 가득하게 물어보면 조나단의 연애 교실처럼 한혜진, 코드 쿤스트 씨가 설명해 준다. 코너 속의 코너 같다."

-후반부는 어떤 점을 주목해서 보면 좋을까.

"혈육이 있어서 야기되는 폭발력이 있을 것 같다. 오히려 이들끼리 연합해 끈끈해지고 시너지가 일어난다. ;환승연애'에선 본인의 감정을 제작진과 이야기하지 않나. 그마저도 카메라가 앞에 있으니 정제된 언어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근데 숙소 내 혈육이 있다 보니 혈육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혈육이 격정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서로가 서로의 카운슬러가 된다. 혈육의 얘기에서 나오는 울림이 있기도 하다. 시청자들에게도 울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환승연애'와 '연애남매'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환승연애'는 불닭볶음면 같은 프로그램이다. 연애 감정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엉겁결에 시작한 연애 리얼 프로그램이었는데 너무 뜨거웠다. 이번 프로그램은 여러 맛이 첨가된 곰탕 같은 느낌이다. 마냥 뜨겁지만은 않을 수 있지만 PD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돌이켜 보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든다. 다루는 감정의 종류가 확장됐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 '인간극장' 같은 느낌으로 확장된 게 마음에 든다. 만들면서 전작보다 훨씬 더 어려운데 감정적으로 힘들거나 피로하거나 그렇지 않다. 기분 좋게 만들고 있으니 마지막까지 재밌게 즐겨 달라."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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