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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동조자', 박찬욱 감독이 증명한 이름값[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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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서 매주 월요일 1회차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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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공개된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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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박찬욱 감독의 톤이 확실하게 묻었다. 스파이 장르물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처럼 작품 곳곳에 애정이 드러났다. 탄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연출적인 즐길 거리도 풍성한 '동조자'다.

지난 15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1회차씩 공개 중인 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감독 박찬욱)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운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작품이다.

패망을 앞둔 자유 베트남에서 공산주의 스파이로 활동하는 주인공 대위(호아 쉬안데 분)는 수용소 독방에 갇혀 책상에 앉아 진술서를 쓰기 시작한다. 그동안 그에게 있던 모든 일들을 밝히는 진술서다. 그리고 시간은 사이공 함락 4개월 전인 1975년 겨울로 돌아간다.

베트남은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으로 갈라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위는 남베트남의 주요 인물인 장군(또안 르 분) 부하로 일한다. 또한 북베트남의 지령을 받는 간첩으로도 활동 중이다. 베트남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며 미국에 대적하지만 미국 문화를 좋아한다. 대위의 친구도 대위에게 "너는 미국을 사랑해"라고 말한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말이지만 이를 들은 대위의 얼굴에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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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동조자' 공동 쇼러너(총책임자)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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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는 극장에서 장군, CIA 요원 클로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와 함께 북베트남 '동조자'로 체포된 여성을 고문하는 장면을 지켜본다. 경찰들 심문에도 명단을 누가 건넸는지를 말하지 않고 끝내 필름롤을 삼켜버리는 여성. 그런 여성을 바라보는 대위의 표정에서는 알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느껴진다.

이후 2회에서는 베트남에서 탈출한 대위가 미국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공산주의 스파이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장군은 베트남 난민들 사이에 스파이가 있다고 의심하고 두더지 색출에 열을 올린다. 무엇보다 대위를 스파이로 의심하는 이가 생기기 시작해 대위는 불안함 속에 이중간첩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 위해 애쓴다.

또한 대위는 아시아계 미국인 소피아 모리(산드라 오 분)와 사랑에 빠진다. 스파이로 활동하고 있는 대위에게 소피아 모리가 어떤 영향을 펼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대위는 "나는 반반이다. 두 가지 피, 두 가지 언어, 나는 모순의 결합체"라고 무덤덤하게 고백한다. 두 역할 사이에서 오는 혼란스러움과 어찌할지 모르는 대위 내면의 갈등이 작품 곳곳에서 느껴진다.

'동조자'는 베트남계 미국 교수 비엣 타인 응우옌이 2015년에 출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2016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회부터 3회까지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4회는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5회부터 7회까지는 마크 먼든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 쇼러너로서 작품의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쇼러너의 역할과 각본 작업에 연출까지는 무리였다. 각자 다른 에피소드를 담당하는 연출자끼리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눈 뒤 스타일을 맞췄다"며 "제가 초반 회차를 연출했고 후반 작업도 제가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한 감독이 만든 것 같은 균일한 톤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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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동조자'에서 1인 4역을 연기한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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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과 22일에 걸쳐 공개된 1, 2회는 "역시 박찬욱 감독"이라는 호평을 얻기에는 충분했다. 1회 후반부에 펼쳐진 대위 일행이 베트남을 탈출하려는 찰나에 시작되는 폭격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화려한 편집도 작품 곳곳에 숨어 있다. 전화기 다이얼이 자동차 바퀴로 바뀌는 연출과 비행기 문이 닫히면서 캠핑카 문이 열리는 화면 전환 기법 등은 보는 시청자들에게 즐길 거리가 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1인 4역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CIA 요원부터 교수, 의원, 영화감독 등 미국 사회를 드러내는 백인 남성들을 표현한다. '동조자'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새로운 얼굴도 관전 포인트다.

그뿐만 아니라 절정인 순간 가차 없이 끊어버리는 이른 바 '싸구려 트릭'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찬욱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끝날 때 마무리를 정확하게 안 짓고 감질나게 하는 게 궁금하게 만들지 않냐. 절정의 순간에 가차 없이 끊어버렸다"며 "'싸구려 트릭'이라고 취급당하기 쉽지만 저는 그런 게 좋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은 시청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동조자'는 3회까지만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공동 쇼러너로서 작업에는 참여했지만 다른 감독들이 4회부터 7회까지 메가폰을 잡았다. 박찬욱 감독이 균일한 톤을 만들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긴 했지만 3회까지 주를 이룬 박찬욱 감독의 색감과 연출력을 남은 회차에서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동조자'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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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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