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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뉴스쇼' 나선 민희진 "상상이 죄가 되나"...뉴진스 언급은 계속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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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자회견에 이어 라디오에 출연하며 재차 경영권 탈취 논란을 반박했다. C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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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자회견에 이어 라디오에 출연하며 재차 경영권 탈취 논란을 반박했다. 다만 '뉴진스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다'라는 말과 달리 이 자리에서도 이번 사태 속 뉴진스 멤버들의 구체적인 반응에 대한 언급은 계속됐다.

26일 방송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민 대표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후 해당 방송에 출연한 민 대표의 출연분은 녹화 형태로 공개됐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의 어도어 내부 감사 소식이 전해진 뒤 침묵을 지켰던 이유에 대해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고 너무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첫날은 너무 멍했다. 제가 이 일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솔직히 하이브를 일부러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나쁘게 말해놓고 무슨 소리냐'라고 할 수 있지만, 오늘 기자회견은 제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였고 솔직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자신을 향한 일련의 의혹과 비판 여론에 대해 "사람을 어떤 목적이나 프레임으로 재단하려는 이상한 권력의 힘을 겪으면서 너무 무섭더라. 속된 말로 '한 사람을 담그려면 이렇게 담그는구나' 싶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죄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각도기를 가지고 보다 보면 뭐 하나 안 나올 수는 없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하이브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주장하며 증거로 공개한 일명 '1945' 문건과 부대표와의 메신저 내용 등에 대해서는 "내가 공격당한 방법이 남의 메시지를 그냥 맥락 없이 공개한 것 아니었나. 모든 대화에는 분위기나 내가 어떤 기분에서 얘기했는지가 중요한데, 그런 게 다 배제되어 있었다. 어떤 때는 '이렇게 진짜 안 되나' '이렇게 되려나' (한 건데) 상상이 죄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이어 민 대표는 "난 아무리 노력해도 하이브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혼자 이 지분으로 뭘 할 수 없다"라며 "가령 누굴 데려온다 하더라도 하이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며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자신이 18%, 직원들이 2%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민 대표 등 경영진이 회사 매각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 자문을 구했다는 하이브 측 주장에 대해서는 "회사 운영을 하는 것과 M&A나 투자는 완전 다른 분야다 보니 저는 완전 문외한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의견을 진지하거나 가볍게 들어본 거다. 모든 메신저 대화의 분위기를 다 기억하나. 그러니까 저는 이런 걸 다 짜깁기 해 몰아가는 것이 너무 이상한 것 같다"라는 생각도 밝혔다.

아일릿 등 타 아이돌 그룹들이 뉴진스를 따라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누가 (뉴진스를) 따라했다'는 이야기는 사람으로 할 수 있다. 제가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는 거고"라며 "그런데 메신저 내 맥락이 중요하다는 거다. 기분이 좋을 때는 좋게 말할 수도, 기분이 나쁘면 더 안 좋게 말할 수도 있는 게 인간"이라고 말했다.

전날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하이브는 입장문을 내고 "민 대표의 주장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많다. 모든 주장에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저도 똑같은 말을 되돌려주고 싶다. 일일이 응대하는 것이 너무 이상하고, 마치 인정해서 응대하는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더니 모르는 사람들은 '뭔가 있어서 저렇게 했겠지' 하더라. 뭔가가 있을 순 있다. 하지만 그 뭔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굉장히 섬세한 지점이다. 그 사람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그러니 이 분쟁은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의 공개적인 내부 감사 착수와 입장 표명 등의 이유에 대해 "나을 망가트리고 싶어서"라고 답한 민 대표는 "제가 뭘 이야기해도 믿을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고 싶은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하이브에게 '이제 서로 할 만큼 했고 유치하니 대중 앞에서 분쟁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왜 우리끼리의 시시비비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여론 심판을 받아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진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민 대표는 "이 경험이 인생 최악의 경험이다. 우리 멤버들이 저한테 '대표님 지금 드라마 찍고 있다고 저 혼자 상상하고 있어요'라고 했는데 그게 너무 공감이 됐다"라며 "이런 방송에 나와서도 제게 뉴진스 이야기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어떻게 뉴진스 이야기를 안 하냐. 그리고 제가 안 해도 알아서 '뉴진스 엄마'라고 표현한다. 내가 원한 것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붙여준거다. 일부는 내가 뉴진스를 팔았다고 하는데 나는 뉴진스를 절대 팔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하이브가 뉴진스와 부모에 대한 언급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제가 언제 뉴진스 이야기를 했나"라고 반문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가 수차례 뉴진스와 뉴진스 멤버 부모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현정 앵커가 "앞서 기자회견에서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민 대표는 "이게 다 엮여 있는 일인데 (어떻게 안 하나). 그럼 그쪽은 왜 사적 메신저까지 다 공개한거냐. 부모와 이 문제는 굉장히 긴밀하게 엮여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뉴진스 멤버들과 더 긴밀하고 뜨거운 관계임을 확인했다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순간 '내가 죽어야 하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멤버들이 귀신같이 영상 통화를 걸더라. 이게 위로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애들이 울고 계속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니까, 너무 와닿더라. 그 순간 죽고 싶다는 마음이 빗겨가더라. 그러면서 '얘네가 나를 살렸나' 싶고, 더 애틋하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민 대표는 "지금 (뉴진스) 팔이를 하려고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라 말씀드리는 거다. 아직은 서로 다 (미래에 대해) 모르는 상황이고 그러니까 제가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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