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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하이브의 반격, 민희진 주장 12가지 반박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사담 처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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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vs 민희진 어도어 대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반격, 재반격

헤럴드경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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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맥락은 빠지고, 농담인지 아닌지 구분 못한다”며 ‘경영권 탈취’ 의혹과 정황 증거를 전면 부인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 대해 하이브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으나, “주주가치와 IP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는 26일 전날 열린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서 총 12가지에 대해 약 5500자, A4 4장 분량으로 하나하나 반박한 내용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가 문제 삼은 부분은 ▶ 경영권 탈취는 사담이었다 ▶ 금전적 보상이 적다 ▶ 내부고발 답변 없이 감사 발동 ▶ 정보자산 반납 안내 없었다 ▶ 하이브 첫 걸그룹 데뷔 무산 ▶뉴진스 홍보 금지 ▶뉴진스 홍보 소홀 ▶ 노예계약 ▶ ESG경영 하라 ▶대화 시도 전무 ▶ 무속인은 지인 ▶ 컴백시기에 왜 공격하냐는 주장이다.

먼저 ‘경영권 탈취’가 농담, 사담이었다는 민 대표의 주장에 대해 하이브 측은 “여러 달에 걸쳐 동일한 목적 하에 논의가 진행된 기록이 대화록, 업무일지에 남아 있다”며 “사담은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된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한 적도, 의도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특히 어도어의 부대표는 공인회계사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지니고 있으며, 하이브의 상장 업무와 다수의 M&A를 진행한 인물이라는 것이 하이브 측의 설명이다. A부대표는 민 대표의 발언을 업무일지에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라고 적었으며, 하이브는 이를 ‘사담’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민 대표가 부대표에게 “이건 사담한 것으로 처리해야 해”라고 지시한 기록까지 있다고 하이브는 주장했다.

‘금전적 보상’에 대해서도 하이브는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순위 1위”라고 강조했다.

‘내부고발 메일에 답변 없이 감사가 들어왔다’고 한 민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이미 “4월 22일 오전 10시 1분에 A4 6장짜리 분량의 상세한 답변을 보냈으며, 이를 민 대표가 발송 당일 오후 12시경에 답변을 읽은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민 대표는 ‘정보자산 반납 안내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하이브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감사 절차의 일환인 정보자산 회수를 위해 서울 마포구 소재의 작업실과 자택을 방문했고, 그 과정에서 유선전화와 이메일,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연락했으나 민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컴백을 앞두고 일을 못하게 전산자산을 뺏어갔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며 “당사는 반납 받는 즉시 새로운 노트북을 지급하고 기존 자료들을 다운 받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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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오른쪽) 대표 간 갈등으로 컴백을 앞둔 걸그룹 뉴진스(가운데)의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다. 왼쪽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하이브·어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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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가 지난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토한 뉴진스 데뷔 과정에 대해서도 하이브는 할 말이 많았다. ‘하이브의 첫 걸그룹’ 프로젝트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민 대표, 쏘스뮤직이 3자 합작을 진행하던 중 난데없이 김채원 사쿠라를 영입한 쏘스뮤직 걸그룹이 하이브 1호 걸그룹으로 데뷔할 것이라고 통보받았다는 것이 민 대표의 주장이었다.

하이브는 그러나 “뉴진스가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이 되지 못한 건 하이브가 약속을 안 지켜서가 아니”라며 “민 대표는 당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팀을 만들 수 있기를 요청하면서, 본인의 별도 레이블에서 데뷔시키겠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 대표의 의견을 존중해 쏘스뮤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을 어도어로 이관시키고, 16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하며 민 대표가 원하는 방식으로 뉴진스를 데뷔시킬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를 분할하고 계약들을 이전하느라 뉴진스의 데뷔 일정은 하이브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2022년 3월 2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급한 데뷔는 어린 멤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를 조급하게 하고 싶지 않기에 합리적인 시기인 2022년 3분기를 론칭 시점으로 정했다”고 답변했다는 점도 거짓 주장의 증거로 밝혔다.

이번 갈등과 함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는 있는 ‘노예계약’에 대해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상 경업금지 조항은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이라며 어느 업종에서나 흔히 있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예계약’은 사실이 아니라며 “민 대표는 올해 11월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으며, 주식을 매각한다면 당사와 근속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부터는 경업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본인이 ‘가만 있어도 1000억 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큰 금액을 보장 받고, 내후년이면 현금화 및 창업이 가능한 조건은 절대 노예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보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 대표와 측근들의 카카오톡 대화에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을 행사해 엑시트(EXIT)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하이브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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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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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가 “하이브의 대화 요청이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 “주주간 계약 변경과 관련한 논의를 해왔으나, 민 대표가 내부고발이라고 주장하는 질의가 하이브에 도착한 시점에 논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전 폭로된 ‘주술 경영’에 대해선 민 대표가 “무당이 지인”이라고 받아친 부분에 대해서도 하이브는 납득하지 못했다. 하이브 측은 “경영 전반에 세세히 개입하는 외부 인사를 단순 친구라고 볼 수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특히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이름·투자자별 지분율이 기재된 경영권 탈취 구조 등이 오갔고,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회사 정보를 회사 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사에게 무분별하게 노출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채용청탁도 받은 사실을 회사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뉴진스의 팬덤이 민 대표의 방향으로 향한 것은 “하이브가 뉴진스를 홍보하지 말라고 했다”, “뉴진스를 아끼지 않는다”는 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데뷔부터 현재까지 뉴진스의 홍보와 관련해서도 하이브는 “쏘스뮤직과 민 대표간 R&R(역할, 책임) 논쟁으로 인해 뉴진스 데뷔 일정이 밀리면서 쏘스뮤직이 준비하는 르세라핌이 먼저 데뷔하게 됐다”며 “두 팀의 데뷔 시점이 연달아 이어져 서로 충분히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최소 일정기간 홍보기간을 설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뉴진스 PR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지난해 1년간 뉴진스로만 273건, 방탄소년단을 위시해 그룹과 개인으로 모두 8개 팀이 활동한 빅히트뮤직의 659건, 세븐틴 등 4개 팀이 활동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365건이었다. 결코 ‘뉴진스 PR에만 소홀하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뉴진스의 컴백에 즈음해 메일로 회사를 공격하기 시작한 쪽은 민 대표 측”이라며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4월부터 여론전을 준비하라는 민 대표의 지시가 적힌 기록도 있고, 노이즈를 만들어 회사를 괴롭힌다는 기록도 있다. 이 시기에 회사를 압박하면 억지에 가까운 보상 요구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줄 것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작 아티스트를 볼모로 회사를 협박하고 있는 쪽은 민 대표이다. 당사는 수년간 민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아티스트를 언급하지 말자고 수차례 제안 드리는 것도 당사가 아티스트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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