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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돈 관심 없다던 민희진, 결국 돈 문제였나 [S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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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민희진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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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나오며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민희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저 20억 받았고, (하이브 CEO) 박지원 님이 10억 받았다. 마이너스 실적 그렇게 잔뜩 있는 사람이 10억 받았다. 내가 20억이 적은 게 아니라 '네가 10억이면 난 더 받아야 돼' 이거였다"고 말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2023년 성과에 대한 민 대표의 인센티브가 20억 원이었다. 연봉과 장기인센티브는 별도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해당 주장은 실제 하이브의 실적과는 다소 상반되는 내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지원 CEO 부임 이후, 하이브는 마이너스 실적을 낸 적이 없다.

실제 박지원 CEO가 입사한 2020년, 하이브는 연결 기준 매출 7963억 원, 영업이익 1455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2021년에는 각각 1조2560억 원, 1902억 원이었고, 2022년에는 1조7761억 원, 2369억 원, 2023년에는 2조1780억 원, 2956억 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어도어 매출은 1103억 원, 영업이익은 335억 원이었다. 실질적으로 따지면 하이브는 2956억 원의 흑자를 낸 CEO에게 10억 원의 인센티브를, 335억의 흑자를 낸 민 대표에게 20억 원의 인센티브를 줬다. 지주사 대표이사보다 자회사 대표에게 더 많은 돈을 준 셈이다.

이와 관련, 하이브는 "민 대표가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 순위 1위"라고 밝혔다.

주식 보상에 대해서도 민 대표의 요구가 과도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연봉 외에도 막대한 주식보상을 제공했다. 주식의 가치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큰 액수다. 그런데도 민 대표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액수를 다시 제시하며 대화를 파국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어도어 설립 당시인 2021년, 총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과 13배 배수가 적용된 풋백옵션(시장 가격과 무관하게 지정된 가격에 지분을 되팔 권리)을 받았다.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하이브는 어도어의 2년간 영업이익 평균치의 13배에 민 대표 측 지분 비율(15%)을 적용해 지급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약 1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가만히 있어도 1000억 원을 번다"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여기에 총발행주식의 5% 현금 특별상여도 포함됐다.

이후 뉴진스가 크게 성공하며 민 대표 측은 보상을 요구했고, 하이브는 기존 지분 15%에 5%를 더해 20%(측근 지분 포함)로 지분율을 늘려줬다. 13배 배수가 적용된 풋백옵션은 지분 15%에만 걸려 있었다.

그러나 작년 연말, 주주간 계약 재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민 대표 측은 풋백옵션 상 배수를 기존 13배에서 30배로 올려줄 것과 추가된 5%에 대해서도 풋백옵션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민 대표 측은 지분 5%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되팔 수도 없어 '경업금지 조항' 때문에 노예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은 수용했지만, 30배 배수 적용은 과도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민 대표의 요구대로 30배 배수를 적용하면 풋백옵션 행사가는 기존 1000억 원에서 2400억 원 이상으로 배 이상 오르게 된다.

민 대표는 "돈을 원했으면 이런 내부 고발을 안 했다"며 돈에 관심이 없다고 어필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결국 양측의 갈등이 '돈 문제 때문이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과 박시동 경제평론가 역시 민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김어준은 박 평론가와 2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를 통해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다루며 "하이브는 민 대표를 정말 높이 평가했나 보다. (민 대표에) 어마어마한 보상을 했다"고 밝혔다.

박 평론가는 "어도어는 하이브가 161억 원의 자금을 대고 전액 출자해 만든 회사"라며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라는 세계적 히트 상품이 나오자 성과금을 달라 요구했고 과세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합의 하에 하이브가 가지고 있던 18%의 어도어 주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장 주식의 가장 큰 맹점은 환가(현금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엑시트 플랜을 어느 정도 열어줬다는 게 굉장한 메리트"라며 "현재 언론 보도에는 영업 이익의 13배를 곱한 것을 회사 평가 금액으로 하자고 되어 있다. 그런데 (민 대표가) 영업이익의 13배가 아닌 30배를 요구했다는 게 하이브 측의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3000~4000억이 된다"고 짚었다.

김어준은 "아직 회사가 그만큼 벌지 못했는데 4000억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박진영 씨가 JYP에서 가진 지분이 4000억 정도 된다. 평생 쌓아서 올린 회사의 가치 중 자기 지분이 4000억이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만들고 그 4000억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게 아닌가"라며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에게는 할 만큼 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노예 계약'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박 평론가는 "보통 대표이사나 임원은 회사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경쟁회사로 튀어가면 안 된다. 당연히 상법상 영업 금지가 있다. 모든 분야에 있어 다 있다"면서 "(경업금지 조항은) 6개월이면 합리적이고 전문업계에서는 2~3년도 합리적이다. (민 대표의) 경업 금지가 5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평론가로서 제 사견은 5년도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가 어도어에서 계속 뉴진스를 키운다면 (현재 조항은)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민 대표가 회사에 불만을 갖고 자기 회사를 가지고 싶다면 (하이브와의 조항이) 불만이 된다"며 "하이브는 '이 회사에 있으면서 몇천 억 벌어가세요. 하지만 떠난다면 그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라고 한 것이다. 이것을 노예 계약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 용어는 쓰지 말아야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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