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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배가 아프나…中 네티즌 “아이브, 중국 문화 홍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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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단 장원영·곰방대 든 안유진에…“중국 문화 알려줘 감사”

블핑 콘서트 제니 의상도 “중국의 ‘훙하이얼’서 영감 받았다” 주장

국내 드라마 ‘눈물의 여왕’, 중국의 ‘훔쳐보기’로 몸살

한국의 전통문화와 고유 콘텐츠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중국 네티즌의 ‘트집 잡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번엔 걸그룹 아이브(IVE)의 신곡 ‘해야’(HEYA)가 한국의 고전적인 콘셉트와 뮤직비디오로 인상적인 비주얼을 보여줘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 “중국 문화를 대신 알려줬다” 등 황당 주장을 펼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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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 신곡 '해야' 뮤직비디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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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아이브는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를 발매했다. ‘아이브 스위치’는 ‘또 다른 나'를 보여주는 확장의 신호탄으로, 뚜렷한 컬러를 선보여 온 아이브가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앨범이다. ‘해야’와 ‘아센디오’(Accendio)를 더블 타이틀로 한다.

이 중 ‘해야’ 뮤직비디오가 K팝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해야’는 설화를 담아낸 가사와 파워풀한 힙합 장르로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곡이다. 이에 맞게 뮤직비디오 역시 ‘한국풍’으로 꾸며졌다. 아이브 멤버들은 한복을 연상시키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등장하며, 우리나라 전통 문양을 활용한 소품과 일러스트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브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돼자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련되게 표현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아이브에게 비난의 댓글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전통 부채와 곰방대 등의 소픔 등이 중국에서 기원한 것이라며 ‘중국문화’를 남용했다는 억지 주장을 내놨다. 이를 본 다른 국가 누리꾼들이 이 주장에 반박하며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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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 ‘해야 (HEYA)’ 뮤직비디오. (유튜브 채널 STA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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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영상 댓글창을 보면 “중국의 문화를 널리 알려줘 감사” “뮤비 속 중국문화가 가득하다” “아름다운 중국 문화” 등 관련 글이 여러개 달렸다.

아이브 공식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도 “중국 문화를 사용했다고 표시해야 한다” “중국 문화를 도둑질했다” “한국은 중국 문화를 따라하는 나라” “중국에서 태어난 나라가 감히 중국 문화를 훔치려 한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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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그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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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들이 아이브를 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장원영은 2022년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봉황 비녀를 꽂고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자신이 착용한 비녀를 소개하며 “한국의 멋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때도 한 중국 인플루언서는 “봉황 문양이 들어간 비녀는 중국 고유의 양식”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문화 도둑질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공인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사과받아야 한다”, “중국 문화를 도둑질하지 말라” 등의 댓글을 남기며 장원영을 비난했다.

이들은 2021년 블랙핑크 콘서트에서 제니가 입은 의상과 헤어 스타일을 보고 중국의 ‘훙하이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도 많았다. 지난달 2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 ‘눈물의 여왕’의 리뷰 페이지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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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더우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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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최근 영화 ‘파묘’ 때도 그러더니 중국 내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불법시청’이 이제는 일상이 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막힐 따름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지난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 올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둔’에 관한 지적재산권 보호 및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이 엄격한 단속에 나선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 당국이 모르는게 아니다. 알면서도 지금까지 K콘텐츠에 대한 ‘도둑시청’을 눈감아 왔던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이제부터라도 중국 당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국민들의 불법행위에 집중 단속을 펼쳐야만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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