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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하이브-민희진 분쟁 사태 예방하려면…새로운 '멀티레이블 시스템' 필요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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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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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엔터 업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대중의 니즈는 무엇인지,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국내 최대 K팝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 간의 분쟁은 K팝 산업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20년 기업 상장 이후 'K팝 거대 공룡' 하이브가 탄생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전무후무한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이브는 출범 후 5년도 안 되는 기간 대기업 지정을 앞두고 있으니 말이다.

철옹성 같던 하이브는 지난달 23일 균열이 생겼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 및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에 반기를 들면서다. 해당 갈등은 단순 경영진의 문제로 그치지 않았고, 멀티레이블 체제 등 K팝 비즈니스 논제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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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말 기준 11개의 레이블을 포함해 총 7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이번 '어도어 사태'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원인이라 볼 수 없다.

멀티 레이블은 K팝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함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나온 사업 방식에 불과하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란 자산 IP만으로는 지금의 하이브를 만들기 어렵다. 투자받고, 사업을 벌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다양성, 성장 가능성 등이 필요하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지금의 '멀티 레이블' 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전문가들은 '어도어 사태'가 체제보다 소통의 부재,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원인이 됐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멀티레이블 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경영진 내부의 역할 분담, 성과, 자본 논쟁이 일어난 사례"라며 "조율을 제대로 못 한 하이브의 책임은 있지만, 멀티레이블 체제 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단순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브 내 방시혁 의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 각 레이블 대표 간 논의하는 협의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몸집은 커졌으나, 소통은 원활하지 않다 보니 이번 사태와 같은 갈등이 터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하이브가 각 레이블에 경영 전략을 전달하면, 레이블 입장에서는 경영 간섭으로 느껴을 것이다. 또한 각 레이블은 타 레이블이 협력 관계가 아닌, 경쟁자로 보는 시각이 짙어졌다. 민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아일릿이 뉴진스 콘셉트를 베꼈다"고 토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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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우면 되고, 망가졌다면 고치면 된다. 하이브는 현재 지배구조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최근 하이브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문제를 잘 마무리 짓고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할지 지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하이브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구축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라며 "멀티레이블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어도어와의 내홍에도, 하이브가 국내 엔터 선두 기업이란 사실은 변함없다. 하이브는 1분기 연결 기준 360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감소한 144억원이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성적표에 대해 "(민 대표의 혐의와 관련한) 법적인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나, 약 1년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향후 방탄소년단(BTS) 멤버 전원 제대, 위버스 플랫폼 수익화(멤버십+), 그리고 미국 걸그룹 데뷔가 있다"며 "BTS 월드 투어 재개 전까지 조정 시마다 꾸준히 비중을 확대하는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또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기존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가 적었고, 2개의 신인 그룹이 동시 데뷔한 것에 따른 초기 비용 발생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이브의 앨범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나 외형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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