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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인터뷰]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어려운 만큼 행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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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촬영하고 편집하면서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정말 어려운 수학의 난제를 풀어내는 심정이었거든요. 하지만 충분히 행복했고, 재미있었습니다."

일본 아사카 코타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가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이 눈 앞으로 다가온 세상에서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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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진민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4.05.03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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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품 내에 다양한 연령대가 나오고,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에 대한 설렘과 걱정이 있었죠. 여러 이유로 공개가 미뤄졌던 작품이기도 해서 간절함도 섞여 있었어요. 그래서 공개 후에 살짝 울컥하기도 했고요(웃음). 공개 후 반응이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작품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이 남은 시점으로,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속에서 예정된 종말을 막을 길이 없음에도 강인한 의지로 전직 교사 진세경(안은진)이 예전 학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더해졌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 속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저희 작품이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디스토피아 장르 중에서도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조금 있는 것 같고요. 예상을 전혀 안했던 건 아니었는데, 제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편집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어느 부분이 미흡했는지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죠. 대본 받았을 때도 쉽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최대한 이 부분을 해소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다수의 디스토피아 장르처럼 박진감 있고, 영웅이 나타나는 걸 기대하셨다면, 저희는 처음부터 그런 작품이 아니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생존, 투쟁이 기획 의도가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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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진민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4.05.03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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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디스토피아 장르에서는 지구를 구해줄 영웅이 나타나거나, 이러한 소행성 충돌과 같은 이야기에서는 최첨단 과학 기술이 충돌을 막아준다. 하지만 '종말의 바보'는 다르다. 소행성 충돌을 앞둔 사람들이 현재를 사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이런 장르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실제로 위험에 처하면 각기 다르게 행동을 하잖아요. 그런 다른 면을 보여주고자 했죠. 이건 어디서도 다뤄보지 못한 내용이라서 보시는 분들이 낯섦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작업하면서 새롭기 때문에 각광받거나 낯설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거든요."

'종말의 바보'는 공개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초반에는 유아인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의 마약 투약 혐의가 터지면서 공개가 1년간 미뤄졌다. 그리고 유아인의 분량은 최대한으로 편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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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진민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4.05.03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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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공개가 되겠지'라는 생각이 컸죠. 하하. 논란 자체가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갔기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이 닥쳤다 생각하며 기다렸어요. 시간이 더 지나면 안 되겠다고 느꼈을 때 편집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시청자들이 여러 논란 때문에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거기 때문에 노력을 아예 하지 않으면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아인 씨가 맡은 역할의 롤이 있는데 그 내용이 모두 빠지면 이야기 자체가 흔들리니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은 버리지 않고 가져왔죠. 시청자들에게 예의로 지켜야 할 부분과, 이야기로서 지켜야 할 부분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원작의 이야기를 살림과 동시에 각색이 더해졌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해소시키기 위해 수많은 편집을 거쳤다. 그럼에도 작품은 호불호가 나뉘고 있지만 김 감독은 "후회는 없고 충분히 행복했다"고 말했다.

"저 역시 새로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하면서 분명 힘든 점도 있었죠. 굉장히 어려운 수학의 난제를 풀어내는 심정으로 했거든요. 하하. 하면서 충분히 행복했어요. 후회를 했다면 지금 이런 말을 하는 순간도 기분이 이상했을 것 같은데, 정말 이 정도로 열심히 한 적도 없었거든요. 최선을 다했고, 이것보다 더 못한 게 있다면 그건 제 실력이죠. 알면서도 못한 건 없던 것 같아요. 어려운 부분을 쉽게 풀고자 애썼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이걸 밑거름 삼아 더 많은 대중이 좋아하실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이제 저의 숙제겠죠?"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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