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4500원도 아깝다" 아이돌 유료 소통 앱 '버블' 논란…"돈값 안 해" VS "구독은 선택"[TEN초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텐아시아

왼쪽 소연·오른쪽 버블 예시 화면 / 사진 = 텐아시아 사진 DB, 디어유 버블 SNS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달에 4500원을 냈지만 돈값 한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매번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소통에는 소홀한 모습이 모순적이라고 느꼈어요." 아이돌 팬 A씨는 좋아하는 멤버의 유료 소통 서비스를 구독했다. 커피 한 잔 값에 응원하는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평소 듣지 못했던 속마음부터 일상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티스트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메시지를 보냈다. 실망한 A씨는 결국 유료 소통 앱 구독을 취소했다.

7일 가요계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유료 소통 앱 '버블'을 둘러싸고 돈값을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버블은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고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유료 소통 앱'이다. 일부 아티스트가 소통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돈을 받아놓고 팬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쏟아진 상황이다.

(여자)아이들 소연이 한 사례로 꼽힌다. 소연은 올해 들어 유료 소통 앱 '디어유 버블'을 단 한 번 찾아왔다. 특히 데뷔 기념일에도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 팬들의 서운함이 커졌다. 일부 팬들은 그룹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아이돌은 유료 소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바쁜 일정 등으로 유료 소통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불만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최소 몇 번 이상의 소통을 한다는 등의 강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팬들은 오매불망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텐아시아

사진 = 디어유



대부분 유료 서비스는 구독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을 들어오든 수십번을 들어오든 내는 돈은 같다. 반대로 얘기하면 아티스트가 많이 소통하더라도 자신에게 떨어질 추가 수입은 없다는 뜻이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아티스트에게 소통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계약'에 따른 최소한의 소통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팬들은 이 지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한다. 돈값은 둘째치더라도, 지갑을 연 팬에 대한 기본 예의 아니냐는 호소다.

반면 유료 소통 서비스는 다양한 서비스의 일부일 뿐, 지속적인 소통을 강요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실제 한 달 이상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구독료가 환불되는 만큼, 구독 유지는 자신의 선택이란 설명이다. 다만 함정은 있다. 여러 명의 멤버를 구독하는 다인권을 사면, 한 명이라도 소통하러 올 경우 환불이 어렵다. 일례로 다인원 그룹 NCT는 13인권까지 판매하는데, 13명 중 한 명이라도 메시지를 보내면 팬은 환불받을 수 없다.

또, 아티스트가 한 달 중 단 한 번도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더라도 팬이 아티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면 환불은 안 된다. 환불도 구독자 스스로 신청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팬들이 원하는 건 환불이 아닌 소통이라는 점에서 환불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아티스트가 자발적으로 팬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유료 소통에 참여하게 되는 현실이다. 아티스트를 둘러싼 여러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처음에는 여건이 돼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추후 적극적인 소통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카리나 사태도 유료 소통 앱으로 인해 더 논란이 됐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티스트가 중간에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이용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했는데 제대로 서비스받지 못했다고 생각이 드니 불만족스러워진다"고 지적했다.

엔터사들이 내놓는 유료 앱은 엔터 지식재산권(IP)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소통하고 여기서 다양한 사업 모델이 파생되는 구조다. 비슷한 플랫폼인 하이브의 위버스도 소통뿐 아니라 굿즈(MD) 판매 등을 할 수 있다. 엔터 플랫폼은 주가에도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실제 하이브가 상장 당시 스스로를 '플랫폼'이라 칭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SM엔터 역시 '버블'을 중요한 미래 사업 모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문제는 확장하는 시기에 팬들로부터 외면당할 경우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어렵단 점이다. 팬들은 자신이 낸 돈만큼 콘텐츠를 누리고, 엔터사들은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내려면 유료 소통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