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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인터뷰] 곽동연 "'눈물의 여왕' 내겐 확장의 의미 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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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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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동연(27)이 치열하게 준비한 작품 tvN 주말극 '눈물의 여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감개무량한 수치다. 최종회에서 '눈물의 여왕'은 24.8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새롭게 썼다.

곽동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가 있는 아빠 역할, 부부 역할을 처음으로 소화했다. 처음이라 부담될 법도 했지만 호평을 얻었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보다 감정의 낙차가 큰 인물이었음에도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였다. 데뷔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박지은 작가와 12년만 재회였기에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곽동연. 연기를 향한 변함없는 열정이 꿈틀대고 있었다.

-최근 두 번째 종방연을 했다.



"너무 즐거웠다. 후일담을 전하자면 기준 인원이 350명이었는데 초과됐다.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 전부 다 왔다. 다음날 결혼을 하는 조명 팀 형도 있었는데 함께 했다. 서로 애틋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어 마지막으로 회포 푸는 좋은 시간이었다."

-박지은 작가와 12년만 재회였다.

"다시 작가님과 작품을 하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한 일이었다. 작가님이 쭉 지켜봐 왔다고 하니 내가 해온 작업들이 허투루 해온 것은 아니었구나 싶어 감회가 남달랐다. 초반에 대본리딩 할 때 작가님이 '동연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라고 해줬다. 감독님한테 전해 듣기론 작가님이 대본에 나의 습관이나 말 등을 많이 반영해 줄 거라 편하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 믿고 더 재밌게 연기했던 것 같다."

-김희원 감독과도 재회작이었다.

"김희원 감독님과 '빈센조'를 함께한 이후 언제라도 희원 감독님이 부르면 달려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재회해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김희원 감독님은 배우들을 애정해 단점을 보완시켜 주고, 배우들을 다루는 방법도 능숙하다. 특히 감독님 웃음소리는 중독성이 강하다. 연기를 하고 감독님의 웃음소리를 듣고 나면 내가 뭔가 잘 해낸 것 같은 느낌이다."

-수철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나.

"수철이 처음부터 후반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낙차가 큰 인물이었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솔직하게 다 꺼내보자, 보는 분들이 캐릭터의 성장을 얼마나 응원하는지 도전해보고자 했다. 외형적으로도 다혜가 떠났다가 돌아오는 설정만 알고 있어서 초반에 살 좀 찌웠다가 중후반부 6~7kg 정도 뺐다. 극 중 부자이지 않나.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부자라는 걸 드러내고 싶지만 모든 사람이 알게 하고 싶지 않은 복합적인 마음이 들 것 같아 거기에 맞는 아이템을 찾고 그랬다."

-김지원과 현실 남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쌈, 마이웨이' 때 잠깐 마주쳤었는데 좋았던 느낌이 떠오르더라. 내적 친밀감이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시작해서 친해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서로 연기를 해봤던 경험이 든든하게 작용한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거란 믿음이 있어서 소통도 많이 하고 고민이 있을 때 서로 도와주고 그랬다. 극 중에선 진짜 동생이 누나를 대하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우리 드라마가 하이퍼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건 아니니까 드라마 톤에 맞추고자 했다. 실제로도 누나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 싸웠던 기억을 긁어모아 만들었던 것 같다."



-매형이었던 김수현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잠깐 만났었다. 그때도 팬이었지만 함께 작품을 하고 나서 더 팬이 됐다.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는 분이다. 말로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아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여한 없이 다 펼쳐냈던 것 같다."

-아내 다혜를 향한 수철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극 중 수철이 단순하고 무식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모습들이 많지 않았나. 수철이의 사랑도 같은 맥락이었던 것 같다. 이런저런 거 재지 않고 따지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고, 함께 사는 동안에 다혜가 자기도 모르게 수철에게 드러낸 진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 자체로 수철의 마음엔 다혜를 향한 사랑이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혜의 과거가 뭐든 의도가 있든 없든 진짜가 있었다는 걸 알기에 상관이 없던 것 같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는 사람인데 사랑에도 그렇게 적용된 것 같다. 진짜 좀 수철이가 멋있다고 느꼈던 게 다혜가 떠나고 나서 게임에서 다혜를 찾아내 처음으로 하는 얘기가 아들 건우의 예방접종이지 않나. 그 얘길 하는 게 너무 멋있었다. 수철이에 대해 연구하고 다가가면서 다들 언젠가 한 번쯤은 절대적으로 무한한 사랑을 잠깐이라도 느꼈거나 꿈꿔본 적 있지 않나 싶더라. 내 마음 안에도 그런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씨앗이 있고 우리 모두에게 있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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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건우 역으로 나온 배우와 실제 닮았더라.

"닮은 아이가 나타나서 볼 때마다 나를 보는 것 같고.(웃음) 건우 역을 연기한 구시우 배우는 연기 천재다. 연기하며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았다. 그리고 너무 귀엽게 생겨 현장에서 지친 이들이 많은 위로를 받았다."

-'눈물의 여왕'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코미디라는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데 '눈물의 여왕'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코미디다. 대본을 봤을 때 코미디 신이 재밌게 쓰여 있어서 재밌게 만들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선배님들이 도와주는 부분이 많아 무사히 마친 것 같다. 대본 구성 자체가 다음 신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징검다리 맺음이 좋았다."

-집이 망해서 용두리에 갔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원래 자연을 좋아한다. 용두리 갈 때마다 너무 좋았다. 작고 예쁜 마을이라 촬영 시간보다 일찍 가서 평상에 앉아 있었다. 수철이가 용두리에 느꼈을 묘한 해방감이 내게도 느껴졌다. 연기할 때 소스도 얻은 것 같다. 극단적 환경 변화를 표현하려고 용두리에 와서 주체적인 행복을 찾아내기도 하지만 찾기 직전까지 고난의 연속이지 않나. 용두리에 사는 게 익숙해진 13, 14회부터 전배수 선배님 의상 빼앗아서 입고 시골 슬리퍼를 신고 그랬다."

-박성훈이 동료 김수현, 김지원의 전화번호를 알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더라.

"나의 경우 두 분의 전화번호가 원래 있었다. (박성훈 형이) 사교성을 좀 기르는 게. (웃음) 짓궂게 장난쳐도 다 받아주는 편안한 형이다. 사실 나와 띠동갑인데 처음에 나이 공격을 받아서 반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형이나 나나 재밌는 거 맛있는 거 좋아한다. 주빈 누나랑 성훈 형이랑 사석 만남을 가진 적도 있어서 금방 친해졌다."

-부부 연기는 처음이지 않았나.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컸다. 실제로 가까워져야지 마음은 먹었지만 쉽지 않아 고민했는데 딱 처음 미팅 자리부터 주빈 누나가 편하게 해 주더라. 그때 마음을 많이 열었고 사담을 나누다 내가 집에서 위스키를 즐겨 마신다고 했더니 좋은 위스키 한 병을 선물해 줬다. 너무 감동받아서 바로 '좋은 누나다!' 했다. 훅 친해져서 더 편하게 작업했던 것 같다."

-수철과의 싱크로율은.

"절반 정도 비슷한 것 같다. 같이 있는 상대랑 장난으로 분위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대화법은 비슷한데 그 외에 수철이의 우직함은 내게 없는 것 같고,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모습 역시 수철이에게도 없는 것 같다. 수철이 정도의 상태면 사회생활은 할 수 없었을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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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사실 완성형 수철이를 완성형까지 잘 끌고 가는 게 숙제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잘 도착한 것 같아서 안도하고 있다. 선배님들은 현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모범답안과도 같은 분들이었다. 내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아우르고, 촬영 현장에서의 태도 같은 것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워낙 존경스러운 선배들과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배워지는 게 많았다. 연기적으로도 자양분이 많이 흡수된 것 같다."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좀 더 정적인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액션도 좋고 장르물도 좋다. 선 굵은 캐릭터들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몸을 많이 쓰는 역할을 하고 싶다. 대사나 말보다는 움직임이 있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늘 꿈꾸는 작품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다. 사실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 추위에 덜덜 떨고 점점 야위어가는데 그런 극한의 상황에 놓였을 때 나오는 연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더 진짜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 진짜를 잘 표현해 내는 것에 대한 갈증이 큰 것 같고 그럴 수 있는 기회들을 더 찾고자 하는 것 같다."

-코미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 같다.

"전작이었던 시즌의 '가우스전자'도 개인취향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었다. 코미디를 놓치는 못할 것 같다. 코미디 소스가 채워지기 전까지 열심히 다른 작품 하다가 돌아오겠다. 웃음이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안 좋은 감정이나 정서들을 잠깐이나마 환기시켜 줄 수 있는 게 웃음인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데도 가장 큰 약인 것 같아 사랑하는 것 같다."

-촬영이 없을 때 일상은 어떻게 보내나.

"나만의 일상 루틴을 만들어서 빨리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타입이다. 운동 갔다가 레슨 받고 집에 오고 그런다. 하루하루를 꽉 채우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할 일이 아예 없는 상태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푹 늘어져서 쉬는 걸 즐기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스스로 하루의 과제를 하며 일상을 보내는 게 잘 맞는 것 같다. 요즘은 유튜브로 침착맨을 보거나 EBS 1TV '건축탐구 집'을 본다. 자연을 정말 좋아하는데 푹 빠져서 보고 있다."

-예능에 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보통 예능은 좀 재밌어야 하지 않나. 그게 좀 어렵다. 특히 예능을 하다 보면 또래보다 선배들이랑 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뭔가 고심하게 되는 그런 게 있다."

-SNS에서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장인'으로 유명하다.

"공식적으로 '무물'은 은퇴를 하겠다.(웃음) 그게 이렇게까지 퍼질 줄 몰랐다. 이젠 약간 속편에 대한 부담감도 느껴지면서 '내가 날 넘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우리만의 작은 놀이 같은 거였는데 자꾸 재생산이 되니 부끄럽더라."

-이번 작품은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남을까.

"'눈물의 여왕'은 내게 개인적으로 확장의 의미가 큰 것 같다. 훌륭한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함께하니 연기자로서 식견, 시각, 깊이 같은 것들이 확장된 것 같다. 어른들의 간접적인 가르침들이 날 더 열리게 만들어준 것 같다."

-앞으로 남은 20대를 어떻게 채워나갈 계획인가.

"일해왔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그 시간들에만 할 수 있었던 작업을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어떨 때는 미래지향적으로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 배우로서 더 잘되기 위해서 작품을 선택하고 쉬지 않고 일하고 성장하기 위해 갈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시간을 돌려도 같은 선택을 하겠지만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은 너무 현재를 안 산 게 아닌가 싶다. 남은 20대와 다가오는 30대는 지금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밟아가면서 성실히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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