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해 tvN '응답하라 1988'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다채로운 작품 속 다양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를 통해 제대로 망가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류준열 [사진=넷플릭스] 2024.05.23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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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맡은 역할이 어떻게 보면 답답할 수도 있는데,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작품에 다양한 사람이 나와요. 구조적으로나 이야기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인간의 군상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인간의 밑바닥과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그 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하는지 보잖아요. 이것만큼 좋았던 글과 환경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감정을 쏟아낼 수 있어서 감사함을 느껴요."
작품은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류준열은 3층을 선택한 배진수를 연기했으며, 작품의 주인공이자 상황을 내레이션으로 설명해주는 화자이기도 하다.
"저만의 독특한 이미지나 캐릭터가 들어가게 되면 이입이 깨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배진수를 연기할 때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인물처럼 보이게, 보통의 인물을 보여주고자 했죠. 또 화자 역할로 시청자들과 각 층의 인물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개인적으로 이 역할로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 많았어요. 누군가는 제가 너무 망가졌다고 하는데, 이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망가질 수 있었어요. 우리 모두에게 찌질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찌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제약 없이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에 너무 즐겁게 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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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이 걸린 서바이벌이지만 다른 장르와 다르게 한 명도 죽어서는 안 된다. 존재를 알 수 없는 주최 측에게 재미를 줘야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와 동시에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상금도 많아진다.
"시간을 얻기 위해 각 참가자들이 장기자랑을 하는데, 제가 춤을 추고 18분을 받았어요. 적어도 촬영을 하면서도 18분보다 더 받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정민 씨의 코코더도 그렇고, 모두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그 장면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더 에이트 쇼'는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 게임'과 '파이 게임'을 원작으로 두고 만들어졌다. 협력과 대립, 반목과 배신을 거듭하는 참가자들 속에서 원초적인 욕망이 격돌한다. 연출과 극본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류준열 [사진=넷플릭스] 2024.05.23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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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수 작가님은 '금요일'이라는 작품으로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이번 작품 제안을 주시면서 대본도 읽어보고, 원작도 봤는데 웹툰 자체에서 주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다신 이런 작품을 못 만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중 하나가 자신의 감정을 내레이션으로 매번 말하는 게 쉽지 않은데, 작품은 내레이션이 많아요. 시간을 벌기 위해 혼자서 상상을 하고, 막상 결과가 생각과 다를 때 격차를 설명하는데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풀리지 않잖아요. 그게 적나라하게 들어가 있어서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각 층마다 버는 상금도, 방의 크기도 다르다. 피라미드 구조의 먹이사슬에서 상위 계층은 본인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뭉치고, 하위 계층은 이를 부수기 위해 협력한다. 이런 상황 속 불편한 자극의 재미가 존재하고, 이로 인한 호불호 또한 나뉘고 있다. 그럼에도 류준열은 "반가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OTT 시장이 정점에 오르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작품이 나오면 거기에 대한 반응이 짧게 타올랐다 사라지는데, 그런 순간도 분명 필요하지만 긴 시간 여운이 남아서 곱씹어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더 에이트 쇼'는 후자인 것 같아요. 우리가 자극을 위한 자극에 물들여지다 보니까 끝이 어딜까 싶기도 하다가, 일정 이상의 재미가 없으면 작품을 안 찾게 되잖아요. 작품도 그걸 꼬집어요.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죠. 많이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는 준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궁금해 해주시는 분들이 생겨서 저한테는 너무나도 반가워요."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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