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전 골프선수 박세리가 부친의 채무에 대해 더이상 책임지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세리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 박준철 씨를 고소한 배경과 심경을 고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박세리와 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전날인 17일 "재단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 대한 고소 사안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사실관계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과대 해석되거나 억측성 기사들이 일부 게재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기 위해 18일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박세리희망재단의 박준철 씨 고소가 부녀 갈등과 무관하냐는 질문에 "전혀 무관할 수가 없다"라며 "현재 문제가 있는 건 꽤 오랫동안 이 상황이 있었다. 아버지와 딸 부녀 사이에 있어서 자식과 부모님 사이에 있어서는 무엇이든 가족사이에서는 어떤 부분에서도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가족 관계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왔다. 문제가 한두가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세리는 "저는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꽤 오래했고, 2016년도에 은퇴를 했다. 은퇴를 하고 나와서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인 생활을 했다. 그때부터 이런저런 상황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때부터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라며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조용히 해결을 하려고 했는데, 채무관계에 대해 제가 한번 해결하면 또 다른 채무관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게 시발점이 된 것 같다. 점점 문제가 크게 됐고,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박세리는 부친과 오래 전부터 소통이 단절됐다며 "이런 문제가 갑자기 생기진 않았다. 한두번이 아니라서 일 관계에서는 아빠와 저는 상관이 없는 일이 됐다. 은퇴 후 저는 본격적으로 제 회사를 운영하면서 엄격히 제 권한 하에 일이 시작된다. 제가 승낙을 해야지만 제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제가 허락을 하지 않는 이상 모든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저희 부모님이기 때문에 아빠가 가지고 계셨던 채무에 대해 변제를 해드렸지만, 더 이상은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의 선을 넘어섰다. 이건 가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근데 이게 더이상은 이렇게 갔다가는 제가 가고자하는 길에 있어서 굉장히 힘들 것 같더라. 마지막으로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제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더 이상 책임질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더 이상 부친의 채무와 관련해 관여하지 않을 것을 단호하게 말했다.

특히 박세리는 그간 가족에 대한 애정을 보여왔던 만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세리는 "저는 계속 막으려고 했다. 근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이다. 저희 아버지이기도 하고 제가 항상 좋을 일로만 정말 많은 기자회견을 했다. 근데 어차피 지금 일어난 일이고, 해결될 일만 남았지만 제가 앞으로 갈 길은 확고히 갈 방향이 정해져 있는 사람이라서 저는 더이상 할 수 가 없다"라며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건 확실하다. 앞으로 제가 가야할 방향, 도전과 꿈이 있어서 오늘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하고 가야지만 제가 가는 길에 있어서 단단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부모님과는 거의 소통을 안 하고 있고, 자매는 소통을 하고 있다. 가족사가 쉬운 건 아니다.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 서로 힘든 입장이다. 저도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고, 있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저도 똑같이 살고 있었고,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 가족이라서가 컸다"라며 "그래서 이런 힘든 결정을 한 것도 오랜 시간을 썼던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 혼란스럽고 심란하다. 근데 해야할 건 해야하는 거니까. 아직까지 저희 가족에게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이것도 잘 해결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박세리는 부친을 대신해 변제한 금액과 관련해서는 "금액은 언급하기 어려울 것 같다. 꽤 오랜시간에 걸쳐 변제를 해드린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박세리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 자택 강제경매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 경매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전혀 몰랐던 상황이다. 언론에서 나온 것처럼 저와 아빠가 반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저는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2016년도에 한국에 왔다. 그 해 겨울에 미국에서 일이 있어서 미국에 들어가 있는데 한국에서 연락을 받았다. 집에 갑작스럽게 경매가 들어온다고 하더라. 처음 들어봐서 어떤 상황이냐고 했더니 아빠 채무 관련해서 아빠 앞으로 채무가 들어오는데 급하게 10억이라는 돈의 경매가 들어왔다"라며 "그것에 대해서 급하게 현금이 없으니까 급한대로 제가 그러면 아빠의 채무를 갚는 대신에 아빠의 지분을 제가 사게 된 거다. 온전히 대전 집에 대한 명의는 제 명의가 된 것이다. 저에게 증여를 한 게 아니고 법적으로 절차를 밟았다"라고 해명했다.

박세리는 "제가 은퇴도 했고, 자리를 잡아야 해서 제 명으로 된 땅에 건물을 지어서 자매가 살려고 지은 집이 있다. 그 건물을 짓고 이사를 가는 것과 동시에 아빠 앞으로 또 다른 소송이 들어왔다. 또 해결을 해드렸다. 그랬는데 또 얼마 안 있다가 또 다른 소송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식으로 계속 일부러 기다리듯이 들어오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고 생각했다. 소송 중이지만 법적으로는 저와 전혀 관계가 없는 문제다. 제가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부터는 더이상 제가 어떠한 관여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세리는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바보같을 수도 있는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왔다. 근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 일이 커졌다"라며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가족이니까 보호하려는 마음이 컸다. 가족만큼 중요한 건 없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오래 걸려서 생각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했고, 그게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저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 착각이 지금의 화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지난해 9월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최근 경찰은 이 사건을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박세리 부친은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게 됐다"고 고소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박세리 개인이 부친을 고소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경찰이 해당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부녀간 고소가 화제를 모았다.

박세리희망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박세리 국제학교(골프 아카데미 및 태안,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의 유치 및 설립에 대한 계획 및 예정도 없음을 밝힌다"라며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며 이러한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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