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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눈물의 기자회견’ 박세리, 父 채무에 선 긋다...“수위 넘었다” (종합)[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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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이름으로’...박세리는 왜 아버지를 고소해야 했는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가족이기에 아버지의 채무와 관련해 계속 해결해 왔으나, 줄을 선 것처럼 계속해서 아버지의 채무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힘들 것 같았고, 더 이상 채무와 관련해 책임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왔습니다.”

‘딸’이 ‘아버지’를 고소했다. 전 골프선수 박세리와 그의 아버지 박준철의 이야기다. 부녀사이 벌어진 법적 소송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모든 문제는 아버지가 벌여놓은 빚, ‘채무’로부터 시작된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18일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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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기쁜 소식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됐다”고 취재진 앞에 말문을 연 박세리는 “언론 보도 이후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도 있어 직접 이야기하고자 나왔다”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 11일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 박준철 씨는 한 업체로부터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사업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전 골프선수 박세리가 유, 무형의 자산을 바탕으로 골프 및스포츠산업의 전반적 분야의 발전을 시키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있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재단의 주요 사안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앞서 “박춘철 씨는 박세리희망재단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김경현 변호사는 “박준철과 업무를 공유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같이 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발단은 박준철 씨가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이하 새만금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위조했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결국 박준철 씨를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처음에는 새만금 사업 측에서 사실 확인과 관련해 연락이 왔다. 사실 확인을 거치고 보니 법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했다”며 ‘고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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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박세리가 아버지와 함께 은퇴식을 갖고 있다. /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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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박세리가 아버지와 함께 은퇴식을 갖고 있다. / 사진 = DB


고소 이후 부녀관계는 완전하게 무너졌음을 알린 박세리는 “현재 문제가 벌어진 건 뿐 아니라, 꽤 오랫동안 문제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가 한두 가지는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해외에 선수생활을 오래 했고, 2016년에 은퇴를 했다. 은퇴 후 한국생활을 많이 하면서 개인적인 생활을 하면서부터 이런저런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더라”고 말한 박세리는 “그때는 ‘그래도 가족’이니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해결하려고 했었다.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으나, 한 번 채무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 시발점이 됐다. 점점 문제가 커졌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으로 온 것”이라고 지난 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난감”하다고 밝힌 박세리는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로 인해서, 지금까지 제가 설계해 오고 이루고자 했던 꿈과 계획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심정에 대해 언급했다. 박세리가 꿈꾸는 미래는 골프 꿈나무를 비롯한 스포츠 인재 양성과 후원이었다. “제 꿈이 단순히 저로 끝나는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들이 있기에, 오늘 확실히 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언급했다.

모든 일은 박준철 씨의 채무 문제에서 비롯된 일인 만큼 문제의 발단과 규모에 대해서는 박세리도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는 없다”고 말한 박세리는 “그 전에 과거에도 아빠가 어떤 형사고발이 들어왔는지 알 수 없기에 저 역시 답답하다. 새만금사업 또한 저희는 이에 대해 전혀 알 수도 없었고 참여한 적도 없었기에 사업이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도 알 수없다. 저도 궁금한 부분”이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앞선 고소와 더불어 기자회견의 경우 박세리희망제단 이사진 회의 끝에 결정됐음을 알리며 “단순히 개인의 일만이 아니기에 확실히 해야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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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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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벌어지기 전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느냐는 안타까움 섞인 질문에 박세리는 참았던 눈물을 보이기도. “저는 눈물이 안날 줄 알았다”고 말한 박세리는 “화도 너무 난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가족이 저에게 가장 컸다. 그게 다라고 생각했다. 막을 수 없냐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계속 막았고 반대도 해왔다. 아버지의 선택에 있어 한 번도 찬성이나 동의한 적이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박세리는 “저는 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확고히 정해져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 일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건 확실하다”며 “저희 아빠이기에, 가지고 있는 채무를 모두 갚아드리려고 했지만 더 이상 할 수 없다.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 문제가 줄에 줄이 서 있는 것처럼 매번 처리해 왔다. 가족이기에 해왔다.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갔다가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있어서 힘들 것 같더라. 이제는 마지막으로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더 이상 채무와 관련해 책임질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다”고 다시 한번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아버지와의 관계회복은 어려운 것일까. 이에 대해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단호함을 보인 박세리는 “자매들과는 소통을 하고 있다. 가족사가 쉬운 건 아니다. 좋지 않은 상황이기에 서로 힘든 입장”이라며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고, 있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살다보니 이런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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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진행된 가운데, 이사장 박세리와 박세리희망재단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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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니 보호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이 같은 보호가 화를 불렀다며 후회를 내비친 박세리는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만의 착각이었다 그 착각이 지금의 화를 더 부른 것 같다”며 “이번 사태는 저에게도 살면서 가장 큰 교훈이 됐다. 저는 살아갈 날이 더 많다. 살다 보니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더 크게 넓고 살아가는 걸 배웠고, 아직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박세리는 향후 계획에 대해 “누군가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달려가고 노력할 것이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겠금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저의 또 다른 꿈이자, 회사를 설립한 이유”라며 “현재 유망주들을 위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골프 뿐 아니라 모든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가 완료되고, 검찰에 송치되어 수사 진행 중에 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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