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30 (일)

[인터뷰] ‘벚꽃동산’ 전도연 “연기 잘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극 ‘벚꽃동산’ 송도영(류바) 役
27년만에 연극 무대 “연기 갈증 해소, 새로운 에너지 받아”
“전도연의 선택에 대한 믿음 주고 싶다”


스타투데이

배우 전도연이 연극 ‘벚꽃동산’을 통해 27년만에 무대에 올랐다. 사진ㅣLG아트센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칸의 여왕. 배우들의 배우. 배우 전도연(51)이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전도연은 지난 4일부터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벚꽃동산’ 무대에 오르고 있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의 연극 무대 나들이다.

“27년 만의 연극 무대라는 것도 기사를 통해 알았다”는 전도연은 “그때는 내가 어떻게 무대에서 연기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회상했다.

그런 전도연이 연극 무대에 오른 이유는 ‘연기 갈증’ 때문이었다. 전도연은 “이런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했다. 매체 영화나 방송이나 장르적인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긴 하지만 장르적으로 넓어지는게 아니라 좁아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안에서 내가 뭘 해야하는지 고민했다. 그런 면에서 연극은 멀게 느껴졌는데, ‘벚꽃동산’을 하면서 내가 지금껏 느껴온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받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유작으로,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도연은 원작의 여주인공 류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캐릭터로, 10여 년 전 아들을 잃고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에 돌아와 고군분투하는 송도영 역을 맡았다.

연출가 사이먼 스톤을 보고 ‘벚꽃동산’ 출연을 결정했지만, 동시에 사이먼 스톤 때문에 도망가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전도연은 “사이먼을 너무 사랑하고 다른 작품을 하자고 하면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한 뒤 “그런데 사이먼의 작업 방식이 나에게는 너무 생소해서 적응하고 믿음을 가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대본도 늦게 쓰고, 쪽대본을 주니까 너무 불안했고 도망가고 싶었다. 첫 연습 당일에 15장짜리 쪽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걸 갖고 리딩을 한다는게 의심스러워서 컴플레인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원고를 다 보고 그가 보여준 연출 방식을 보니 신뢰가 갔다. 물론 연습 과정은 배우로서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 안에서 나오는 신선함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스타투데이

배우 전도연은 연극 ‘벚꽃동산’에 대해 “연습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신선함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ㅣLG아트센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실 감각이 없고, 딸의 남자친구와 순간적인 감정으로 키스까지 하는 인물인 송도영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전도연에게는 어려움이었다.

전도연은 “대본을 봤을 때 도영 캐릭터를 잘 못받아들였다. 엄마로서 아무리 상처가 많은 인물이라도, 딸들에게 고통 분담을 시키는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 인물이 관객들에게 설득력이 있을까 이해 받을 수 있을까 너무 걱정스러웠다. 그때마다 사이먼은 ‘너의 맑은 영혼이 고스런히 관객들에게 전달될거다’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애기를 해줬다”고 했다.

사이먼의 말은 맞았다. 전도연은 터무니없는 행동을 해도 절대 미워보이지 않아야 하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인 송도영을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다시 한번 ‘전도연이 전도연 했다’는 말을 입증해냈다.

연극 무대와 연기에 대한 칭찬에도 전도연은 중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도연은 “지금은 어떤 반응이 오느냐보다는 내가 무대 위에서 해야할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벚꽃동산’이 회자되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 내가 좋은 선택을 했구나 우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도연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는 건 너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전도연이 너무 잘하더라’보다는 ‘전도연이 선택한 좋은 작품’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