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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톰 행크스 아들이 만들 문구, ‘백인우월주의’ 구호로 확산"···뭐라고 썼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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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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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국민배우' 톰 행크스(67)의 아들 쳇 행크스(33)가 백인 우월주의 구호를 확산시킨 장본인으로 지목돼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톰 행크스의 아들은 어떻게 온라인에서 혐오 밈을 낳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3년 전 쳇 행크스가 장난스럽게 만든 '화이트 보이 서머'(white boy summer)라는 문구가 전 세계 백인 우월주의자와 관련 단체들의 주요 구호로 차용돼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인 쳇 행크스는 2021년 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여러 글과 뮤직비디오에서 해당 문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주목받았다.

특히 남성과 관련된 패션이나 조언을 담은 글에서 이 문구를 쓰면서 '백인 소년 여름'이라는 뜻의 단어 조합이 자신을 비롯해 동료인 백인 뮤지션 존 비와 잭 할로우를 지칭하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행크스가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이전에 여성 팝스타 메건 더 스탤리언과 니키 미나즈 등이 협업해 인기를 끈 노래 '핫 걸 서머'(Hot Girl Summer)의 오마주가 담겼다.

이 노래 제목에서 따온 듯한 '화이트 보이 서머'는 이후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종주의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문구가 됐다.

온라인 상의 인종주의를 추적하는 단체인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들어 텔레그램에는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를 쓴 게시물 수천개가 올라왔다.

게시물 대부분은 극우단체들이 새로운 가입자를 모집하고 시위를 조직하거나 이민자·성소수자를 공격하는 내용과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GPAHE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인 웬디 비아는 '화이트 보이 서머'를 차용한 밈이 점점 더 "온라인상의 주변부에서 미국과 전 세계의 정치적 주류 내로 이동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규모 집회에서도 '화이트 보이 서머'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연방 의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한 극우단체는 해당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제작해 회원들에게 배포했고, 핀란드의 한 극우단체는 지난달 개최한 연례 축제의 이름으로 이 문구를 사용했다.

해당 문구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행크스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화이트 보이 서머'는 모든 인종의 아름다운 여왕들을 사랑하는 백인 소년들을 재미있고 즐겁게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어떤 특정 집단에 반대하는 증오나 편견을 지지하는 의미로 왜곡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며, 나는 그것을 규탄한다"고 적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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