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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인터뷰] ‘돌풍’ 김희애 “42년 연기 인생, 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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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김희애가 ‘돌풍’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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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애(57)가 야심 넘치는 정치인으로 변신, 안방극장을 또 한번 휘어잡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연출 김용완)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분)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추적자-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권력 3부작으로 호평을 받은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다. 김희애는 차기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돌풍’은 대한민국 정치판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강렬한 사건들을 담아내는 동시에 승패를 가를 수 없는 두 인물의 팽팽한 경쟁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으로 정치 도파민을 선사했다. 지난달 28일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김희애는 ‘돌풍’ 출연 이유에 대해 “매력적인 책과 캐릭터였다. 박경수 작가 팬이었다. 그분의 작품이라고 해서 반가웠다. 좋은 책을 받으니까 이런 작품과 캐릭터가 내게 왔구나 싶어 가슴이 설레더라”며 “제 작품이지만 3번이나 봤다. 정말 매 회가 마지막인 것 같은 대본이었다. 박동호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신도 강렬했고 정수진의 남편 한민호가 죽는 것도 보면서 너무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진 캐릭터에 대해 “처음에는 박동호를 괴롭히는 악당이라고 생각했는데 깊이와 서사가 있어서 연민을 느끼고 사랑했다. 초반에는 이성적이고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야망 있는 모습이었다면 뒤로 갈수록 휘몰아치면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 기관차처럼 이성을 잃게 되지 않나. 저는 전반 후반을 다르게 구별했다. 후반부로 가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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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가 ‘돌풍’에서 호흡을 맞춘 설경구를 치켜세웠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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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용어와 비유가 많아 쉽지 않았지만, 명대사가 가득한 박경수 작가의 대본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단다.

김희애는 “박경수 작가님 대본이 친절하고 디테일하고 문학적인데 대사가 전문 용어가 많아서 조금 힘들었다. 대척점에서 일갈해야 하는 대사들이 많아 힘들었는데 잘 전달하고 싶었다. 저는 대본대로 연기하고 싶었고 NG를 안 내려고 열심히 했다. 드라마틱하게 끌고 가는 대사가 많아 어려웠지만, 이런 귀하고 소중한 글이니까 열심히 아껴가면서 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외우는 걸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자 “대본에 명대사가 많았는데 ‘당신이 박동호여야만 했어’라는 대사는 정말 잘하고 싶은 대사였다. 자기 남편이 박동호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만난 건데 그렇지 못했다. 그 대사를 보면서 정수진이 어떤 인물인지 읽히더라. 그래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돌풍’에서 강렬하게 대립하는 설경구와는 영화 ‘더문’ ‘보통의 가족’에 이어 세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앞서 김희애가 설경구에게 ‘돌풍’을 추천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에 김희애는 “좋은 작품이라 자신 있게 추천했다”며 “이 역할에 설경구 아니면 누가 떠오르나. 그 사람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제가 추천했다고 해도 마음에 안 들었으면 안 했을 거다. 그만큼 박동호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경구를 누가 마다하겠나. 이전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부딪치는 신이 많았는데 바로 앞에서 연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역시 설경구더라. 왜 설경구인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이 작품에 만족한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좋은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면 빛이 나지 않나. 여기서 그랬던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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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가 42년 연기 인생을 이어올 수 있던 원동력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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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2년 차가 된 김희애는 지금까지도 톱배우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김희애는 “다들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데,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멈추지 않았다는 거다. 어떤 허들이 있어도 피하지 않고 넘어서 현재 진행형으로 일할 수 있었다. 여러 상황이 무서워서 피했다면 다음 기회가 없을 거다. 쉽지 않은 캐릭터가 왔을 때도 마다하지 않고 도전했더니 계속 다음 일을 하게 됐고 ‘돌풍’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일이 싫을 때도 있었는데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살아있는 걸 느낀다. 저도 힘들고 촬영할 때 괴롭기도 하지만, 그걸 했기 때문에 바람이 선선하게 불 때 친구들과 운동할 때가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연기할 때 깊이 들어가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그게 거듭할수록 배우로서 인간 김희애로서 힘들더라. 나의 일이고 일상을 잘살아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 작품 하나하나가 모여서 저의 히스토리가 됐지만, 너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 비워내려고 한다. 그래야 다음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일의 일부였고 잘 지났고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 이제 씻어버리고 다음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최근 강한 캐릭터들을 해서 편안한 생활 연기도 해보고 싶긴 하다. 저 편한 연기도 잘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변함 없는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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