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박지윤 언급 언제까지…대중 피로도 높아
이혼 소송 마무리 전 돌싱 예능, 섣부르다는 지적도
KBS 아나운서 출신 최동석이 방송을 통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TV조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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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 '돌싱포맨' 등 이혼 경력이 있는 이들이 예능에서 활약 중이라지만 최동석의 '이제 혼자다'는 결이 다르다. 앞서 전처를 향한 날 선 비난을 이어가던 최동석이 4년 만 복귀작에서도 자신의 가정사에 매몰됐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에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TV조선 '이제 혼자다'가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최동석은 지난해 10월 박지윤과의 파경을 고백하던 당시를 상세하게 풀어놓았다. 그는 "이혼에 관해 내가 결정한 것은 없었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라면서 "어느 날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 가족이 집에 안 들어왔고, 아이를 찾으러 서울에 왔다. 그런데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기사가 나왔는데 알고 계시냐고 하더라. 그래서 알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다만 최동석은 이혼 전 일련의 사건이 있었다면서도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최동석과 박지윤은 결혼 14년 만에 이혼 소송을 진행했고 현재 양육권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09년 결혼, 슬하에 1남 1녀를 둔 두 사람은 제주로 내려간 일상 등을 종종 공개했기 때문에 파경 발표에 대중의 충격도 컸다.
이 과정에서 최동석의 SNS가 다소 불필요한 논란을 꾸준히 만든 것도 사실이다. 박지윤은 소속사를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아이들의 부모로 서로를 응원하며 지낼 수 있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전했으나 당시 최동석은 SNS로 거듭 '저격 글'을 게시했다. "살면서 후회스러운 것 중 하나는 상대가 반박 불가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나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하려 했다는 것", "두려우면 말이 많아진다" 등 주어 없이 심경글을 올렸고 이는 인터넷 상에서 확대, 재생산됐다. 결국 최동석은 "(이혼이) 아내의 귀책인 것처럼 조작되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라고 정정문을 올렸으나 그 이후에도 오해의 여지가 있는 글을 왕왕 올렸다. 박지윤이 예정된 일정으로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지 못했다고 밝히자 최동석은 "변명 잘 들었다"라는 글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긴 시간 아나운서를 하면서 업계에 몸을 담았던 최동석이기에 그의 SNS가 기사화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터다. 그의 SNS를 향해 세간의 관심이 모인 상황에서 "한 달에 카드값 4천 5백 이상 나오면 과소비 아니냐"라는 질문을 올리면서 또 다시 주어를 추측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네티즌들은 또 한 번 박지윤을 지목하기 시작했고 최동석은 별다른 해명 없이 해당 글을 삭제했다. 최동석은 아이 양육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식의 태도를 취했으나 박지윤이 아픈 아이를 두고 파티에 갔다는 폭로를 하는 행동이 아이들을 위한 행동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지점이다. 박지윤 소속사는 최동석이 지칭한 파티가 유기견 구조와 입양을 지원하는 행사였다고 정정했다.
그간 프리랜서로 활약, 이제야 예능 전성기를 맞이한 박지윤의 이미지 흡집내기라는 시각도 있다. 논란이 잦아들자 박지윤은 "항상 출장 길에 오르면 '아이는 누가 보냐, 애들이 불쌍하다'…유독 엄마에게만 짐 지워지는 이야기들을 적지 않게 들어온 나로서는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늘 가슴 한구석이 무겁고 시리고 아팠더랬지"라면서 씁쓸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일방적인 SNS 설전이 주춤해진 무렵, 최동석은 돌연 관찰 예능 합류를 알렸다. 문제는 주제다. 이혼 조정 중인 최동석이 파경의 아픔과 심경을 토로하는 장면이 예고편, 티저, 그리고 본방송으로 회자됐다. 물론 SNS 속 날선 비아냥보다는 정제된 톤이지만 최동석의 방송분은 분명히 박지윤을 떠올리게 했다.
최동석은 새로운 소속사를 찾으며 프리랜서로 새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모양새다. 최동석이 이전의 이미지를 버리고 다시 시작하고자 했다면 이혼이 주제가 아닌 창구를 찾아야 했다. 최동석은 아직 이혼의 상처, 전처를 향한 분노 등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이제 혼자다'에 나선 느낌이다. 전 KBS 동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안부를 걱정하는 장면이 그나마 피로감을 덜 안겼던 순간이다.
'이제 혼자다' 속 최동석은 "엄마 아빠가 다 알려진 사람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라고 고백했다. 아이를 보호하고자 했다면 엄마를 향한 SNS 저격, 폭로부터 멈췄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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